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진로 사람책, 교실로 들어가다
② 자유학년제X내일상상
③ 3년의 내일상상, 성장한 건 청소년만이 아니에요
※ 본 활동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겨울의 문턱인 11월, 진주와 남원을 찾았습니다.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좀처럼 자유로워질 수 없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올해이지만, 오랜만에 찾은 현장에서는 여전한 활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진주는 경남행복교육지구 마을학교 주체와 연계해 지난해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결성된 4개의 프로젝트팀이 올해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원의 지리산 권역은 지역 중학교 자유학년제를 활용해 마을연합 진로탐색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시내 권역에서는 초·중등 진로 사람책 수업을 여러 차례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11월 6일 진주의 마을학교 연계 프로젝트와 진로자원 인터뷰 모습.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저마다 새로운 방식으로 지역 안에 녹아들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를 생각하면, 청소년의 진로의식이 변화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청소년의 자유로운 상상을 지지해줄 수 있는 지역사회의 변화입니다.
11월 11일 남원 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된 자유학년제 진로탐색 프로젝트에는 70여 명의 중학생 청소년이 관심사별로 모여 앉았습니다.
‘중1병밴드(음악)’, ‘아트(미술)’, ‘끝내주조(운동)’, ‘라떼는말이야(카페창업)’, ‘잘해보죠(학교매점 운영)’ 등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진 7개의 팀에 프로젝트 멘토로 함께 하는 이들은 모두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마을교사들입니다.
🏡 마을과 청소년의 만남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일까
🙋김순미 마을교사
“가장 좋은 건 마을을 지나치다가 서로 아는 체 할 수 있다는 거죠.(웃음) 처음에는 아이들도 낯설고 저도 낯설고 그랬는데, 오래 보니까 서로 마음을 터 놓는 과정이 좋아요. ‘다음이 있는’ 프로젝트니까 가능하겠구나 싶어요.”
🙋 김경현 마을교사
“시골에서 산 지 7년 정도 됐거든요. 이런 기회가 생긴 건 마을 어른으로서 참 좋은 시간이에요. 실제로 만나고, 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눌 교차점 같은 게 아예 없는데, 이런 활동으로 이어지는 거요. 정말 큰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마을교사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도 동네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요.”
🙋 김명숙 마을교사
“가장 좋은 건 아이들하고 무언가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거? 도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산내면이나 아영면 같은 작은 지역에서 늘 보는 사람만 보잖아요. 맨날 가는 학교인데, 색다른 활동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 해도 자극이 되죠.”
<내일상상프로젝트>의 확산은 청소년의 관심사를 연결하다보니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가는 과정 같기도 합니다.
🏡 청소년의 관심사를 잇는 만남, 다양한 관점을 기르는 기회
흥미로운 점은 마을의 어른들이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도 많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학생이 눈에 밟혀서, 누군가 좀 더 많은 청소년에게 의미 있는 활동이 마을 안에서 늘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하나둘 모여드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 황애리 마을교사
“초등학교 때 되게 공부를 못했거든요. 그런데 그림 하나 잘 그리는 걸로 선생님이 되게 많이 예뻐해주셨던, 그래서 제가 그림을 쭉 그릴 수 있었던 많은 힘을 받았어요. 그랬던 기억을 갖고 있어서 인지, 선생님한테 받았던 사랑을 저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년 간 아이들을 쭉 만나오면서 아이들이 커 가는 존재 자체에서 본받을 점도 있고. 중학교 때의 황애리가 자꾸 보이면서, ‘그때 나는 뭐 했지’하고 저를 다시 되돌아보는, 회상이 되는 느낌이 좋아서 계속 함께 하고 싶어요.”
💁♀️ 조창숙 내일상상프로젝트 지역파트너
“작년과 재작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딱 하나 아쉬웠던 건, 좋은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아이들의 숫자가 너무 적다는 거였어요. 참여하는 친구는 대체로 외향적이고 사람 사귀는 걸 좋아하는 적극적인 친구들이거든요. 그렇지 않은 친구, 그리고 적극적이지 않은 친구와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마을로, 학교로 연결할 고리를 찾아왔던 것 같아요.”
– 글: 이시원 연구사업본부 연구원·lsw@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