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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북한 핵실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중국이 일단 무기금수와 화물검색 및 금융제재를 기본으로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제1874호)에 동의하였다. 이로 인해 중국의 실질적인 역할과 행동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를 이행하기 위해서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북한 제외 5자 회담’ 구상의 추진을 위해서도 중국의 역할과 적극적인 이행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중국이 ‘실제적인 행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 강경 태세에 대해 이토록 주저하게 하는 것일까?

북한 제재에 대해 중국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그 중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으로는 북한으로부터의 다양한 위기, 즉 ‘북한 발 위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북한 발 위기는 중국 공산당 정권의 사활이 걸린 경제성장에 불가피한 안정된 국내외 정세라는 측면에서 볼 때, 중국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사안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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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 발 위기는 크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북한 내부의 사정으로 인한 북한 내부에서의 격변과 북한 내부의 혼란 등에 의해 비롯될 수 있는 북한 발 ‘소극적 위기’를 들 수 있다. 북한 난민의 대거 탈출과 이로 인해 주변국들에 끼쳐지는 국내외적 혼돈 등이 이에 해당된다. 다음으로는 북한이 주변국들을 향해 다양한 도발을 감행하는 북한 발 ‘적극적 위기’이다. 북한이 자신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강경자세 등에 대해 동북아의 안정 구도를 훼손시키며 주변국들의 안녕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를 감행하고 나서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중국이 대북 강경 자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면에는 바로 이와 같은 북한 발 위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북한 발 위기는 단지 중국에게만 국한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우려하는 북한 발 위기는 바로 중국과 북한의 ‘지리적 인접성’에서 기인하는 바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북아의 주변국들은 일단 모두 중국과 동일한 입장 속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만 고려하더라도 북한 핵 문제, 아니 더 나아가 위에서 언급한 제반 북한 발 위기에 대한 우리의 현행과 같은 접근 방법은 문제가 크다 아니할 수 없다. 먼저 국가 안보를 우려하며 당면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면서도 예측 불가한 북한을 계속해서 자극하며 도발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거칠게 대응하며 나올수록 지리적 인접성에 기인한 북한 발 위기에 대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따라서 어쩌면 이 곳의 위기에 대해 남의 집 불 구경하듯 할 수도 있는, 국가에 더욱 다가서며 국가안보를 의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중국과의 긴밀한 공조는 고사하고 중국의 등을 계속해서 돌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발 위기에 대해 남의 집 불 구경하듯 하기 힘든 중국은 대북 영향력 또한 상대적으로 가장 큰 국가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권쟁탈을 둘러싸고 긴장과 대립구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미-중 사이에서 보란 듯이 미국에만 다가서며 결과적으로 중국의 대척 점에 서기를 자초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우려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 발 위기 구도에 대해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접근방법과 대응방법으로는 북한 발 위기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여타의 불필요한 국가안보적 우려도 초래하지 않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영원 불변한 진리임을 고려하더라도 특정 국가와의 긴밀한 공조 외에, 지리적 인접성에 기인한 북한 발 위기에 고스란히 노출된 국가들과의 공조에도 더더욱 주력해야 한다. 위기 대처에도 보다 더 균형잡힌 대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스스로 국가안보의 위기를 자초하고만 있는 지금과 같은 어리석고 아찔한 외교행태는 조속히 수정되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글_우수근

우수근은 한국출신 ‘아시아인’임을 자처한다. 일본유학(게이오(慶應義塾) 대학 대학원) 중에 아시아를 자각했고, 미국유학(University of Minnesota, 로스쿨(LL.M)) 중에 아시아를 고민하다가, 중국유학(화동사범(華東師範) 대학, 법학박사) 중에 아시아인이 되었다. 좀 더 열린 마음과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국내외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자고 외치는 그는 현재 중국 상하이 동화(東華)대학교 외래교수(外敎)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