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사용자

사진전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 이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견지동 평화갤러리에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고, 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났습니다.
아직 전시장을 찾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전시장 풍경을 전해드릴게요.

자, 그럼 먼저 전시 오프닝(9일) 전 날로 돌아가 볼까요?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 전시는 작가 11인의 인물 사진으로 꾸며졌습니다. 사회 각 영역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 있는 인물 한 명씩을 선정해 취재한 결과물이죠.

전시장에는 사진 외에도 작가들이 이들을 취재하면서 느낀 감상이 벽에 텍스트로 새겨져 있습니다. 어린 시절 즐겨했던 ?판박이 처럼 레터링 용지를 벽에 붙이고, 한 자 한 자 일일이 긁은 후 떼어내야 했기 때문에 오프닝 전 날 전시장에 모인 작가들이 새벽 2시까지 작업했다는 후문입니다.


작가들의 숨겨진(?) 노고의 결과로 무사히 전시 준비를 마치고 9일, 드디어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오후 7시부터 열린 오프닝 행사에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발디딜 틈 없이 모인 사람들의 열기로 전시장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展 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분들도 전시장을 찾아주셨습니다.
바로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들의 모델이 되어준 분들이죠.

사진 속 주인공들을 실제로 뵈니 어찌나 반갑고, 또 정겹던지요. 사진 속 분위기 그대로 따뜻한 분들이었습니다.
전시장 벽면을 채우고 있는 당신들의 모습을 보고 수줍어하시던 모습도 기억에 남네요.

전시 둘째 날(10일)에는 아주 인상적인 공연이 펼쳐졌답니다. 윤현종(클래식기타) 님과 차승민(대금)님이 함께 무대를 꾸며주셨습니다.

”사용자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던 날이었지요. 사진들이 둘러싼 공간에서 소박하면서도 밀도있는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섬세한 클래식 기타 소리와 청아한 대금 소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내더군요. 전시장에 모인 관객들 모두 숨소리를 죽인 채 한 음 한 음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12일 토요일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열렸습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와 이상엽ㆍ김흥구ㆍ조우혜ㆍ최형락 작가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사실 이번 전시의 기획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사건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이 날 자리만큼은 시종일관 즐겁고, 웃음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상엽 작가는 4대강 사업 등을 거론하며 “사진가에게는 삽질 전의 풍경을 기록해야 할 임무가 있다” 고 말했습니다. 복원할 때 과거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기록을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작업을 위해 환경ㆍ시민 단체와 사진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도 ‘공공 사진 아카이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즉석에서 이상엽 작가에게 공동위원장직을 제안해 좌중에서는 또 한 번 웃음이 터졌습니다.

나눌 수 있는 것이 돈 뿐 만은 아닐 겁니다. 이 날 자리를 통해 사진가와 같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지닌 사람들을 공익을 매개로 어떻게 엮어낼 것인가 하는 새로운 화두 하나가 던져진 셈입니다.

전시는 이번주 토요일(19일)까지 계속됩니다.
전시장을 찾았던 관객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진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가는 기분” 이라고요.

전시장을 방문하시면 잠시 숨을 고르고, 천천히, 사진 사이를 거닐어보세요.
작가들의 취재노트도 꼼꼼히 읽어주시고요.

한결 배부른 마음으로 전시장을 나서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평화갤러리에서 뵙겠습니다.

p.s ?전시장 데스크에서 2010년 달력 희망월령가와 전시도록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폴라로이드 사진도 꼭? 찍고 가시고요~

글_?콘텐츠팀(ktlu@makehope.org)
사진_임상태

※ 정리작업 관계로 전시 마지막 날(19일, 토)에는 오후 6시 이전에 전시장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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