후기

보통 ‘기숙사’라고 하면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서울시 강서구 내발산동에 조금 특별한 기숙사가 있습니다. 내발산동 공공기숙사는 타지역 출신 대학생들이 서울에서 겪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땅을 제공하고 전남 광양·나주·고흥·순천, 경북 예천·김천·경산, 충남 태안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출자해서 건설한 기숙사입니다. 현재 10여 개의 지역에서 서울로 온 35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기숙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별난 작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6일, 내발산동 공공기숙사에서 ‘청년이 스스로 만드는 행복한 기숙사 공동체 만들기 공동사업 업무협약’이 있었습니다. ‘행복한 기숙사 공동체 만들기’는 기숙사가 단순히 잠만 자는 주거공간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성공적인 행복한 기숙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강서구, (재)희망제작소, SH공사, 한겨레 신문사, 입주 학생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상호 협력과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님은 내발산동 공공기숙사가 이번 계기를 통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산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민수 학생 대표는 입주 학생들끼리 교류가 없는 현재의 모습에서 벗어나 따듯한 공동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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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행복한 기숙사 공동체 만들기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기숙사 공동체 학교, 별난 작당 별난 학교’의 첫 수업이 있었습니다. 별난 작당 별난 학교는 현재 살고 있는 기숙사에 관심을 갖고, 할 일을 찾아내어 함께 할 다른 친구들을 모아 꾸려나가는 ‘기숙사살이’ 방법을 배우는 학교입니다. 첫 수업인 만큼 참가한 친구들 모두 한결같이 긴장된 표정으로 모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진행된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이은주 연구원님의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서, 긴장된 모습은 점점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강서마을넷 김동엽 대표님의 강서구 소개가 있었습니다. 강서마을넷은 강서구에서 활동하는 단체 및 공동체들의 모임으로 강서구에서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창립된 네트워크입니다. 김동엽 대표님은 강서구가 서울에서도 특히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강서둘레길, 겸재 정선 미술관, 강서습지생태공원 등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또한 강서구 소개를 마무리하며 공공기숙사 학생들이 이 기회를 통해 즐거운 마을살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강서마을넷이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숨가쁘게 듣느라 아뿔싸! 아직까지 자기소개를 하지 못해서 서먹한 분위기가 서로를 감싸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휴식 시간 동안 명함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명함 만들기 워크숍은 옆에 앉은 친구와 자기소개를 나누면서 서로의 명함을 만들어주고, 마지막에는 서로를 모든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해서 조심스러웠지만 이내 서로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실 안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다 지나고도 아쉬움이 남는지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은 잠시 뒤로 하고 이어서 똑똑 도서관 김승수 관장님의 강연 ‘기숙사에서 재미있게 사는 법’이 이어졌습니다. ‘도서관 관장’에서 연상되는 딱딱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헐렁한 티셔츠에 기타를 메고 온 모습에서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관장님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친 후, 드디어 모두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기타를 꺼내 들었습니다. 우리는 관장님의 기타 연주에 맞춰 함께 연가를 부르며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와 함께 본격적으로 관장님의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우선 아파트 입주자 대표로서 아파트는 삭막하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따뜻한 아파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진행했던 활동들을 소개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동체의 대표로서 구성원들의 활 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주민들 간의 소통을 만들어내기 위한 홈페이지 활성화, 주민 컨퍼런스, 주민 음악회 등의 온·오프라인 활동들을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활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입주자 대표를 마치고 개관한 똑똑 도서관은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똑똑 도서관은 별도의 건물이 없는 도서관입니다. 건물이 없는 대신 아파트에 있는 각 집이 도서관이 되고 그 집의 주인이 사서가 되어 보유하고 있는 도서들을 직접 대출해주는 도서관입니다. ‘똑똑’이란 이름은 책을 대출하고 싶은 주민이 사서의 집에 직접 ‘똑똑~’ 노크를 하며 찾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에 나눌 수 있는 책을 가지고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똑똑 도서관의 사서가 되고 또 이용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독서의 기회를 넓히면서 동시에 구성원 간의 직접적인 소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에 강연을 듣는 모두가 감탄했습니다. 강연을 마치면서 관장님은 이 기숙사는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전공을 가진 친구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다는 점에서 상상력을 조금만 발휘하면 무궁무진한 일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처음에는 ‘공동체’라는 말이 낯설고 막연하기만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저마다 상상력이 싹을 틔우며, 기숙사 공동체 학교, 별난 작당 별난 학교의 첫 수업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기회를 통해 함께 할 친구를 찾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한껏 얻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이들이 어떤 작당을 보여줄지 기대해주세요!

글_ 조성진 (33기 뿌리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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