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만약 당신이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가정하자. 아기에게 먹일 분유를 샀는데 몇 스푼을 먹여야 할지, 하루에 몇 번을 먹여야 할지, 물과 분유의 비율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모든 설명이 영어로만 돼 있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아마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이주 결혼여성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아기 분유 복용법이 그동안 한국어로만 설명돼 있었기 때문이다.

기쁘게도 지난 10월, 한 분유회사가 회사 영문 홈페이지에 영어뿐만 아니라 베트남어, 중국어, 일본어로 된 분유 복용법 설명서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매일유업이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가 제안한 ‘이주 여성을 위해 아기 분유 복용법을 다국어로 설명해 달라’ 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시행한 것이다. 현재 매일유업 홈페이지에는 매일유업이 생산하는 4개 제품에 대해 각각 한국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로 복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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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규씨, 어느 이주 여성이 분유와 물의 비율을 반대로 먹여왔다는 소식 듣고 아이디어 올려

이는 시민 김영규씨가 작년 12월 사회창안센터에 “이주결혼 여성의 육아를 돕기 위해 분유통에 다국적 표기 제공”
(http://idea.makehope.org/idea/idea_view.php?id=2397&keysearch=분유통&searchYN=Y) 에 관한 아이디어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김영규씨는 어느 이주 여성이 아기에게 먹일 분유량과 물의 비율을 반대로 먹여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올렸다고 한다. 희망제작소는 이 아이디어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 내부 조사를 거쳐 지난 6월 17일 메트로 신문에 관련 내용을 기사로 게재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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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창안센터, 지난 7월 국내 4개 분유회사에 공문 발송

추가 조사작업을 마친 사회창안센터는 국내 분유회사에 직접 제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아래 지난 7월, 매일, 남양, 파스퇴르, 일동후디스 등 4개사에 이주 여성을 위해 분유 복용법을 다국어로 표기해달라는 제안서를 공문으로 발송했다. 이에 매일유업이 선뜻 나서게 된 것이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김영규씨는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면서, “현재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데 주변에 이주여성과의 결혼비율이 거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많다”며 “무엇보다 우리사회가 이주여성 가정의 건강문제만큼은 책임져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매일유업은 아쉽게도 분유통 자체에는 ‘다국어 설명이 홈페이지에 있다’는 표기를 하고 있지 않다. 홈페이지에 아무리 좋은 설명이 있어도 그 사실을 모른다면 소용이 없다. 매일유업 홍보팀 박정아 대리는 “아직 시작이라 부족한 점이 있다.”며 “그 부분을 담당 마케팅팀에게 전달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사회창안센터, 언어다양화 및 타회사 확대 실시 추진

사회창안센터는 매일유업 이외에도 다른 회사들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말레이시아어, 태국어 등도 추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더불어 분유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들도 복용법이 필요한 것은 다국어로 설명될 수 있도록 조사 연구할 계획이다.

아이디어를 제안해준 김영규씨와의 짧은 인터뷰를 덧붙인다.


◆ <인터뷰> : 아이디어 제안자 김영규

저는 농촌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이주여성과의 결혼 비율이 전체 결혼의 거의 절반이 넘습니다. 늦깎이 결혼도 많아서 그만큼 자식 욕심이 많지요. 도시 지역에서는 애기 하나 낳기도 힘들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보통 두세 명씩 낳아서 많이 키우는데, 이는 빨리 낳아서 키워야 된다는 욕심이 있어서 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한 뒷받침이 잘 안 되고 있어요.

물론 지자체나 정부에서 이주 여성들을 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언어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요. 그러나 많은 부분들이 미비합니다. 어쨌든 우리사회가 다문화 가정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불편함들이 생기고 있고 이는 건강문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건강문제는 빨리 해결돼야 할 부분이지요. 희망제작소가 발빠르게 움직여 주셨고, 이에 성과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피드백을 해줘서 고맙고요. 관심을 갖고 어딘가에 참여하면 일부분이라도 바뀌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계속 들여다보고 있지 못합니다만, 관심가질 수 있도록 노력토록 하겠습니다.

(원 아이디어 보기-제안자: 김영규)

(메트로 신문 보기 (2008.6.17일자))

(매일유업 외국어(영문) 홈페이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