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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최근에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시안)’에 따르면, 2010년부터 전국의 초ㆍ중ㆍ고교가 일정 범위 내에서 특정 교과의 수업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증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학교장의 인사권이 확대되고 교육과정 등에서도 자율권이 대폭 허용되는 특례학교인 ‘자율학교’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교육을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여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필수적 조치라는 것이다.

교과부의‘시안’을 둘러싸고 한국에서는 예상되는 폐해에 대해서 찬반 양론이 갈리고 있다. 하지만 개편 적용될 시안은 한국 내에 찬반여론과는 무관하게 해외에 설립되어 있는 재외 한국학교에서는 더 늦기 전에 적극 적용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곳곳에 약 30개교 정도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재외 한국학교는 한국에 있는 일반적인 학교와 거의 다를 바 없다. 교과 과정이 한국에서와 거의 동일하게 편성되어야 하는 등, 차이점이 있다면 외국에 설립되어 있다는 것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중국에 있는 한국학교를 예로 든다면, 중국어 수업이 일주일에 몇 번 들어있는 것 외에는 한국의 일반 학교와 큰 차이가 없다.

교과 과정을 비롯한 학교 운영의 대부분이 한국의 일반학교에 적용되는 법과 제도에 의해 규율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급부상 중인 중국에 있으면서도 중국어뿐 아니라 중국의 정치경제 및 사회문화나 관습 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체득한 이른바‘중국전문가’의 양성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처럼 해외의 한국학교는 글로벌 국제 사회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청소년들의 글로벌 교육에 그만큼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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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해외 한국인들이 한국 학교에 대해 실망하고 기피하는 현상은 좀처럼 개선될 여지를 보이질 않는다. 실제로 재외 한국학교의 글로벌 교육 상황이‘부실’한 탓에, 적지 않은 한국인들의 자녀들은 엄청난 학비를 지불하며 미국이나 영국 등과 같은 서구권 국가에서 세운‘국제 학교’나 현지의‘로컬 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들 학교가 우리의 청소년들을 글로벌한‘한국인’으로 육성해 주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들 학교의 교과 과정이 우리 한국인 청소년 교육을 위한 것이 아닌 탓에 우리 학생들은 그 곳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교육을 비롯한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 관습 등을 접하고 배울 기회를 거의 가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나 중국어 취득 등과 같은 제한적 목표를 위해 더욱 소중한‘우리’로서의 정체성과 전통 및 문화 교육에 대한 기회를 저버리는 안타까운 현상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재외 한국학교에 대한 재량권 확대와 자율학교로의 지정 등은 이른 시일 내에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현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코리아를 세계 곳곳에서 실천하고 뿌리내려 나갈 우리의 차세대 동량을 육성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사실, 해외의 한국학교와 관련하여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이들만을 위한 독립 입법의 제정으로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이것이 당장은 쉽지 않다면, 해외 한국학교에 대한 재량권의 대폭 확대나 자율학교로의 지정만큼은 조속히 실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본 칼럼은 미래전략연구원에 송고(09년5월8일)한 것에 약간의 수정을 가한 것임)

글_ 우수근

우수근은 한국출신 ‘아시아인’임을 자처한다. 일본유학(게이오(慶應義塾) 대학 대학원) 중에 아시아를 자각했고, 미국유학(University of Minnesota, 로스쿨(LL.M)) 중에 아시아를 고민하다가, 중국유학(화동사범(華東師範) 대학, 법학박사) 중에 아시아인이 되었다. 좀 더 열린 마음과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국내외 외국인들과 더불어 살자고 외치는 그는 현재 중국 상하이 동화(東華)대학교 외래교수(外敎)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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