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배움터, 소셜디자이너스쿨(이하SDS) 12기가 지난 12월8일 토요일 시작되었습니다. 총 7강에 걸쳐 진행될 SDS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 현장을 중계합니다.

소셜디자이너스쿨 12기 현장 중계
② 옷장 속 정장의 재발견

2012년 12월 15일 토요일. SDS 두 번째 강의가 조계사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이날부터는 우리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소셜 디자이너들로부터 자신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강의와 더불어 팀별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도시 걷기 워크숍을 진행하기 전, 우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강사는 SDS 동문, 열린옷장의 한만일 대표입니다.

정장을 빌려드립니다

“열린옷장은 그냥 모든 사람들이 옷장을 열어 서로의 옷을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유경제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한 상태였기 때문에 모든 옷을 공유의 대상으로 하는 건 무리가 있을 거라 판단했어요. 그래서 공유의 범위를 좀 줄여보기로 했답니다. ‘어떤 옷이 어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할까?’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아이템이 바로 면접용 정장이었어요. 합격하고 계속 입을 거라 믿으며 구입한 정장이 취업 후에 옷장 안에 고이 모셔져 있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봤거든요. 이런 ‘잠자는 옷장’의 정장 기증이 경제난으로 인해 면접 정장 구입을 꺼리는 청년 구직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고 확신했습니다.”

한 대표는 열린옷장의 핵심 가치를 ‘사회적 비용 감소’, ‘가치의 재발굴’, ‘사회적 가치 공유’의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열린옷장은 사회 선배의 정장을 기증받아 구직자에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정장을 제공합니다. 사회 선배가 조력자가 되어 청년 구직자에게 힘을 더해 준다면 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열린옷장은 옷장 속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옷의 가치를 재발굴하여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연결시켜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옷장 속에 잠들어 있으면서 버려지는 가치를 재생산이나 별다른 소비 없이 창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옷은 대여가 이루어지는 그 순간부터 기존의 가치 그 이상의 가치로 상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질, 정신적으로 모두에게 이로운 ‘좋은’ 공유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로운 공유 서비스를 통해 의미 있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한 대표의 강연이 끝나자 수강생들과의 열띤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수강생들은 열린옷장의 출발에서부터, 사업 진행 중 어려운 점들, 구성원들과의 의사결정방식, 미래 비전 등 강연 내용 중 궁금했던 점들이나 평소 자신이 풀기 어려운 질문들을 풀어 놓았고 한 대표는 하나하나 차근히 답해주었습니다.

도시에게 말을 걸다

수강생들이 기다리던 시간이 왔습니다. 바로 ‘도시탐방 워크숍’입니다.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서울의 이곳저곳을 걸으며 도시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소셜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날 수강생들은 북촌과 서촌, 인사동, 서울시청 일대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도시의 과거에서부터 현재, 미래를 그려봤습니다. 약속한 1시간 30분을 훌쩍 지나서야 다시 한자리에 모인 수강생들은 저마다 많은 것을 챙겨온 것 같습니다. 각 팀의 팀장들은 팀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2시간 동안 보고, 듣고, 함께 한 이야기들을 수강생들과 나눴습니다. 자신이 둘러보지 않은 곳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SDS 수업이 끝이 났습니다. 이제 출발입니다. 아직 5차례의 강의가 남아 있습니다. 소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모자라 보입니다. 그래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소셜 디자인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함께’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유명한 아프리카 속담을 되새기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다음 만남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빠르게 가려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글_ 정승철 (소셜디자이너스쿨 12기 수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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