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정희 쌤의 발걸음 따라 삼덕동을 누비자

이 책을 쓴 정희 쌤은 20일 이상 대구를 떠나본 적이 없다고 하는 진짜 대구 토박이다. 정희 쌤은 10여 년간 마을에 살며 마을에서 일하고 마을을 아름답게 꾸며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보따리를 재미나게 풀어냈다.

지은이는 이 책을 쓴 까닭이 ‘게을러서’라고 말한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삼덕동에서 어떻게 매년 마을 잔치가 벌어지고, 주민 공동체 문화가 활발해질 수 있는지 삼덕동의 비밀이 궁금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1천 번 이상 반복되니, 이제 설명하는 대신 이 책을 툭 던져주고 싶은 것이다. 정희 쌤의 손길 따라 10년의 삼덕동을 한껏 누비고 나면, 마치 내가 삼덕동 주민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삼덕동을 직접 내 발로 밟고 싶어진다.

삼덕동이 아름답다 ― 소소한 행복이 봉오리를 터뜨린 문화예술 골목

전국적인 담장 허물기 운동은 이곳 삼덕동에서 시작했다. 삼덕동에 당당히 ‘담장 허물기 1호집’의 간판을 달고 우뚝 서 있는 마을 만들기 센터. 정희 쌤의 이야기는 이곳에서 시작이다. 정원을 함께 즐기고 싶어 담장을 허물었더니 옆에 남은 벽이 밋밋해서 벽화를 그렸다. 이렇게 벽화 작업을 한번 시작하니, 동네 담벼락이 온통 화폭으로 보인다.

담장 주인들의 허락을 구해 벽화 작업을 시작한 지 어언 10년. 재료는 병뚜껑, 좁쌀, 동전, 깨진 유리병, 타일 조각 등 다채롭다. 눈에 띄기 위해 형형색색의 옷을 입히는 대신, 집의 분위기와 특색에 맞추고 그냥 스쳐 지나가면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은근히 골목에 물들도록 배려했다. 예술작품은 미술관에 있는 줄 알았는데, 삼덕동은 골목골목이 전시장이다. 그래서 삼덕동이 아름답다.

웃음이 넘쳐나는 상상공간에서 잔치가 열리다

인형이 춤을 추고 오래된 이야기를 전한다. 우스꽝스러운 탈을 쓴 사람들이 고무대야로 만든 수레를 끌고 신기하게 생긴 희망자전거를 굴리며 거리 퍼레이드를 한다. 이것은 2009년 4회를 맞은 삼덕동 인형마임축제의 한 장면이다. 동네 주민들이 모두 모여 밥을 지어 먹던 소박한 마을 잔치가, 이제는 손님과 관객을 바글바글하니 불러들이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규모는 커졌으나 마을 주민이 주인 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문화는 변치 않았다. 축제의 무대도 마을 주민들의 쉼터 마고재와 빛살 미술관, 마당이 넓은 혜민이네 집 등 다양하고 작게, 구석구석에 펼쳐져 있다. 그래서 더 특색 있고 맛난 잔치다.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인 ‘자전거 희망제작소’에서 만든 희망자전거가 인기인데, 동네 꼬마들은 희망자전거를 한번 타보고 싶어 군침을 삼키곤 한단다.

바야흐로 뉴타운이 대세인 시대에 올드타운을 지지하고 나선 삼덕동. 밥상이 휘어질 정도로 풍성한 문화예술이 숨바꼭질하고 있는 삼덕동. 골목문화가 끈질기게 남아 숨쉬며, 마을 주민들이 붙박이처럼 그곳에 살고 소통하며, 끈끈한 정과 숨결을 나누는 그곳 삼덕동. 삼덕동을 다녀온 블로거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삼덕동 골목, 참 좋지요?”

그러나 삼덕동 바깥에 사는 사람들이여, 마냥 부러워하지 말지어다! 삼덕동 문화는 삼덕동이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모여 머리를 맞댔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었다. 이제 현관문을 열고 나올 때다.

■ 목차

추천사 | 10년, 아무나 버티나
서문 |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까닭

1장 | 삼덕동에 오다
그림쟁이, 삼덕에 살다 / 초록화실 문을 열다 / 그리운 매봉이 / 담장을 허물다 / 첫 번째 골목 벽화

2장 | 삼덕동에 마음을 열다
모여라, 꾸러기 환경그림대회 / 자랑해봐, 꾸러기 만세 상 / 초록화실 수경이, 산타를 만나다 /
지친 산타는 누가 위로해주지 / 상처받은 아이들의 보금자리, 청소년 쉼터 / 개 이름은 삼순이

3장 | 삼덕동에 그림을 그리다 ― 골목 벽화 이야기
녹색가게 병뚜껑 벽화 / 천 년 전으로 돌아간 암각화 벽화 / 자연을 숨쉬는 쉼터 벽화 /
밝고 희망찬 <미래의 꽃>벽화 / 황금처럼 빛나는 동전 벽화 / 오색찬란한 와당 무늬 벽화 /
정갈한 맛의 떡살 무늬 벽화 / 예스러운 풍취를 담은 햇살 무늬 벽화 / 진짜 쌀로 만든 곡식 벽화 /
아이들과 함께 그린 마을지도 벽화 / 남은 이야기 / 삼덕동 골목 벽화는 다르다 / tip 벽화를 직접 그려보자

4장 | 삼덕동 잔치를 열다 ― 빛?미술관과 마고재 이야기
빛?미술관을 열다 / 빛?미술관, 수(水)난을 겪다 / 미술관에 귀신이 산다 / 원룸이 될 뻔한 삼덕 보리밥집 /
마고재, 사람들이 모이는 곳 / 다 함께 어우러지는 삼덕동 마을 잔치

5장 | 삼덕동이 신명나다 ― 마을 잔치에서 지역 축제로
생명나무와 아홉 개의 태양 ― 제1회 삼덕동 인형마임축제 / 화장실은 이제 문제가 아니야 ― 제2회 삼덕동 인형마임축제 /
배꼽은 가려주세요, 꼭 ― 제3회 삼덕동 인형마임축제 / 삼덕동 인형마임축제를 하면서 / tip 축제 소품을 직접 만들어보자

6장 | 다시 삼덕동에 오다 ― 희망자전거를 만들다
황금동 미술학원을 접다 / 미술학원 뒷집 할머니 / 희망을 달리는 아트바이크를 만들다 /
단짝친구, 나니와 단감이 / 자전거 도둑 ― 섣부른 판단은 옳지 않아요

7장 | 삼덕동을 생각하다
담장 없는 집, 도둑 없는 집 / 대책없는 고집불통, 삼덕동 김 간사님

8장 | 마을에 추억이 얽히다
소통하는 마을을 꿈꾸다 / 나 어렸을 적 살던 우리 집 / 태연 언니와 닭 / 앞집 할머니의 닭 잡기 /
이사를 못 가다 / 이사를 가다 / 집으로 가는 다섯 개의 관문 / 재개발과 사람들의 삶

부록 | 삼덕동을 말하다
첫 번째 이야기 담장을 허물고 마을을 그리다 ― 삼덕동 재개발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 50년 전의 삼덕동 속으로

■ 저자 소개

김정희

김정희는 대구에서 태어나 초·중·고·대학·직장까지 대구에서 다녔다. 완전 대구토박이다. 20일 이상 대구를 떠나본 적이 한 번도 없단다. 아직 살아온 날이 적은 탓도 있지만, 여기 삼덕동에 벌여놓은 일이 많아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한다. 김정희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요즘은 직접 그림 작업을 하기보다는 아트바이크 식구들의 작품 제작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거대한 그림이자 작품이라고 믿고 있다.

지은이는 스스로 고집이 세고, 하기 싫은 일은 절대 못하는 성격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거의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듯하다고.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좀 힘들기도 하단다. 미술학원, 벽화, 마을축제, 희망자전거 제작소 등등. 현재 지은이는 아트포럼 일상의 예술 대표이자 대구YMCA 희망자전거 제작소 아트바이크 팀 총괄팀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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