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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희망탐사 49>

강원도 태백은 우리나라 최대 탄전지역으로 한때 강아지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렇지만 80년대 중반부터 연탄소비가 급속도로 축소함에 따라 석탄산업이 사양화의 길에 들어섰고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여해 뒷받침하던 석탄산업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적극적인 폐광유도정책으로 전환한다.

석탄산업합리화정책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탄광이 문을 닫고 탄전지역은 폐광지역으로 전락하고 지역경제는 무너져 내려갔다. 그 폐광지역에서는 지역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이뤄졌다.

주민의 힘으로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시민주식회사, 주민주식회사를 설립했고 법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운동을 전개하는 주민입법청원운동이 성공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지역의 넘쳐나는 실직자들과 저소득층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자활후견기관의 노력도 숨어 있다. 태배자활후견기관의 원흥호 관장을 만났다.
”?” 본인은 정작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였고 한 때 광산에서 일을 한 광부출신이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사회적 기업가라고 할 수 있다. 1999년 9월 자활후견기관 관장에 취임하고 난 뒤 오늘에 이르기까지 원 관장의 손에 의해 22개사업체, 120여 명 고용, 12억 매출을 올리는 하나의 지역소기업 그룹을 형성했다.

그는 단순히 사회적 기업, 자활후견기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개발회사, 자립적 지역경제공동체를 꿈꾼다. 그의 성공의 비결에는 꼼꼼하고 성실한 자세, 늘 블루오션을 향한 그의 진지한 조사태도가 숨어 있다.

그의 수첩과 메모를 보면 사업의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담겨있다. 그는 우리시대 진정한 영웅이고 박사이고 사업가이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시대의 새로운 비전을 찾는다.

자활후견기관이라기보다 지역개발회사이다

자활후견기관을 많은 사람들이 일단 복지시설기관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자활후견기관이 지역개발회사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사람의 비전을 어떻게 가져가는가가 중요하다. 우리지역이 힘든 지역이어서 작은 기업들을 많이 만들어 지역의 경제의 씨앗이 되었으면 한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수급자나 차상위자들에게 후견기관은 탈빈곤 후견기관의 목적으로만 생각한다. 또 그 목적에만 충실하게 생각하니까 후견기관의 다양한 성격과 잠재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복지사업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자립적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지역사회에 맞는 기업을 개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자립적 경제공동체가 우리의 비전

자립적 경제공동체 개념을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작은 기업 하나가 또 다른 기업을 창출하는 것을 지원하고 이런 것들이 10개, 20개 묶여져서 서로 보완하면 좋겠다. 공공근로자들이 IMF 직후에 만든 자활영림단이 점차 발전해서 강원임업이라는 법인으로 발전했다.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은 한시적 실업대책이었기 때문에 이 공공근로사업이 끝나면 실업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자활영림단을 통해서 많은 근로자들이 새로운 임업기술을 축적했고 나름대로 자신을 가졌기 때문에 산림청과 협의를 통해 자활영림단 강원임업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해서 전문성이 축적된 사람들이 모여 다시 (주)강원임업을 설립했다. 여기서 일하는 근로자 12명은 모두 영림기능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기능인 영림단 강원임업은 국유림 간벌사업, 산림방제, 조림사업 등을 하고 있고 (주)강원임업은 주로 민유림 사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산림토목회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산사태가 난다든지 하면 이를 복구하고 이러한 일들을 사전에 방재하는 일을 담당할 것인데 자본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내후년쯤 만들 계획이다. 그 외에도 혼농임업이라고 해서 숲에서 약초를 경작하는 사업도 또 준비중이다. 이것은 내년부터 시작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산림청에 20헥타 정도 사용권을 얻어 하려고 한다.

이렇게 연쇄적 발전효과를 거두고자 하는 것이다. 서로 연결해서 기업들이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한다고 하면 자립이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자립적 경제공동체를 생각하는 것이다. 태백을 관광산업으로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지만 아무리 관광이 발전해도 소외되는 사람은 또 생기기 마련이다. 관광산업 하나만으로는 역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자활사업을 통해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웃들의 새로운 자립토대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회적 소기업은 아직 자립성이 약하다. 2~3인의 기업이 많기 때문에 영업활동도 미약하다. 그런데 혼자서는 힘들지만 이것을 2개, 3개, 10개 모아서 협업하면 시장개척이나 유통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클러스터별로 영역을 묶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기업의 클러스터를 만든다

재활용 쪽도 또 다른 클러스터이다. 이 부분의 미래가 밝다고 본다. 헌옷을 전문적으로 수거해서 판매하는 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현재는 월 30톤의 의류를 수거해서 수출하는 업체에 파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린환경이라는 조직이 바로 그것이다. 이 조직 중에서 옷을 재활용하는 부서가 O2(산소를 의미)이다. 이 옷사업 파트만 따로 떼어내 4명 정도가 참여하는 독립 의류재활용사업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일반재활용은 현재 8명이 일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지자체마다 있는 재활용선별장을 우리가 맡아서 해 보려고 한다. 지금은 기존의 민간업자가 돈 되는 것만 가지고 가다보니 충분히 재활용되지 않는다. 돈이 안 되고 재활용이 안 되는 품목까지도 수거해서 재활용해서 재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으리라고 본다.

총 22개 사업체, 120여 명, 12억의 그룹을 일구다
”?” 현재 이미 독립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또는 사회적 공동체는 강원임업(주. 9명), 기능인영림단 강원임업(15명), 맑은날 청소(아파트단지 등 입주청소에서 정기청소, 실내청소 담당, 2명), 미래건축설비(소규모 주택건축.5명), 모든 건축(무료 집수리전담. 비용은 정부 보조. 3명), 해뜨는집(식당.3명.최근 갈등으로 폐쇄), 따사로미놀이방(보육사업.5명), 클린태백(방역.소독.위생사업.4명), 올케어태백(노인돌보미 바우처사업.8명) 9개 업체에 총 54명이 일하고 있다. 이 9개 업체가 올리는 수입이 연간 8억 원 정도 된다. 이들은 이미 독립해서 전혀 자활후견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다. 정부나 우리 자활후견기관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시장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시장형 사업으로 지금 독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서는 태백그린환경(재활용.11명), 찬늘공방(섬유공예.도자기공예.5명), 자연공예(산에서 버려지는 나뭇가지로 목공예. 3명), 늘푸른가게(친환경농산물판매.3명. 원래 한 살림 직영점으로 운영되다가 지역친환경농산물 판매점으로 준비중), 늘빛간병사업단(병원유료간병사업.8명), 발효식품사업단(대학식품관련학과와 공동으로 상품개발하는 사업. 현재 잠정 중단), O2사업단(재활용의류판매.4명), 깨끗한학교만들기(학교화장실청소.11명) 등의 업체이다. 현재는 정부지원을 받거나 자활후견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점차 독립을 준비 중인 사업들이다.

그 외에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서 주거복지지원센터, 태백산산나물, 태백푸드뱅크, 나눔도시락, 태백동물보호소, 가사간병센터 등이 있다. 60여명 정도가 여기서 일하고 있다. 이 곳은 사회적 기업이 아니라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순수한 복지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가사간병센터의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실시되면 간병시장이 형성되고 사회적기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곳이다. 금년의 총 수입을 12억 정도로 목표하고 있다.

실적주의를 넘어야 한다
”?” 자활후견사업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정부부처나 지방자치제의 노력은 매우 소중하다. 그렇지만 복지부나 지자체의 실적주의가 자활후견기관의 발전에 또 다른 문제이다. 과정이 중시되어야 하는데 결론만 문제 삼는 실적주의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미 독립한 기업인데도 매출보고를 자꾸 하라고 한다. 계속 정기적으로 보고해 주어야 한다. 이미 독립하고 있고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나름대로 기업으로서의 기밀이라는 것도 있지 않겠는가.

수급권자가 몇 명이냐에 따라 후견기관의 지원방식을 바꾼다. 참여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해서 어떤 성취를 하느냐가 중요한데 수급권자에 따라 예산을 달리 배치한다. 너무 지나치게 실적을 중시하는 평가방식도 문제이다. 거기에서 밀려나면 헤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예산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지침의 자구 하나 하나를 따지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자활사업은 복지영역에 발을 두고 또 한발은 시장에 두어야 한다. 시장의 원리에 맞추고 영업도 하고 경영도 챙겨야 한다. 우리는 기업적 마인드를 가지고가야 하는데 공무원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업계획서를 처음 제출할 때는 계획에 없던 장비가 사업에 따라서 필요하게 되는데 그 장비를 꼭 사야 함에도 당초 계획에 없으니 사지 말라는 것이다. 일본에서 하는 방식대로 총괄예산제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총액은 규제하되 그 사용 방식이나 시기는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보다 많은 기업을 만들 수 있고 자활사업도 오히려 활성화될 것이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블루오션을 찾는다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지역의 특성에도 맞아야 한다. 그만큼 사회적기업의 영역은 좁다. 그러나 우리는 최소한의 인건비와 운영비만 마련하면 좋은 기업들을 꾸릴 수 있다고 본다. 시장이 좁다 보니 시장환경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참살이식당’이라고 해서 태백의 산채를 이용한 뷔페를 만들려고 한다. 일본의 커뮤니티 식당같이 만들려는 것이다. 이미 실험을 해 보았는데 참치말이밥이라고 해서 참치에 참기름을 넣고 뭉친 초밥같은 것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이런 레스토랑을 준비하고 있다.
”?” 또 하나 의욕을 갖고 계획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태양광에너지사업이다. 이 부분에 관해서 깊이 연구를 하며 준비하고 있다. 그렇지만 얼마나 많은 고용인력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준비는 하고 있는데 돈이 많이 투자되니까 어떻게 할지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컨설팅회사도 많이 생겨서 그들로부터 선투자를 받고 후에 상환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대략 2천평 정도 부지를 찾고 있는중이다.

아그로포리스트리(혼농사업)도 준비중이다. 약초,산나물.장뇌를 심어 재배하는 사업인데 장뇌는 너무 많아 현재 과잉경쟁이다. 지금은 국유림도 장기간 관리를 위탁하는 협약을 맺어 임차하는데 산림을 이용할 가능성이 많이 생겼다. 이러한 사업과 체험관광을 연결하려 한다. 체험프로그램과 연결시켜 태백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팔 수 있는 것이다.

원응호 관장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태백의 모든 조건과 환경이 모두 기업과 연결되지 않는 것이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황무지 같은 태백도 원관장에게는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이자 새로운 가능성의 바다라는 생각이 든다.

원 관장은 최근 자활후견기관을 넘어 새로운 지역사회소기업육성센터를 고민하고 있다. 그가 자활사업에서 이룬 것처럼 우리시대의 최대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있어서도 또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어 낼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면담일시 – 2007년 7월 26일

면담인사 – 원응호(태백자활후견기관 관장)

면담장소 – 강원도 태백시 회전동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