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를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할까요?
과연 돈만 있다면, 지역 사회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일까요?
지역 사회를 바라볼 때 너무나도 기본적이어서 종종 간과하게 되는 것. 바로 ‘주민 참여’가 아닐까 하는데요.
지역의 진정한 주인!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지역 사회는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5월 28일 희망제작소 뿌리센터와 사회혁신센터에서 개최한 세미나 ‘하워드, 홍콩을 큐레이팅하다’에서는 소셜 큐레이터(Social Curator)로 활동하고 있는 홍콩의 하워드 챈(Howard Ph. Chan)으로부터 주민참여를 통한 지역사회 디자인의 해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_1C|1020762102.jpg|width=”400″ height=”27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하워드는 조금은 색다른 관점으로, 특히 ‘보여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그의 여러 고민들 중 가장 큰 화두는 지역사회를 시각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프로젝트
_소외된 지혜(Project: In Search of Marginalized Wisdom)
그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주민들의 장인 정신을 활용한 프로젝트 ‘소외된 지혜(Project: In Search of Marginalized Wisdom)’ 입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홍콩 곳곳에서도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을 위한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주민들이 함께 공유했던 역사와 문화,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한 거죠.
하워드는 지역 주민들의 삶은 물론 지식이나 독특한 기술이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 의식 아래 ‘소외된 지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3년째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로, 단순한 연구를 넘어 전시ㆍ협동ㆍ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는 단계를 거쳤습니다.
그는 우선 재개발 지역에 거주하는 8명의 장인들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그가 눈여겨 본 것은 그들이 사용하는 재료, 부품, 도구와 그것들이 모여 무언가로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하워드는 지역의 작은 정부 기관들과 협력해 장인들에게 더 나은 수입을 보장했으며, 장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은 기록으로 남기고, 주민 교육도 함께 진행햇습니다.
결과적으로 ‘소외된 지혜’ 프로젝트를 통해 옛 기술의 잠재력을 발굴하면서 시민들과 결합하고, 나아가 지역의 다른 기관들과 협력하는 등 경계를 넘나드는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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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주민참여형 소셜 큐레이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우리 지역사회의 변화를 꿈꾸거나 큐레이팅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하워드가 언급한 소셜 큐레이팅의 3단계 과정을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1. 지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회적 자원(기술,지식)들을 조사하고, ‘지역 자원’ 지도를 그려본다.
2. 사회적 자원들을 혼합시키고 다른 분야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이끌어 낸다.
3.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무엇을 기반으로 둘 것인가?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해 만들자. (예를 들어 컵에 절반만 담겨 있는 물을 볼 때, 비어있는 부분이 아닌 그 안에 채워진 물을 보자.)
하워드가 속한 커뮤니티 뮤지엄 프로젝트(Community Museum Project, CMP) 팀은 ‘2010 안양공공예술 프로젝트(APAP)’에 참가합니다. 그가 정의내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그와 동료들이 안양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작품 안의 주민들
하워드 챈이 안양에서 진행하게 될 프로젝트의 뚜껑을 열어 보기 전, APAP(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측으로부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APAP 2010은 안양의 공공장소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시민을 위한 예술 조형물이나 편의 시설을 만드는 프로젝트인데요. 해외 작가들과 국내 작가들을 결합시켜 작품을 만들고, 이 작품들을 영구적으로 설치한다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사서 옮겨 심는 것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설치합니다. 작가가 장소에 맞는 작품을 설계하고 지자체와 의견을 논의한 후, 국내 기술로 발주하고 설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안양시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합니다.
올해 열리는 APAP 2010(http://www.apap2010.org/)에서는 이전의 체험 가능한 수준의 조형물에서 더 나아가 안양 시민들이 조형물을 활용해 좀 더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 설치 작품을 주민들이 주민자치위원회를 열거나 특강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열어 두는 것이지요.
김월식 작가의 프로젝트 ‘폐지를 모으는 할머니들의 인체 공학적인 운반도구 제작’ 이나 안양 곳곳을 돌아다니는 둥근 풍선 모양의 이동식 공간을 활용해 국제 세미나를 열거나 주민을 위한 노래 자랑, 김장 행사를 진행하는 프로젝트 ‘방방’ 등이 그 예입니다.
안양시는 이번 해에는 안양 전역을 대상으로, 안양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 아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워드와 동료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CMP팀은 안양에 체류하면서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이 조사하고 분석한 자료들을 토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한정된 지역이 아닌 안양시 전역을 대상으로 주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불만을 전시한다
_ 불만 박물관 (Project: Museum of Complaints)
하워드 챈이 APAP에서 진행하게 될 프로젝트는 ‘불만 박물관'(Museum of Complaints) 입니다. 불만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우리의 생활을 표현하는 하나의 지표, 희망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가 한국에서의 프로젝트를 통해 ‘불만’을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불평, 불만을 많이 이야기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라네요. 이 점에 착안해 한국 사람들의 각종 불만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죠. 앞서 말한 ‘지역사회를 시각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하워드의 ‘불만 박물관’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안양지역의 NGO나 시민들의 불만을 수집하는 초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를 시각화 해내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는 이것을 “Museum making project”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팀 모두 보시다시피 피부가 검습니다. 이게 모두 하루 종일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느라 그을린 탓입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이러한 작업을 통해 지역 사회를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지역 사회를 시각화하는데 있어서 사진 촬영 작업은 매우 중요해 보였습니다. 특히 CMP의 사진가 Pak Chai Tse의 사진 촬영 모습을 보는 순간 희망모울이 웃음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파노라마라 함은 흔히들 수평적인 일자형의 파노라마를 생각하실텐데요. 이들은 트럭 위에 크레인까지 설치한 후 그 위에 올라가 360도 회전 기법을 이용한 역동적인 자세로 촬영에 임하며 색다르게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_1C|1092339524.jpg|width=”400″ height=”26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크레인을 활용한 사진 촬영 모습 _##]
하워드는 “우리가 촬영한 각각의 이미지들이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지역사회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고 전했습니다.
세미나가 열리기 이틀 전에는 그들이 작업한 파노라마 사진 인쇄물에 불만을 적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불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중요한 초석 작업이 되는 것입니다. 안양 중앙시장 상업협회 회장님과의 인터뷰, 안양 지역 경찰과의 인터뷰 등 다양한 지역 시민들과의 인터뷰 작업도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불만을 분석하고 불만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불만을 수집하고,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불만 박물관 프로젝트가 단순히 사회의 불만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전시 뿐 아니라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우리의 프로젝트가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NGO들이 포럼의 장을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워드 챈이 진행하고 있는 ‘불만 박물관’ 프로젝트는 희망제작소에서 진행했던 ‘불만 합창단’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불만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은 불씨라는 점을 하워드가 ‘불만 박물관’을 통해 어떻게 큐레이팅할 지 기대됩니다.
글_뿌리센터 서하얀 인턴연구원
사진_뿌리센터 신아영 인턴연구원
★ 발표자료
1) CMP social curating-hope
2) CMP museum of complaints-hope [##_2C|1107669823.pdf|||1041949362.pdf||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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