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사용자희망제작소에서는 5월 28일부터 뿌리센터와 시니어사회공헌센터가 함께 커뮤니티비즈니스 귀농?귀촌 아카데미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2의 인생을 지역의 일꾼으로 보람있게 보내고 싶은 시니어들이 모여 서울에서 세 차례 강의를 들은 후 6월 한 달 동안 지역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 귀농귀촌 아카데미에서는 6월 한 달 동안 세 번의 1박2일 마을탐방을 진행했습니다. 첫 목적지는 ‘귀농귀촌 1번지’라 불리는 전북 진안.

진안에서의 첫 번째 일정은 구자인 박사의 ‘진안군의 귀농귀촌 지원정책, 더불어 공생하는 농촌마을 만들기’ 강연이었습니다. 구자인 박사는 귀농 ·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농촌의 실제 상황을 잘 모르고 귀농·귀촌을 하기 때문에 지역 차원의 지원은 분명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하면서 한편으로 귀농·귀촌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강조했습니다.

“귀농을 한다는 것은 농촌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의 연장선상에서 농촌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 학원선생님을 했던 분들은 대안학교 설립 등의 일을 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태영 뿌리협회 협회장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최태영 협회장은 전직 은행원으로 IMF 사태 당시 퇴직 후, 진안으로 귀촌해 마을 간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최태영 협회장은 “현재의 삶이 이전 50년의 삶보다 더 진정한 자기 모습 같다”며 귀촌생활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용자

강의 후, 실제 귀농ㆍ귀촌인을 만나러 마을로 향했습니다. 성수면 포동마을 간사 부부는 농촌에서 찾은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아파트 크기, 자녀들 성적을 비교하지 않아요.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이 이렇게 행복한지 몰랐어요. 이렇게 행복해지니 마을 어르신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여유도 생기고 여기서 할 일도 보이더라구요.”

바쁘게 이동해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겹쳐져 있는 마령면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 김지연 관장은 과거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정미소를 마을의 기억창고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또 다른 재탄생의 주인공인 원촌마을, 이 마을에서는 간판이 주제가 되었네요. ‘간판마을’이라 불리는 원촌마을은 마을의 이야기를 간판으로 담아내어 마을만들기 사업을 했습니다. 공공미술과 마을의 이야기가 결합되어 새롭게 재탄생한 원촌마을!

우리는 ‘계남정미소’와 ‘원촌마을’에서 농촌의 숨겨져 있는 이야기와 커뮤니티비즈니스의 흥미로운 결합을 보았습니다.

저녁에는 진안군 마을축제와 길 만들기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담당자들과 나누었습니다. 귀농과 귀촌, 그리고 마을 사업이 한 데 어우러져 한 날 한 시에 마을에서 선보이는 자리인 마을 축제! 이 시간은 도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축제에 대한 편견을 깨주었습니다.

마을간사제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는데요. 이러한 마을축제, 길 만들기 사업을 함께 할 귀촌인이 많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귀농하려는 도시민들이 1, 2년 동안 마을간사로 일하며 농촌의 분위기를 익히고, 훈련하고, 탐색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을간사제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숨 가쁘게 진행된 첫 날 일정이 비와 함께 마무리 되었습니다. 비로 이튿날 일정이 차질을 빚을까 걱정했는데 다음 날 아침 청명한 하늘이 마을 탐방길을 반겨 주네요.

사람이 있어야

초여름 강렬한 햇살 같은 원영리의 신애숙 이장님. 제주도에서 진안으로 시집 온 신애숙 이장은 원영리가 ‘참살기좋은마을 전국대회’ 입상을 하고, 마을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탑제를 재현하는 등 마을만들기 사업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며 뿌듯해했습니다. 여성 이장을 반대했던 마을 주민들이 지금은 더욱 큰 지지를 보내준다며 환하게 웃던 얼굴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사용자빡빡했던 진안탐방 마지막 일정에서 만난 학선리 마을박물관. 귀촌 부부가 폐교를 활용해 마을 박물관과 행복한 노인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박후임 선생님께서 소개를 해주셨는데요. 그녀는 이곳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지극히 개인적이었던 생활방식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아무 때나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시는 동네 어르신들 때문에 놀라고 당황도 했지만, 언젠가부터 어르신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면서 마을에 적응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적응의 결과가 바로 행복한 노인학교. 할머니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작은 책자도 만들었는데 그 제목이 심금을 울립니다. ‘왜 나를 심을 데가 없어 여기다 심어 놨나’

이러한 어르신들의 삶을 보존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가 마을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마을 주민들 스스로 손수 만들어낸 선물, 학선리 마을박물관. 갈수록 마을에 젊은이들이 사라져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마을의 미래는 이렇게 한 부부의 손에서 조금씩 만들어져가고 있었습니다. 미래는 과거가 주는 선물이니까요.


수강생 중 한 명이 ‘마을은 무엇이냐’는 어려운 질문을 던집니다. 박후임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합니다. 모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을은 사람이고 공동체인 것 같아요. 마을은 개념적으로는 공간이지만 ‘사람’이 있어야 해요. 서울에도 마을은 있지만 그것은 마을이 아니라 개인이 모여 형성된 공간일 뿐이고 ‘일, 관계, 공간’이 연결되어있을 때 진정한 마을이라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마을 안에서 공동체성을 찾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도시에서 만들어진 내가 아닌,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진안의 귀농ㆍ귀촌인들이 전해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 마을탐방의 목적지, 화천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을까요?

글_시니어사회공헌센터 탁율민 위촉연구원(sesil@makehope.org)
사진_뿌리센터 백준상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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