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기 인턴들이 활동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말할 수 있는 한 달. 8명으로 시작했던 34기 인턴은 지난주 합류한 박유정, 조준형 인턴과 이번 주 합류한 원소영 인턴까지 모두 11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인턴들은 각자 속한 부서에서 자신의 역할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 중에 있는데요. 부서뿐만 아니라 다른 인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올가을 유독 외근이 잦은 사회적경제센터와 원래 출장이 잦은 뿌리센터로 인해 인턴들 모두 모여 점심식사를 하기가 참 어려웠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친해진다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하게 된 것이 인턴 MT입니다. 11명이나 되는 인턴들의 일정을 맞추느라 오랜 협의 끝에 10월 8일, 34기 인턴 모두가 참여하는 MT를 떠났습니다.
저희가 MT 장소로 정한 곳은 충무로 인근에 위치한 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장소를 서울 시내로 선택하게 된 것은 외근과 대학원 입학 준비로 인해 늦게 합류하는 사회적경제센터 인턴들을 배려하기 위함이었는데요. 가까운 MT 장소는 이동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준비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만족스러웠습니다.
떠나는 길은 매우 상쾌했습니다. 제작소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층무로로 향했는데요. 제작소와도 가까워 도착한 뒤 짐을 풀기까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장을 보고 왔음에도 저녁식사 시간까지 시간이 여유롭게 남았아서 산책을 나가자는 박유진 인턴의 제안에 게스트하우스 근처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가을 하늘 아래 남산과 한옥마을은 아름다웠습니다. 평소 즐겨 찾던 곳도 아니고 더군다나 늘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곳이 인턴 동기들과 함께하니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경이 저희의 발걸음을 붙잡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산행(?)에 컨디션이 좋지 않던 인턴 몇몇은 산책로에서 발길을 돌렸지만 아쉬웠던 인턴들은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저녁 식사는 온 국민이 사랑하는 메뉴 바로 치맥으로 결정했습니다. 가벼운 산책 혹은 등산 후 식사여서 모두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요. 장소가 게스트하우스인지라 MT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바비큐 파티를 못한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치맥은 항상 점심을 직접 만들어 먹던 인턴들이 조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노푸름 인턴이 준비한 형용사, 명사 토론툴킷을 이용한 토크가 진행되었는데요. 준비된 형용사, 명사 토론툴킷을 각각 한 장씩 뽑아 그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임의로 조합된 주제를 이야기해야 하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아쉬운/미래’, ‘행복한/실수’처럼 역설적인 조합이 나오기도 했고 ‘최고의/연애’, ‘찌질한/사랑’ 등 모두를 열광시키는 주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더 친밀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술이 더해지며 대화의 주제는 토론툴킷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해졌는데요. 처음으로 11명이 모두 모인 자리여서 이야기는 새벽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길면 4주, 짧으면 1주일간 함께 일하고 밥을 먹었지만 평소에는 주고받기 어려웠던 각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루 저녁을 꼬박 이야기로 지새운 MT가 끝난 지금에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듣고 싶은 이야기도, 또 하고 싶은 이야기도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세 달 남짓한 시간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요즘 저희는 MT 출발 직전 시작한 마니또 게임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마니또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34기 인턴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_ 조용준 (34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