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하면 ‘복분자’와 ‘고인돌’이라는 단어가 우선 떠오른다. 하지만 민선 5기 3년여 동안 인구 6만 명의 작은 도시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행정구역 전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귀농?귀촌 1번지’, ‘생태관광의 메카’ 등 고창에 붙는 기분 좋은 수식어가 많아졌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민선 3기부터 5기까지 내리 3선을 해 고창을 이끌고 있는 이강수 군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윤석인 희망제작소장(이하 윤) : 고창군에 대한 소개와 자랑 부탁드립니다.
이강수 고창군수(이하 이) : 우리 고창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곳입니다. 고창의 고인돌 유적은 세계적 여행안내서인 ‘미슐랭 그린가이드’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추천되었는데요. 다양한 형태의 많은 고인돌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리는 선운산,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고창갯벌, 청보리밭 축제 등으로 21세기 친환경 생태체험관광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또한 고창의 대표 농산물인 복분자, 수박, 장어, 고추, 고구마 등은 우수한 품질로 국내 및 해외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는 고창의 기후와 토양이 좋은 데다 일조량도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윤 : 남한의 고인돌 중 절반이 고창에 있다던데요. 또한 백제가요 중 두 개가 고창을 다루고 있지요? 이는 고창이 예로부터 살기 좋고 문화가 번성했던 고장이었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은데요.
이 : 맞습니다. 우리 고창에는 삼한시대의 능이 21개나 있어요. 경주에 있는 능보다 큰 규모지요. 또 말씀하신 대로 5대 백제가요인 선운산가, 무등산가, 방등산가, 정읍사가, 지리산가 중에서 선운산가와 방등산가가 고창과 관련되지요. 교과서에는 정읍사가 실려 있잖아요? 정읍사는 장사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그리는 부인의 노래입니다. 우리 선운산가는 나라를 위해 군대에 가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그리워하는 부인의 노래예요. 충분히 가치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또한 정읍, 장성, 고창을 나누는 경계에 그리 높지 않은 방장산이 있는데요. 이 산을 노래한 게 바로 방등산가입니다. 방장산은 좀 더 재미있는 곳입니다. 옛날에 높은 분들이 귀양을 내려오면 노령산맥의 끝자락인 이 산을 꼭 넘어야 했는데, 방장산에는 산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산적들이 귀양 오는 사람들을 심판해 관군이다 싶으면 없애고, 충신이 될 것 같으면 풀어줬다고 해요.
이렇게 풀려나서 고창으로 숨어들어온 분들은 대개 새로 가문을 이뤄 시조가 됩니다. 조선조 때 고창군에는 무장현, 고창현, 흥덕현이 있었는데요. 만약 몸을 숨긴 김씨가 무장현으로 가면 무장 김씨, 흥덕현으로 가면 흥덕 김씨 등으로 본을 바꾼 거죠. 이렇게 고창지역을 본으로 한 성씨가 무려 51개나 됩니다. 특이한 문화인 거죠. 고창이 인물의 고장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겁니다. 예전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지명될 때, 해방 후에 전남에서 총리가 처음 나왔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고창에서는 김성수 전 부통령, 김상협 전 국무총리 등 이미 많은 인물을 배출했습니다. 지난 18대 국회 때 전북 출신으로 서울?경기에 가서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 9명 정도 되었는데, 그 중 고창 사람이 6명입니다.
고창은 동학농민운동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이 운동은 중국의 태평천국운동, 인도의 세포이항쟁과 더불어 아시아의 3대 민중항쟁으로 평가받는데요. 동학농민운동을 최초로 주도했던 전봉준도 고창 사람입니다. 실제 동학농민운동에도 손화중 등 고창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참여했고요. 이는 고창이 의식이 깨어 있는 곳이었다는 걸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자는 운동이 일찌감치 일어난 곳이니까요.
[##_1C|1056592893.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고창고인돌박물관_##]
행정구역으로는 국내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고창 전역 지정’
윤 : 고창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고장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가 많군요. 고창의 또 다른 자랑은 수려한 자연 경관인데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5월 고창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고창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이 : 5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제25차 인간과 생물권계획(MAB) 국제조정이사회에서 고창군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BR: Biosphere Reserves)으로 지정됐습니다. 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 광릉숲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다섯 번째로 지정된 것인데요. 행정구역 전체 지정은 고창이 국내 최초입니다. 또한 기존에는 중앙정부가 나서서 노력해 지정되었다면, 우리는 군 주도로 노력해 지정되어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지요.
전체 면적(671.52㎢) 중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고창갯벌?운곡습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유적지, 가창오리 군무로 유명한 동림저수지 야생동식물보호구역, 선운산도립공원 등이 핵심지역으로 설정되었고요(91.28㎢/ 13%). 그 주변의 산림지, 하천, 염습지, 사구 등은 완충지대(265.54㎢/ 40%)로, 기타 농경지와 주민거주지역은 전이지역(314.70㎢/ 47%)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윤 : 보전지역으로 지정된다는 것은 군민들 입장에서 보면 추가 규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 않았나요?
이 : 물론 있었지요. 하지만 BR네트워크 규약 2조3항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보전지역 선정 이후에도 추가 규제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법률을 그대로 적용받아요. 즉, 융통성이 크고 실용적인 토지이용 관리방안인 것입니다. 또 21세기에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앞으로는 환경산업이 부가가치를 낳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고창은 생물권보전지역 특성을 잘 살려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우선 우리 고창만의 독특한 BR로고를 개발해서 군 특산품에 부착해 청정?유기농산물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해요. 물론 1차 산업뿐만 아니라 단계적으로 2?3?6차 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고요.
생태관광에도 집중하려고요. 독일의 바덴해는 생물권보전지역(1990년)이면서 세계자연유산(2009년)으로 지정된 곳으로, 주민 주도의 친환경 생태체험?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간 이 지역에 1천만 명이 방문하고 있고, 1인당 평균 5일 체류한다고 해요. 1년에 8조5천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고요.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천이 되고 있는 거죠. 이에 우리 고창도 BR생태관광을 통해 환경자원을 세계적으로 홍보할 계획이고요. 해안 및 내륙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역주민과 연계한 BR특화마을과 생태마을 등의 공동체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득 창출을 유도하려 합니다. 이런 모든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고창 생물권보전지역 관리조례를 제정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른 세부계획도 수립할 계획이고요. 생물권보전지역은 10년에 한 번씩 평가를 받거든요. 평가가 좋지 않으면 취소가 될 수도 있고요. 고창이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사는 지역이라는 것을 오래오래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_Gallery|1091220483.jpg|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1347482127.jpg|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1145486808.jpg|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width=”400″ height=”300″_##]
귀농?귀촌 1번지, 고창
윤 : 최근 고창으로 귀농?귀촌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귀농?귀촌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착지로 고창을 꼽기도 했습니다(2012년 10월 농림수산식품부 자료). 2007년에 전북 최초로 귀농인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귀농?귀촌 희망자를 위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오셨습니다. 특히 작년 3월에는 ‘귀농?귀촌TF팀’도 만드셨던데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이 :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 간 도시민 유치 프로그램을 추진했는데요. 그 결과 총 4809명의 귀농?귀촌인이 고창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올해는 지금까지 890여 명이 고창으로 귀농?귀촌을 했지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2 대한민국 귀농?귀촌 페스티벌에서 우수지자체로 선정되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표창과 ‘2013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귀농?귀촌도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귀농?귀촌TF팀에서는 정책 수립 및 맞춤형 전문상담과 도시민 유치 프로그램, ‘패밀리(Family) 5563’ 정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마케팅 방법으로 찾아가는 귀농?귀촌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수도권 귀농예정자 고창반 교육을 신설했지요. 또한 소규모 귀농?귀촌마을 기반조성사업과 재능이 있는 귀농?귀촌인을 활용하여 집 고쳐주기 사업, 지역민과의 갈등 해소를 위한 집들이 사업, 지역민과 함께하는 한마음대회 등도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귀농?귀촌인이 고창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윤 : 고창으로 귀농?귀촌하신 분들의 연령대는 어떤지요? 또한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요?
이 : 귀농?귀촌 인구 가운데 50대 이하가 83% 정도 됩니다. 고창에 연고가 없는 분들이 76% 정도 되고요. 귀농?귀촌했다가 다시 돌아가는 분은 8% 정도 됩니다. 정착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귀농?귀촌인들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직접 농사를 짓는 분들입니다. 여기에는 가공까지 겸비한 분들이 많습니다. 두 번째는 인터넷을 활용해서 전자상거래를 하는 분들이에요.
저희 집안은 저까지 포함하여 고창의 한 동네에서 12대를 살았습니다. 저는 대학을 마치고 외지에서 한참 생활을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늘 장차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을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들, 딸들도 이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2000년에 고창으로 돌아왔는데, 막상 고향에 오니까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가 여기서 살려고 할까’라는 마음도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군수가 되어서 지역을 바꿔보자는 마음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2002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군수로 당선되었습니다.
이후 지역 환경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무엇보다 고창을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 교육, 보육 등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고창일반산업단지, 전북대 고창캠퍼스 유치, 서울과 전주에 고창장학숙(塾) 건립, 방과후 학교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요.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윤 : 군청에 오다보니 농어촌뉴타운 ‘꿈에 그린’이 보이더라고요. 주택, 커뮤니티센터, 생태공원, 아동종합복지타운 등이 다 갖춰진 곳이라고 하던데요.
이 : 농어촌뉴타운은 농식품부 시범사업으로 2009년에 선정되어 332억 원을 투입, 현재 단지조성과 주택건축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100세대 모두가 남향으로 배치돼 있고요. 녹지율도 대폭 상향시켜 주거의 쾌적성을 높였지요. 또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기술협약을 체결하여 전체 세대에 에너지 절감시설을 설치했어요. 그 중 29세대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채택되어 있는 저탄소 녹색마을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 전체 세대를 목조주택으로 건축했어요. 새집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죠. 단지 안에 생태조경사업과 생태하천사업도 시행했습니다. 마을 전체를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죠. 입주민들은 아름다운 단지 풍경과 주택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체험하면서 굉장히 만족해하고 있어요.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_1C|1047670350.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농어촌뉴타운 현장을 방문하는 이강수 고창군수_##]
윤 : 농어촌뉴타운에 있는 아동종합복지타운은 어떤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요?
이 : 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육아나 보육에 가장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는 곳이 농촌이거든요. 이런 점을 해소하고자 아동종합복지타운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농어촌뉴타운 내 사회복지시설 지구에 총 36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서 영유아보육시설(15억 원), 육아종합지원센터(21억 원)를 건립하는 사업이에요. 보육시설은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완공되면 맞벌이 부모가 일시적으로 아이를 맡길 곳이 없거나 일, 취미, 여가생활 향유 등으로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운영할 계획이에요. 또한 영유아와 부모를 위한 놀이?체험실, 도서?놀잇감 대여실, 육아카페, 보육정보실 등의 시설을 갖춘 육아종합지원센터도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서 내년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입니다. 아동복지시설이 모두 완료되면 부모의 보육과 양육비 부담이 해소되고, 직업과 보육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여성의 경제?사회활동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의 식탁에 고창 농산물!
윤 : 고창은 전형적인 농업도시입니다. 그동안 농업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오셨죠? 특히 농산물마케팅에 많은 힘을 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작년에는 가뭄과 태풍 등 기상조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2988억 원의 매출과 70억 원의 해외수출 실적을 달성하셨던데요.
이 : 고창군민의 약 8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행복한 고창’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가의 소득 증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국민의 식탁에 고창 농산물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 유통채널 확보, 마케팅 강화 등 3가지를 목표로 힘을 기울였습니다. 최고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비가림 하우스와 고품질 영양제를 지원했고요. 더불어 스마트폰으로 수박의 재배상황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등 IT기기를 활용하는 생산시설 확충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농산물 유통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군민이 주주로 참여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인 ‘(주)고창황토배기유통’도 만들었는데요. 덕분에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이 가능해졌습니다. 브랜드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복분자와 수박으로 7년 연속 국가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앞으로도 고창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세계 표준이 된다는 일념 하에 농가를 격려하고, 농업을 6차 산업화로 발전시켜 군민소득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윤 : 고창의 특산품인 복분자를 이용한 ‘복분자클러스터조성사업’도 진행하고 계십니다. 농가소득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소개해 주시지요.
이 : 고창복분자클러스터는 총 7개 사업에 715억 원을 투입하여 복분자 관련 산업을 집적화시켜 식품복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전략사업입니다. 2009년 관광빌리지, 2011년 복분자연구소, 2012년 황토테마육성사업과 국민여가 캠핑장을 완공했고요. 복분자농공단지는 2013년, 테마파크조성사업은 2014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복분자농공단지는 인근 복분자연구소, 복분자테마파크와 연계하여 재배, 생산, 가공, 관광체험 등 복분자 6차 산업화로 발전시킬 계획인데요. 약 20여 개의 기업 유치, 5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복분자클러스터사업이 완료되면, 고창의 복분자산업이 한국의 대표산업으로 정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생산, 가공, 유통, 관광뿐만 아니라 R&D 기능까지 더해져, 복분자의 기능성 효능과 지적재산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산업화도 가능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복분자를 이용한 상품은 술만 있었잖아요. 하지만 복분자주는 맥주나 소주처럼 누구나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소비층이 한정되어 있었지요. 때문에 클러스터에서 술은 물론이고 주스, 한과, 잼, 화장품, 치즈 등 복분자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_1C|1092493963.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복분자클러스터 사업현장_##]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주도의 축제로
윤 : 고창은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기도 한데요. 2004년 전국 최초로 청보리를 주제로 한 축제를 개최하셨지요? 주변의 우려와 달리 잘 안착했고, 2008년에는 농식품부로부터 전국 최우수 농촌축제로 선정되었는데요. 10회째를 맞이한 올해도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 고창 청보리밭축제는 농업을 식량산업이 아닌 관광산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04년 처음 개최되어 지금까지 열 해 동안 연간 30~40만 명의 방문객, 200여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올해에도 약 25만 명이 축제를 즐기고 갔어요. 특히 올해 축제는 기존의 관주도형을 탈피해 지역민이 주도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노력했는데요. 그래서 주말공연 등에 고창종합사회복지관의 인형극 공연과 공음면 선동초등학교 연극반의 공연 등을 배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주민주도 축제의 초석을 만들고자 했지요. 앞으로도 ‘먹는 보리’에서 ‘즐기는 보리’로, ‘지나가는 관광’에서 ‘머무르는 관광’으로 바뀔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요.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 경관농업축제라는 명성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윤 : 축제를 하는데 예산이 많이 들지는 않나요?
이 : 보통 한 번 축제 할 때마다 20일 정도 하거든요. 하지만 돈은 5천만 원 정도만 지원합니다. 저는 예산을 많이 들여 화려한 축제를 만드는 것보다, 지역주민이 자립적으로 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에서 돈을 풀어 만드는 축제는 언젠가는 중단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축제에 많은 돈을 쓰지 않아요. 대신 고추축제, 수박축제, 복분자축제, 장어축제, 청보리축제 등 계절마다 축제를 합니다. 그리고 주민 주도로 진행하려고 노력해요. 주민들이 생산해서 먹고, 즐기고, 피로도 풀고, 홍보도 하자는 것이지요. 거기서 더 나아가 가능하면 판매도 하고 가공도 하는 거죠.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면서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게 우선 중요하지요. 중앙정부에서는 계속 축제 수를 줄이라고 하는데요. 저희는 줄이지 않습니다. 대신 주민 주도로 축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돈이 적게 들어요. 1년에 고창에서 진행되는 10여 개 축제의 모든 지원액을 합쳐도 7억 5천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윤 : 고창 하면 석정온천도 유명한데요. 이 온천을 활용한 관광개발사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20여 년 동안 추진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이 : 석정온천 관광지 ‘고창 웰파크시티’는 150만㎡ 규모에 총사업비 3039억 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인데요. 건강, 휴양, 레저, 온천을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자연치유형 리조트 건설을 목표로 현재 개발 추진 중에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에요. 1992년 관광지로 지정돼 개발하던 중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때 시공사의 갑작스런 도산으로 사업이 중단되었거든요. 결국에는 법정관리를 통한 파산 절차를 거쳤는데요. 이 과정에서 토지 1필지에 20~40명이 공유지분으로 등기되는 등 각종 채권압류나 근저당 설정으로 토지소유자도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지요. 때문에 예산낭비는 물론 지역경제 침체, 제3자 무단점용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0년 동안 많은 아픔을 겪은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는 우량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안이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다각도로 노력한 결과 서울시니어스타워(주)라는 회사를 만날 수 있었지요.
현재 석정온천 관광지에는 골프장, 온천스파, 숙박시설, 음식점, 금융기관, 마트 등이 입점하여 운영 중이고요. 올해부터 추진하는 온천휴양병원과 노인복지주택이 완료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고창군 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갈등 해결에는 소통이 답이다
윤 : 고창읍성과 고창천 주변도 문화체험 공간으로 개발하셨던데요. 이를 위해 2010년에 완공된 고창읍 소도읍 육성사업 일부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고, ‘명품 소나무 길’을 조성하셨지요? 많은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군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하던데요.
이 : 고창읍성은 우리 고창의 대표 관광지로 해마다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또한 그 주변지역은 고창 역사의 핵심지역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이런 소중한 이미지를 관광자원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소도읍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도 있었어요. 하지만 개발용역 추진과정에서 수차례 공청회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공사를 추진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덕분에 주민들과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역시 소통이 답이더라고요. 현재 문화체험 공간으로 고창읍성 관아를 비롯하여 전국 유일의 판소리박물관과 판소리전수관, 동리국악당, 문화의 전당, 고창군립도서관, 야외공연장 등이 조성 완료된 상황입니다.
또한 고창읍성 주변 문화체험거리 조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한옥체험마을, 도예체험장, 전통 옛거리 체험마을, 작은영화관이 공사 중입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체험관광 트렌드에 맞는 체류형 관광의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를 통해 고창 관광이 활성화하고 주민 소득도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고창이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고요.
윤 : 자룡리 구시포에 와인잔 형상의 어항이 들어서는 ‘구시포 국가어항 건설’이 진행되고 있지요? 구시포는 국가어항 개발과 이용고도화사업 추진으로, 2017년까지 해양레저복합지구, 해변축제지구, 청정수산복합지구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던데요. 소개해 주시지요.
이 : 고창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해 구시포권역 어항 및 배후개발을 통한 해양관광단지 조성과 해수욕장 연안정비를 추진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호남권 문화관광 중심도시로 도약하려 합니다.
구시포 국가어항은 우리나라 최초로 와인잔 형태로 디자인되는 아름다운 어항이에요. 총사업비 618억 원이 투입되었고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14개년 사업으로 개발 중입니다. 올해에는 50억 원을 투입해서 북방파제와 남방파제 하부를 완료할 계획이에요. 구시포 국가어항은 어장?어촌, 관광 및 배후지역 등과 연계한 종합개발로 추진하고 있고요. 국가어항 이용고도화사업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총사업비 494억 원을 투입하여 해양레저복합지구, 해변축제지구, 청정수산복합지구, 해양레크레이션지구 등 4개의 테마지구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기반시설인 방파제, 물량장, 부지조성 등과 해양낚시공원, 해넘이길, 체험어장, 청소년교육장, 생태체험장 등도 건설할 예정이고요.
윤 :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해양 관련 관광 사업은 없는지요?
이 : 물론 있지요. 어촌체험마을이 있어요. 만돌, 장호 등의 마을에서 갯벌생태체험, 고기 잡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체험프로그램을 올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도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보통은 체험구역을 한 지역으로만 한정해 놓습니다. 그러다보니 체험이 이뤄지지 않는 지역에서는 조개 등의 생물이 너무 번성해서 자연폐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체계적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한 곳이 아닌, 여기저기 순환형으로 돌아가면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지요.
윤 : 민선 5기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았습니다. 또 이 1년은 군수 임기 12년의 마지막 해이기도 한데요.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이 : 가장 큰 바람은 우리 고창이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가 되는 것이에요. 이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지역의 우수한 문화와 자연자원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속적으로 복원?보전해서 차별화된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또한 소수가 아닌 다수의 군민을 위한 군정을 펼쳐나가겠고요. 소외되고 어려운 군민을 더 보살피고, 아동?부녀자?노인복지에 많은 신경을 쓸 것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보다는 미래에 살기 좋은 고창으로 변화시켜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윤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_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_ 최은영 (기획홍보실 연구원 bliss@makehope.org)
사진_ 고창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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