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편집자 주] 지난 11월 6일(목) 희망제작소 2층 희망모울에서는’대한민국 최고의 농업고수로부터 듣는다’ 강연이 열렸다. 강연자로는 외교통상부에서 34년간 몸담으며 호주, 탄자니아, 덴마크 등 총 9개국에서 21년을 거주한 정통 외교관료인 안효승 전 덴마크 대사가 초청되었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3년간 덴마크 대사를 맡아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 농업 선진국의 현장을 몸소 체험했으며 작년부터는 농수산물유통공사 수출이사를 맡아 한국 농산물의 해외 진출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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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승 이사는 대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특히 탄자니아와 덴마크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청중들에게 아낌없이 이야기해 주었다. 1시간 30분의 강연 동안 세계 곳곳을 다니며 한국 농업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한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클로브를 매년 1억불 이상 수출하는 탄자니아의 수출 농업

“탄자니아 인도식 음식점에 가면 밥을 노랗게 물들게 하는 클로브(clove, 丁香<정향>으로 알려져 있음)라는 향신료가 있습니다. 클로브는 탄자니아에서 1억불 이상 수출하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수출 1억불이 넘는 농산물이 없습니다.”

그는 탄자니아가 원산지가 아닌 클로브 이야기로 운을 떼면서 토종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품종의 선택과 행정력, 지도력이 곁들여질 경우 우리 농산물도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안 이사의 탄자니아 농업 수출 사례 소개는 계속 이어졌다. “탄자니아산 기슭에서 장미를 키우는 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장미를 잘 키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꽃시장으로 보냅니다. 이 장미농장에서는 새벽에 장미를 자르고 잘라진 부위를 컵 용액에 적셔서 꽃의 수명도 늘린다고 합니다. 그 날로 경매에 부쳐진 장미의 대금은 1주일 내로 농장의 통장으로 입급됩니다. 자금 회전이 무척 빠른 것이지요.”

외교관 출신답게 그는 강연에서 다양한 국가의 사례를 소개했다. 대사로서 3년간 근무했던 덴마크에서의 경험은 한국 농산물 수출을 고민하는 그에게 훌륭한 배움의 장이었다.

선택과 집중의 덴마크 농업

“농업 분야에서 벤치마킹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덴마크의 돼지산업일 겁니다. 덴마크가 농산물로만 작년에 200억불을 넘게 수출했는데 그 중 돼지고기 한 품목만 거의 50억불에 달합니다. 덴마크에 있을 때 돼지 농가와 도축장을 방문했는데 돼지를 실내에서 키웁니다. 냄새를 느끼지도 못했고 차타고 지나가면서도 돼지 농장인줄 몰랐습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생산성이 높은 이유가 한 눈에 보입니다. 설비의 차이지요”

그는 덴마크 농업의 발전요인으로 선택과 집중의 예를 몇 가지 더 들었다.

“덴마크는 평평한 노는 땅에 전나무를 심어서 3-4년 지나면 크리스마스 트리 용도로 잘라서 팝니다. 크리스마스 직전 1~2주 사이에 다 팔아야 하는데 크리스마스 트리 한가지 품목으로만 1년에 1억불을 판다고 합니다. 여기서 시사하는 것도 선택과 집중입니다.”

“대사로 근무하던 시절 덴마크의 파이프용 담배 만드는 공장을 시찰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질 높은 입담배를 수입, 적절히 브랜딩 하고 꿀, 향료 등을 섞어 최고급 파이프용 담배를 수출하고 있었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덴마크가 담배를 생산하듯 세계 각국에서 고품질을 수입해서 최적의 배합비율을 찾아내고 꿀, 향료를 넣어서 우리도 이런 것들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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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이 뚫고 나갈 길은 수출밖에 없다

안효승 수출이사는 다양한 사례를 곁들인 자신의 경험담에 덧붙여 한국에서 농산물 수출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발표하였고 수출의 비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12년까지 농산물 수출 100억불을 달성하겠다고 장태평 신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우리 농업이 뚫고 나갈 길은 수출밖에 없습니다. 농식품 분야에서 우리가 경쟁력, 품질, 안정성을 높이고 신뢰감을 쌓으면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 지역을 돌아보며 느낀 점을 말했다.

“최근에 함안, 합천, 창녕에 있는 파프리카 농장을 둘러봤습니다. 파프리카는 우리나라가 성공한 신선 농산물인데 이러한 성공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생산기반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했던 파프리카 수출의 선두주자로 활동하신 분들입니다. 두 번째는 네덜란드가 이전에 수출했던 것을 이제는 우리가 대체 수출하고 있는 일본이라는 시장입니다. 세 번째는 다른 용도로 지어졌다가 이제는 파프리카용으로 쓰이고 있는 유리 온실이고 마지막으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정부, 지자체, 유통 공사 등의 상당한 지원입니다. 이러한 네 가지 정도의 요인이 파프리카를 효자 상품으로 만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결국 사람, 시장, 기반 시설, 충분한 투자가 우리가 모색하는 농산물 수출의 핵심 키워드란 이야기였다. 안 이사는 무엇보다도 수출을 위해서는 생산하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정성이 들어간 농산물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 믿을 수 있는 농산물, 정성이 깃든 농산물을 만드는 것이 수출의 우선적 과제라는 이야기이다.

외교관으로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 왔고 지금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수출이사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마무리 당부는 무엇일까? 그는 한국 농업의 살 길을 젊은 인재로부터 찾으며 강연을 끝맺었다.

“농산물 수출을 위해서는 역시 젊은 사람들이 농업 분야에 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미래를 보여주고 꿈을 줘야 하며 적절한 교육과 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농수산물 수출 분야에 젊은 인재들을 모셔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