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와아~’하는 함성 소리와 함께 어린이들이 모여들었다. 양산의 첫 눈과 함께 그 간 사라졌던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다시 울려퍼지는 순간이었다. 12월 5일 ‘양산시 북정동 북정2호 어린이 공원’은 복잡한 이름 대신 인근 삼성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투표로 직접 지은 ‘웃음 가득한 놀이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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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망제작소는 한국토지공사의 ‘친환경 놀이터 리모델링 사회공헌 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 5곳 중 이곳에서 부산대학교와 협력하여 지난 5월부터 사업을 진행해왔다. 올해로 3년차를 맞는 이 사업은 해마다 전국의 노후한 놀이터를 주민참여방식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5~7월, 3개월 동안 수차례의 주민설명회 및 인터뷰, 삼성 초등학교 학생들과의 어린이 워크숍 등 다양한 이용자 참여 방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설계와 공사를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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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상으로 무엇보다 이전에 비해 확 달라진 점은 놀이터가 색깔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전의 우중충한 놀이터는 온데간데 없고 지금 놀이터 기물들과 화장실 외벽에는 아이들이 직접 그린 색색의 벽화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또한 아이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동물 조형물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워크숍에서 나온 ‘비가 오면 집에 타고 갈 수 있는 놀이기구’, ‘무지갯빛이 나오는 야간조명’, ‘분수 겸용 회전놀이기구’ 같은 아쉽게도 구현되지 못한 놀이기구들이 많지만 스프링 발이 달린 놀이기구 등 아이들이 원하던 놀이기구도 새로 생겼다. 이전에 비하면 훨씬 재미있어진 셈이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 역시 적극 반영되었다. 북정동의 문화유산인 가야 고분군을 본뜬 조형물도 설치되었고, 일반적인 놀이터에서는 볼 수 없는 어른들을 위한 운동기구들도 한켠에 배치되었다. 또한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다치지 않도록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는 놀이기구들을 설치하고, 바닥에 푹신한 우레탄을 새로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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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장식의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도 삼성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과 놀이터 만들기에 직접 참여했던 4학년 학생들의 꿈을 적은 편지를 타임캡슐에 넣어 묻는 행사였다. 처음 보는 타임캡슐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도 잠시, 선생님이 편지를 넣으라고 하자마자 우르르 모여들어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타임캡슐 속으로 던져 넣었다. 타임캡슐은 고분군을 본뜬 조형물 아래에 묻혔다.

어린 시절 가장 많은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공간 중 하나가 바로 놀이터다. 삼삼오오 모여 놀면서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크는 그 곳은 아이가 처음으로 접하는 공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요즘은 학원을 다니느라 바빠서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이 번 놀이터 만들기에 직접 참여한 어린이들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묻어놓은 이 놀이터를 기억하고 아끼면서 마을에 다시 한 번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되찾아 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