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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인토피아

몇 년 전에 미국 본사에 갔다가 본사에서 열리는 커뮤니티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일이 있다. 커뮤니티 관련 미국 내 커뮤니티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의견을 청취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갔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사람들이 한국의 싸이월드에 대해 언급을 하고 그와 관련된 질문과 답변하는 것이었다.

당시에 이미 싸이월드가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을 내고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었고 질문은 이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묻는 것 이었는데 답변에 나선 사람은 미국 사람들의 정서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그런 얘기가 저 멀리 떨어진 미국 땅에서 그 쪽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또 한 번 본사에 출장을 갔을 때였다. 갑자기 지식검색을 준비하는 팀에서 같이 미팅을 하자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에 미국 본사에서 지식검색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으로 한국에서 경험을 묻기 위한 자리였다. 지식검색은 네이버가 처음 기획한 것은 아니고 다른 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결국 네이버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서비스이다.

네이버가 지식검색을 시작한 후에 야후 코리아도 지식검색 서비스를 만들었고 그 플랫폼을 대만으로 수출해서 대만이 지식으로 성과를 많이 올리자 결국 야후 본사가 미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던 터였다. 본사 팀은 기획자,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했었고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왜 사람들이 질문에 답변을 하는가였다.

이 질문에 대해 첫째,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자 하는 이타적인 동기 둘째, 답변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확인하고자 하는 동기 그리고 셋째로 답변을 하게 되면 자신의 내공 점수가 올라가게 되어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고자 하는 동기 등으로 설명을 했다. 질문과 답변의 내용을 떠나서 그들이 한국의 경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서비스들이 다른 나라에 알려지고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 동안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한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들고 나가서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를 해 봤지만 성공했다는 얘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그와 같은 현상은 우리만이 문제는 아닌 듯싶다.

마이스페이스 (http://myspace.com)같은 서비스는 호주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미 미국 시장을 비롯해서 많은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같은 언어권의 시장에 국한되어 있는 듯 하다. 우리 나라에도 한글 서비스가 시작되었지만 아직은 미미하다. 그리고 야후가 인수한 플리커 (http://flickr.com)라는 서비스도 미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글을 비롯한 각 나라 언어로 글로벌 서비스를 서비스를 개시하였지만 아직은 한국을 비롯해서 아시아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듯 하다.

음악이나 영화 그리고 게임 등 다른 컨텐트들은 글로벌 시장이 열린 것 같은데 아직 인터넷은 아직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높은 것 같다. 게다가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연륜이 짧고 인터넷은 일방적 전달이 아닌 쌍방향 의사소통 매체이고 문화나 사회 환경에 따라 정보나 인터페이스에 대한 요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서비스의 글로벌화가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개방성이나 접근용이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화가 가장 쉬운 매체가 인터넷이라는 생각은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종종 우리의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구가 1억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는데 그건 다분히 오프라인적인 발상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는 불과 3천 5백만 정도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인터넷 인구는 13억이 넘고 계속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열린 공간이며 열린 시장이다. 또한, 세계 경제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무역의 장벽을 허무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금은 고작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원서를 아마존닷컴과 같은 곳에서 구입하거나 국내에 들어와 있지 않은 물건들을 구매 대행을 통해 구입하는 정도이지만 국가간의 무역 장벽이 무너지면 인터넷 상거래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리적 상품의 거래 외에도 전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서비스가 등장해서 전세계의 인터넷 사용자들을 하나로 묶어낸다면 인터넷의 또 다른 혁명이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우리 나라가 이처럼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직은 “기회는 있지만 역량은 안 된다”라는 말이 현실을 대변을 하는 것 같다. 우리의 드라마나 가수들이 한류의 붐을 타고 있다고는 하나 외국의 사용자들이 볼만한 컨텐트를 얼마나 제공하고 있으며 설사 그런 컨텐트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들에게 접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알려진 사이트는 얼마나 될까?

더 나아가 전세계를 생각하며 서비스를 기획하려고 꿈을 꾸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며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다른 나라의 인터넷의 포함한 IT 문화나 사회적 환경 그리고 사용자들의 요구 등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까? 우리가 진정으로 IT 강국이라고 말을 하려면 기술이나 인프라가 아닌 제대로 된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며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인재를 길러내야 할 때 인 듯 하다.

글_ 김진수 (야후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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