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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사회적 참사를 겪은 지역은 상처와 회복이 공존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피해지역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 모델 구축 연구’를 통해 안산 지역 공동체의 치유 및 회복 노력과 그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다른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도출했습니다. 이번 기획 콘텐츠에서는 사회적 갈등을 겪은 안산, 태안, 제주 강정마을의 공동체를 돌아보고, 재난 시 지방정부를 위한 공동체 회복 지원 가이드라인을 네 편에 걸쳐 소개합니다.

🟨 세월호 이후 안산 공동체를 설명하는 5가지 이슈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지역은 다양한 갈등 이슈로 지역 공동체가 와해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피로감과 실망감, 이를 극복하려는 희망이 엇갈리며 복잡한 양상을 보였는데요.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와 추모활동,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대응과 지원, 행정(안산시)의 공동체 회복 사업 추진 등 공동체 구성원들의 노력은 분명 회복의 단초였습니다.

안산지역이 경험한 주요 갈등 이슈를 기반으로 시기를 구분하면 ‘참사 발생’, ‘희생자 보상 이슈 대두’, ‘기억교실 이전 논란’, ‘4.16 생명안전공원 건립 추진’, ‘화랑유원지 명품화 사업 추진’의 5개시기로 나눌 수 있는데요. 시기별 공동체 회복에 긍정 또는 부정적 영향을 준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 주요 이슈 및 공동체 회복 긍정·부정 요인

🟨 세월호 참사 발생 : 공동체 구성원들의 즉각적 지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단체, 안산시(행정)의 즉각적 대응은 피해 확산을 막고 민관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슬픔과 애도 정서를 공유하며 자발적 봉사에 나섰고, 시민사회는 ‘세월호 안산 시민 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분야별 NGO(시민사회·직능·노동·전문가단체)들이 결집해 유가족을 돕고 행정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안산시 역시 유가족의 장례절차는 물론 ‘1가족-1공무원’ 매칭을 통해 진도와 안산에서 유가족을 밀착지원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안팎에서 단원고 희생 학생 및 유가족에 대한 왜곡된 인식, 구조 상황에 대한 잘못된 정보, 구조 및 대응 방법과 관련한 다양한 추측이 급속히 퍼진 점은 참사 트라우마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 희생자 보상 이슈 대두 : 유언비어 확산과 시민사회의 대응

참사 이듬해에는 희생자 보상 이슈가 대두돼 유가족에 대한 피해보상금 지급 여부와 액수를 두고 지역 안팎에서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했습니다. 특히 ‘OOO는 보상금 받아 차를 샀다’는 식의 악성 루머로 인한 여론 왜곡은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가 된 동시에 지역사회와 소통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더구나 정부의 보상안을 두고 유가족 간, 또는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 사이 생겨난 이견은 피해 당사자들의 공동대응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또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세월호 특례입학 반대’ 여론 역시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경우가 많아 생존 학생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습니다.

반면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은 언론의 오보와 이를 토대로 확산되는 유언비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지역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정부와 국회 역시 공동체 회복사업을 포함해 피해자 치유 등 각종 지원책이 담긴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 행정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근거를 마련했는데요. 피해 당사자인 유가족의 경우,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를 출범시켜 자신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 ‘기억 교실’ 이전 논란 : 갈등조정 능력의 한계

단원고 희생 학생들이 머물던 교실의 존치 또는 이전 여부를 두고 벌어진 극심한 논란은 지역 주민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안산시까지 갈등 조정 능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첨예하게 부딪친 사안이었습니다. 당시 안산을 넘어 갈등이 외연화 되자, 결국 종교계가 중재에 나섰고 유가족 학부모와 단원고 학부모 사이에 가까스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합의 내용은 4.16민주시민교육원을 건립해 기억교실을 이전 복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종교계 노력으로 해법을 찾았지만, 이전 논란은 진행과정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당초 4.16민주시민교육원을 안산교육지원청에 짓기로 했었으나, 선행 조건인 교육지원청 이전이 난항을 겪으며 교실 이전 계획이 차질을 빚었는데요. 결국 도교육청이 나서 해법을 마련했고 민주시민교육원은 세월호 7주기에 맞춰 4월 중 교육지원청 부지에 개관하게 됐습니다.

한편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기억교실 이전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당시 교실 존치를 희망하는 유가족 학부모들과 이전을 주장하는 단원고 학부모 사이 주장이 맞섰지만,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교육청 역시 중재자로서 역할이 부재했습니다. 오히려 학부모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행정처리(ex. 희생 학생 제적)를 하는 등 갈등요인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 ‘4.16 생명안전공원’ 건립 추진 : 부실한 공론화와 정치쟁점화

2016년 안산시가 발표한 ‘4.16 생명안전공원 건립’ 계획은 추진 과정에서 부실한 공론화로 시민들의 공감을 충분히 얻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2018년 지방선거를 맞아 정치 쟁점으로까지 부상했습니다. 시는 건립 반대 여론을 의식해 정보 공유 등 공론화 절차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동시에 주민 갈등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는데요.

건립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역 전문가들이 모인 ‘50인 위원회’의 토론 결과를 시가 적극 반영하지 않은 점 역시 비판 받는 지점입니다. 같은 기간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수단체와 일부 시민들의 주장을 근거로 ‘생명안전공원=납골당’ 프레임을 내세워 주민 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의미 있는 시도도 있습니다. 안산시는 지역 공동체 회복 사업을 전담하는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을 만들어 「4.16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2017년부터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유가족의 정서적 회복은 물론 유가족과 시민 간 접점 확대 등 공동체 결속력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했습니다. 4.16재단 역시 안산지역을 넘어 사회 전반에 ‘생명·안전’의 가치를 전파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화랑유원지 명품화 사업’ 추진 : 피로감 속 전환 기대감

지역 내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주민 간 이견으로 인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특히 ‘세월호 피로감’으로 참사를 외면하려는 정서, 의견이 다른 주민 간의 단절은 갈수록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안산시는 2019년 공원 부지인 화랑유원지 전체를 시민 휴식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는 ‘화랑유원지 명품화 사업’ 추진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이는 지역 내 ‘생명안전공원=납골당’ 프레임을 약화시키고 긍정적 여론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올해 착공해 2022년 말 준공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세월호 특별법에 근거를 둔 ‘공동체 복합시설 건립’도 본격 추진되고 있어 유가족의 치유·회복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글: 김현수 희망제작소 전 객원연구위원∙독립연구자 ddacku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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