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 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에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는 의원이 있다.

올해 7월로 개원 5주년을 맞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이하 의원)’은 6층짜리 건물에 뿌리 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과 한집살이를 하고 있다. 의원은 2, 3층에 있고 그 위층에는 교회와 이주노동자 쉼터가 있다.

의원은 지난 2004년 7월 이주노동자의 대부 김해성 목사가 제안하여 만들어졌다. 이완주 초대 원장이 지난해에 광주 분원으로 내려가면서 지금은 김정룡 원장이 뒤를 잇고 있다.

‘지구촌사랑나눔’은 1992년부터 이주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 상담활동을 했다. 당시 ‘외국인노동자의집’이나 ‘중국동포의집’을 개소해 이들이 당하는 여러 문제들을 무료로 도와주고 오갈 곳 없는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 사망자 유가족 등 300명이 넘는 이주민들이 머물 수 있도록 쉼터를 제공했다.

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의료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6년부터 외국인노동자 주말진료소에서 무료진료와 무료투약을 실시했지만, 응급환자나 수술환자, 입원환자 등 즉각적인 치료와 검사를 해야하는 이들에게는 손을 쓸 수 없어 안타까웠다. 의원은 바로 이러한 고민들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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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00명 다녀가, 의원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

개원 이후, 12만 명이 넘는 이주민들이 병원에 다녀갔다. 매일 접수번호가 200번이 넘어간다. 접수창구에는 상담전화 수백 통이 걸려와 한 명으로는 감당키가 어렵다. 환자가 몰리는 시간에는 병원문 밖까지 줄이 이어진다. 환자대기석에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의원을 찾는 이주민들은 중국 동포가 대다수다. 평일에는 중국 동포들이 주로 찾고, 주말에는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그 외 나라 사람들이 많이 온다. 의원 바로 옆 건물에 ‘한국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가 있어 현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찾아온다고 한다.

미등록체류자를 비롯해 이주노동자들이 의료비를 감당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의원이 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30명의 상근직원을 비롯해 자원 의사 수백 명과 함께 하는 의원이지만, 환자가 증가하는 데 비해 후원금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운영이 어렵다.

박홍영 사회복지사는 “국민은행의 지정기탁과 개인, 기업의 후원으로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약값도 약값이지만 인건비로 나가는 돈에 제한이 있어 직원들의 급여가 가장 어렵다”고 안타까워 한다. 해당 국가의 대사관 부인들이 자국민들에 대해 혜택을 주려고 바자회 등을 열어 지원도 하고 있다.

형편없는 이주민 의료지원,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의료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중국동포에 한해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미등록체류자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이들이 3개월 이상 체류하면 의료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지만 직장이 불안정하고 수입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입을 꺼리고 있다. 매달 5-6만원이 넘는 비용에 월세비까지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 복지사는 “법적 문제가 해결돼도 미등록체류자가 급감하진 않는다”며 “합법적이라도 의료보험이 없으면 치료비나 약값으로 들어가는 돈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2차 진료가 요구되는 상황이면 대학병원 같은 곳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돈을 더 받거나 부가적인 요구를 하는 일도 더러 있다.

민간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쉽진 않다. 한 공기업의 의료지원 사업은 한 달에 4-5명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가끔 신문기사를 보고 먼저 연락을 주는 의사들도 있다. 무료로 시술을 해주고 수술비는 기부금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박 복지사는 “외국인노동자를 도와줄 수 있는 범위는 아직 이 정도인 것 같다”며 “미등록체류자들을 도와준다는 인식 때문에 드러내서 도와주지는 않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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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은 병원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현재는 산부인과, 내과, 정형외과 공중보건의가 파견돼 상주하고 있다. 다행히 설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보건복지부와 연계되어 계속 지원을 받고 있다.

나머지 진료과목은 전공의협회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매 주 몇 명씩 파견하고있다.

일요일에는 ‘평화사랑나눔’에서 일반지원, 간호사, 의사, 약사 등 모든 분야의 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한다. 또한 외고 학생들이 통역으로 도와준다. 그날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이다.

의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병은 협력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박 복지사는 가슴아파한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도와줄 수 있지만 그 이후로는 어쩔 수 없이 환자의 몫이기에 그냥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지요.”

#1 “완치 못하고 나가는 환자들… 가슴 아파”

배은분 간호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며 3층의 병실을 관리한다. 2시부터는 오후 근무자가 함께 한다. 결국 8시부터 2시까지는 한 층의 모든 환자를 혼자 돌보는 셈이다.

업무가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괜찮아요”라며 짧게 대답한다.

“예전부터 이쪽에 관심이 있었고, 마침 정보가 있어 일하게 되었어요. 이 일은 재미있을 수도 있고 보람도 있어요.

대부분 무료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해해요. 우리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분들이라 고마와하죠.”

하지만 억지를 쓰는 환자들도 없진 않다.

“어느 나라나 다 그렇겠지만 막무가내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환자가 가끔 있어 실망할 때도 있어요. 우리 병원에서 주는 혜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의원이 작아서 더 높은 수준의 의료적 시술이 필요할 경우에는 타 병원으로 가야 할 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환자들이 참 싫어하지요.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까와요. 완전 무료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환자들을 생각하는 배 간호사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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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말 고마운 병원입니다”

표금렬(56)씨는 92세인 노모 곁에서 약을 빻고 있었다.

“우리 같은 사람한테는 정말 큰 혜택이죠.”

그의 말과 행동에선 병원에 대한 고마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지난해 중국에 있던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바로 중국으로 들어가 두 달 동안 어머니 곁을 지켰다.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어머니는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아들을 따라 함께 들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석 달짜리 비자를 얻어 모셔온 어머니는 이내 또 쓰러졌다.

“이젠 밥은 물론이고 약도 제대로 못 드십니다.”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다른 병원을 알아보면 어떻겠냐는 말을 건넸을 때는 정말 막막했다고 한다.

표 씨는 무료로 입원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봤지만 갈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어차피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집에서 모시겠다고 했죠. 병원에서는 위험하다며 정 갈 곳이 없다면 계속 있어도 좋다고 그러더군요. 참 고마운 일입니다.”

[글, 사진 _ 전경운 / 해피리포터]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 주 소 :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1동 137-22 2,3층
☞ 전화번호 : 02-863-7799
☞ 팩 스 : 02-863-3030
☞ 누리집 : http://www.mwhospital.com

”?”해피리포터 전경운(refresh83@hanmail.net)

앞으로 나는 내 자신에게 무엇을 언약할 것인가. 포기함으로써 좌절할 것인가. 저항함으로써 방어할 것인가. 도전함으로써 비약할 것인가. 다만 확실한 것은 보다 험난한 길이 남아있으리라는 예감이다. 이 밤에 나는 예감을 응시하며 빗소리를 듣는다. – 박경리 선생님의 글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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