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광고에 갇힌 지하철 `시민이 바꿉시다’
* 부산일보 | 기사입력 2007-07-05 12:09 | 최종수정 2007-07-05 14:45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박원순 상임이사)는 4일 저녁 서울 종로구 희망제작소 회의실에서 사회창안포럼을 열어 시민의 눈으로 본 지하철 개혁안을 제시하고 관계 부처 인사들과 의견을 나눴다.

‘세계 최고의 지하철을 꿈꾼다’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원순 변호사는 3년 전부터 독일과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지하철에서 직접 촬영한 모범 사례와 이용자의시각에서 느껴지는 국내 지하철의 문제점을 대비시키며 화두를 던졌다.

박 변호사는 “광고가 없는 장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를 피곤하게 지낸 시민들이 퇴근하거나 아침 일찍 출근하는 장소인데 오히려 광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지하철역 무차별 광고 문제를 비판했다.

의자와 개찰구 바, 구명용품함 등 지하철역 곳곳이 광고로 뒤덮여있는 데다 대형 래핑광고도 확산돼 마치 ‘광고에 갇혀있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일정한 규격의 광고 배치로 깔끔한 느낌을 주는 100년 전통의 런던 지하철역이 대조적인 사례.

박 변호사는 “받지 말아야할 광고도 있는 법이다. 사주궁합, 로또, 대부업 등의광고들은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광고판에 꽂아넣는 명함식 광고도 문제인데 해당 전화번호를 통해 벌금을 매겨버리면 싹 없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하철 광고에 대해 서울메트로 최희주 부사장은 “서울메트로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광고 전시장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 시민들에게 불유쾌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문제 의식에 공감을 나타냈다.

박 변호사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은 일본 지하철역과의 비교에서 국내 지하철역 안전문제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선로에 떨어뜨린 물건을 줍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있다는 점에서 일본 지하철역에 설치된 대형 족집게(안전습득기)를 구비하자는 의견이 그 예다.

그는 또 세계인권선언문이 적힌 베를린역 등 의미있는 문구와 디자인을 갖춘 해외 지하철의 모범 사례를 소개했다.

하지만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등 국내 지하철역의 수유시설, 책꽂이, 8각 의자등은 선진국에 못지 않은 우수한 시설로 꼽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음성직 사장은 “그 동안 많은 승객을 빠르고 안전하게 모시는데 중점을 둬 고객 서비스에 투자를 많이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이디어 주신 것을 계속 검토하고 실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음 사장과 최 부사장 외에도 행정자치부 이재엽 제도혁신팀장, 건설교통부 신동진 도시철도팀장 등 지하철 관계부처 인사 10여명이 이날 포럼에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