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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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격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을 발행합니다. 월 2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목민(牧民)’을 그대로 풀이하면, 백성을 기른다는 뜻이다. 더구나 사교모임을 뜻하는 클럽이라니, 지금이 어느 때인데 ‘목민’이고 ‘클럽’인가. 모임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가입을 미뤘다는 광주광역시 민형배 광산구청장이 지난해 11월30일 목민관클럽에 전격 가입하였다. 종종 만나는 한 구청장의 권유가 있었다지만, 목민관클럽이 민선 5기 지방자치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남들보다 한 발자국씩만 앞서나갔으면 한다.”는 민형배 구청장을 찾았다.

지방자치의 ‘시대정신’

윤석인 소장(이하 윤): 저 그림은 뭐죠? (구청장실 한 쪽의 이젤 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운전을 하고 있고 그 옆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밝게 웃으며 앉아 있는 수채화가 놓여 있다. -편집자 주)

민형배 구청장(이하 민): 사연이 좀 있습니다. 저 그림은 현재 조선대 미술학과 교수로 계시는 서기문 화백의 극사실주의 작품인데요. 서 작가가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김대중 대통령 1주기 때 2점을 그렸어요. 한 작품은 김대중 대통령이 운전을 하고 이희호 여사가 동행한 것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저 그림입니다. 자동차 뒤로 보이는 것이 광주 무등산입니다. 저 그림이 저한테 온 사연이 있습니다. 작년 초 제가 공공기관 비정규직 실태를 조사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를 했는데, 그 뒤 일주일 후인가 동기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동기가 서기문 작가의 아내인데, 저와는 79학번 대학동기입니다. 그 친구가 전화를 해서 “네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 보기 좋아서 그림을 하나 선물하려고 한다.”고 해요. 부담스럽다고 하니, 거절하지 말라며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꼭 받으라고 합니다. “하나는 그림을 사무실에 둘 것과 또 하나는 개인 소유로 할 것” 그렇게 저 두 분을 사무실에 모셔놓으니, 교장 선생님이에요.(웃음) 때로는 저에게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항상 초심을 잃지 말고 더 잘하라는 뜻으로 자극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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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목민관클럽에는 늦게 결합해서 그동안 정기포럼 등 행사에 많이 참여하지는 못하셨는데요. 회원들께 인사 말씀과 광산구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민: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자치단체장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람 사는 세상, 더 좋은 광산’을 모토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는 광산구청장 민형배입니다. 광산구는 평균 33.4세의 젊음, 국토 서남권교통의 중추, 첨단산업의 요충지, 잘 보존된 자연환경 등 한마디로 표현하면 ‘수준 높은 자치공동체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도시입니다. 우리 구는 다양한 사람(젊은이-어르신), 산업(농업-첨단산업), 환경(구도심-신도심, 공단지역-개발제한구역), 문화(전통-첨단)가 공존하는 도시로서 이러한 다양성은 자치공동체의 지속과 번영을 위한 큰 자산입니다. 반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듯이 다양성은 때때로 사회적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할 수준 높은 자치공동체가 절실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구의 다양성을 살려서 미래를 위한 역동적 에너지가 되도록 조정하고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 광산 공동체 수장으로서 임무라 생각합니다.

 ‘자율’과 ‘민주주의’로 움직이는 지방자치

윤: 민선 5기 임기가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지방자치단체 메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작년의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도 우수상을 수상하였는데요. 2년 연속 수상이라 감회가 남다를 듯합니다. 소회와 함께 지난 2년간 역점을 두었던 사업들과 주요 성과들에 대해 정리해 주시지요.

민: 크게 두 가지 성과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민·관복지연대망 투게더광산’ 활성화인데요. ‘인간과 노동에 대한 예의’라는 관점에서 단행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지역의제가 대한민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지역자원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출범했던 투게더광산은 광범위한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며 많은 지자체의 복지시책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상의 영광을 투게더광산에 참여하고 계신 주민들께 돌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문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 주민자치는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외국사례에서는 연방정부나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서 주민자치, 지역자치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인데, 우리의 행정구조는 중앙정부가 지역을 억압하고 통치하는 구조였고 지금도 그 흐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민선 지방자치가 되었으나 아직 주민들은 이러한 중앙집권적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사회구조에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실은 선거조차도 민주적이고 자치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틀에 맞추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구청장을 하면서 줄기차게 자율과 자치를 강조하며 사업도 이러한 방식으로 시도해 왔습니다. 비록 더디지만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통장님들도 이전에는 행정에서 내려주는 것을 단순히 받아서 전달하는 역할만 하다가, 이제는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통장을 ‘복지매니저’라고 하여 지역을 살피도록 하는데, 이제는 스스로 동네를 돌아보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요구하는 등 활동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는 공무원에 대해서도 그동안 국가를 대신해서 지역을 관리하고 통치하는 행정관리자의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행정의 매니저로 역할을 바꾸어야 한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기존 업무는 1/3로 줄이고 이제는 활동가나 정치인들 하듯이 단체장의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필요한 일들을 하라고 합니다. 시책사업을 하거나 교육을 할 때마다 이러한 방향으로 끌고 가니, 이제 미약하지만 자율성, 민주주의의 원리들이 조금씩 작동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것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큰 변화라고 봅니다.

윤: 우리 속담 중에 안 좋은 게 있는데요, 바로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것입니다. 모난 것이 혁신이고 창의적인데 말이지요. 공직사회에서는 특히 감사제도의 문제 때문에 그렇지요.  전에 누군가 해놓은 것 아니고는 새로 시도하는 게 거의 없지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공무원들이 운신의 폭에 여유가 있어서 때로는 ‘재미와 장난’ 삼아서 움직여야 창의적인 것들도 나오는 것이거든요. (‘재미와 장난’은 오늘날 세계적인 창조도시 생태도시로 주목받는 브라질 꾸리찌바를 만든 레르네르 전 시장이 각종 시책들을 구상할 때 활용했다는 접근 방식이다 – 편집자 주)

민: 우리가 그런 문화를 벗어나지 못하면 삶의 변화는 없다고 봅니다. 좀 극단적으로 비교해서 이명박 정부나 노무현 정부나 사람들의 일상의 삶은 크게 달라진 게 없지 않습니까. 사실, 저는 원래 구조주의자여서 사회구조나 법제도를 바꾸어야 사람의 삶이 바뀐다고 보았는데요. 중앙정부 일도 하고 현장에도 와보니, 구조적인 변화가 큰 틀의 변화를 만들기야 하겠지만, 미세한 영역에서의 실질적인 변화는 생활정치 현장인 밑바탕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한계가 분명하다 싶습니다. 물론 구조적인 영역과 생활정치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 관계로 맞물려 가야겠지요. 그래서 저는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우리가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법제도의 변화까지 적극 견인해야 한다고 봅니다.

윤: 실제 구정을 하시면서 이번에 상을 받은 것도 ‘주민참여’ 정책인데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주민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자치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구정을 꾸려나가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민: 네, 그래서 지난 4월 주민참여기본조례를 만들었고요. 보시다시피 저렇게 ‘자치가 진보이고, 참여가 민주주의이다’라고 써 놨습니다. 우리 슬로건이 ‘사람 사는 세상, 더 좋은 광산’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데, 제대로 된 자치를 해보자는 것이지요. 실제로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그것을 어디서부터 출발한 것인가? 자치다. 자치는 뭐냐? 자치는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가장 세밀한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봅니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해서 우리 수준에서 필요한 정책들을 조금씩 펼쳐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주민참여를 일회적, 단절적인 것이 아니라 구정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였는데요. 일반적으로 구정은 기획, 집행, 평가·환류의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주민들이 사업과 아이디어 제안을 통해 기획단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해 주민참여 사업을 제안하고, ‘주민제안제도’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정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둘째,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책사업들을 만들고, 구정에 대한 설명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집행단계에 함께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주민참여사업과 ‘구정정책설명청구제도’로 그 내용을 구체화했습니다. 셋째, 감사, 모니터링, 설문조사로 평가·환류단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주민참여감사제도’, ‘공약이행주민평가단’, ‘주요정책 구민의견조사’ 등에 통해 구정을 평가하고, 이후 사업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윤: 구정정책설명청구제도는 뭔가요? 어떻게 이뤄지는지요?

민: 먼저 제가 1년에 한 번 정도 구민을 대상으로 구정 전반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요. 세세한 개별의제 중에서 구민들이 궁금한 사안은 100명 이상의 서명으로 구정 설명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민참여기본조례로 명시하였는데, 행정정보공개 청구와 유사합니다.

시설관리부터 정책수립까지, 주민참여 대표 도시

윤: 2012년 올해의 비전이 ‘주민참여 대표도시’인데요. 애초 공약에는 ‘참여도시’ 분야에 9개 세부과제를 제시하였는데, 2012년 ‘주민참여 대표도시’ 비전은 그것을 확대 개편한 것인가요? 기존에 제시하셨던 청소년?대학생 구정참여단, 정책기획단은 어떻게 운영되는지요?

민: 공약을 확대하고, 구체화, 범주화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공약의 9개 세부 과제가 사안 위주였다면 ‘주민참여 대표도시’는 100대 과제에 공약의 세부과제를 모두 포함해·확대했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세우고, 4대 분야로 체계적으로 범주화했다고 보면 됩니다. 언급하셨던 청소년·대학생 구정참여단은 현재 교육과 소통을 매개로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책기획단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기초자치단체에 많은 자문기구들이 있습니다만, 현실은 단순 자문기구, 형식적 운영 등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자문기구의 위상을 재정립했다고 보면 됩니다. 2010년 11월 정책기획단설치·운영조례를 제정하고, 12월 보건·복지, 지역경제, 도시환경, 자치행정 4개 분과의 전문가 39명이 참여하는 정책기획단을 출범시켰습니다. 지금까지 정책기획단은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 발굴, 정책품질 향상, 행정의 전문성 강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요. 작년 기준으로 정책기획단이 제시한 시책은 적용 10건, 검토 중 3건, 업무 참고가 1건입니다. 올해는 특히 ‘주민참여 대표도시’ 구현과 관련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 주민참여 100대 과제에서 주요한 것들 몇 가지를 설명해 주신다면?

민: 예산부터 시작해서 많은 것이 있지요. 먼저 공원 관리를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그동안 공원의 시설물 관리방법은 관에서 직접 직원을 뽑아서 잡초를 뽑거나 가로등을 고치거나 했는데요. 앞으로는 그 관리 업무를 주민들에게 맡겨서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거나 모임을 만들어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기존에 소요된 인건비 등 관리비용을 주민들에게 직접 줘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위해서 공익활동지원센터를 만들었는데, 의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그런지 오해를 한 것인지 관련 조례를 만드는 데 1년이나 걸렸습니다.

복지도 그렇습니다. 공공기관으로는 다양한 욕구를 전적으로 담당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민간에 마냥 내버려둘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공공기관과 민간이 서로 협력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투게더광산’이라는 것을 민간 중심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도 참여복지의 일환입니다. 이렇게 시설물 관리에서부터 정책수립과 예산까지 주민참여의 방식으로 일관되게 해보려고 합니다.

윤: 주민 참여 포인트라는 것도 있던데요. 재미있는 발상인 듯한데, 어떤 내용인가요?

민: 구정의 기획, 집행, 평가·환류 단계에서 참여한 주민들께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인데요. 주민들은 포인트를 증명서 수수료 납부, 쓰레기봉투 구입, 공공시설물 이용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전 대덕구청, 충북 옥천군이 도입했던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인데요. 이게 실무 차원에서는 추진되고 있습니다만, 잘못하면 통제의 수단으로 왜곡될 염려가 있어 저는 이것을 꼭 도입해야 하나 고민이 있습니다.

윤: 주민 참여를 위한 전담부서 신설을 준비하고 있지요? 어떤 그림이며, 구체적 임무는 무엇인지요?

민: 조직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해 8월3일자로 주민 참여 전담 부서가 설치됩니다. 보통은 총무과가 있고 그 안에 주민자치팀이 있는데요, 저는 이것을 끌어내서 자치행정국에 ‘주민자치과’를 신설하고, 그 안에 ‘주민자치팀’, ‘주민참여팀’, ‘협동조합지원팀’을 두었습니다. 주민참여팀에서는 ‘주민 참여 대표도시’ 조성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게 됩니다. 특히 주민 참여 100대 시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앞으로 설립될 ‘공익활동지원센터’를 지원하는 기능도 담당하게 됩니다. 실질적으로 구정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셈이지요. 그리고 기존에 예산과 인사를 관장하던 총무과는 조직의 제일 뒤로 보내서 지원하는 역할만 하도록 했습니다.

윤: 주민자치과를 선임과로 조정했다는 것이네요.

민: 그렇습니다. 자치행정국뿐 아니라 복지문화국에서도 복지정책과를 앞에 두지 말고 ‘희망복지지원단’이라고 해서 참여 복지를 우선하도록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조직개편을 하는 이유는 공무원들의 마인드 전환을 위한 것인데요.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도 수직적이지만, 지방정부 내에서도 공무원들이 지시와 관리에만 익숙해져 있습니다. 공무원들도 자치와 민주주의 작동원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윤: 공무원들의 마인드 전환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절실해 보입니다. 이런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해 보지는 않았는지요?

민: 안 그래도 마인드 전환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요. 한편으로는 인적자원들을 적극 발굴하거나 외부자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팀장도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하려고 했는데 지원자가 없어 외부에서 수혈하였습니다. 복지 분야에서도 강위원 씨라고 민주화운동을 열심히 하셨던 분을 운남복지관장으로 모셨는데,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사업들을 잘 발굴하고 있습니다.

윤: 이렇게 외부 인력을 충원하면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공무원 조직이 자발적으로 잘 움직이기 위해서는 감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열심히 일하다가 실패해도 승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일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으니까요.

민: 감사제도는 저도 외부감사제와 내부감사제를 살펴보았는데요. 외부감사제도가 장점도 있지만 우선 내부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감사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원리원칙으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열심히 일하다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대처가 어렵습니다. 차라리 단체장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사전예방체제를 갖추고, 징벌도 열심히 일하다 발생한 사례에 대해서는 예외로 처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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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의 중간지원조직, 공익활동지원센터

윤: 주민자치의 핵심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두고 있는데요. 사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것이 오랜 역사적 과정에서 민주주의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취임 초부터 ‘공익활동지원센터’를 추진해 오셨는데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어느 정도 진행 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지요.

민: 말씀하신 것처럼 주민들의 참여에 대한 동기나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교육을 통해 리더를 양성하고, 한편으로는 모델 사업을 통해서 실행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해보고 싶은 것이 청소 분야 업무인데요. 지금 행정에서 청소차를 동원해서 처리하고 있는 것을 일부 구간은 지역주민들이 자체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청소는 자기들 공간을 깨끗하게 하는데, 관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것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사람들이 맨땅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니, 중간지원조직인 공익활동지원센터를 통해서 교육과 인규베이팅을 하겠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통해서 주민 참여 동력을 끌어내려고 하고, 이것이 잘 운영되면 각종 보조금 사업까지 이 틀에서 자율적으로 집행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다만, 여기에도 고민이 있습니다. 별도 조직으로 공익활동지원센터를 만들어 투게더광산도 지원하고, 자원봉사조직도 지원하려고 하는데요. 일부에서는 공익활동지원센터를 별도 조직이 아닌 투게더광산의 일부 조직으로 하고, 지역재단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고민입니다. 어쨌든 마을공동체 사업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가려고 합니다.

윤: 우리나라는 워낙 교육열이 강해서 거의 모든 자치단체에 장학재단이 별도 구성되어 있지만, 사실 지역 단위에서는 지역재단이란 하나의 틀로 장학사업이나 복지사업, 교육사업을 다 추진해도 된다고 봅니다. 외국에서는 흔히 그렇게 하지요. 앞서 말씀하신 청소 문제와 관련해서 참고로 말씀드리면, 마을만들기 사업을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는 진안군에서는 마을만들기 사업의 1단계로 그린빌리지 사업을 하는데요. 이 사업은 마을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단정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몇백만 원 수준의 비용을 지원합니다. 그럼에도 마을간 경쟁을 하다 보니 지역주민들이 아주 열심히 하거든요.

민: 저희들도 자체사업과 광주시 사업이 있는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300만 원에서 1500만 원까지 다양하게 지원합니다. 현재 주민참여사업으로 공모를 해서 놀이터 개선사업 등이 제안되었는데, 10여 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사실 광산구 안에도 구도시와 신도시가 있는데, 구도시 같은 경우에는 상가들이 작은 화분들을 일렬로 전시만 해놓아도 분위기가 확 바뀔 터인데 잘 안됩니다. 공익활동지원센터를 통해서 이러한 부분들을 풀어가려고 합니다. 

윤: 가장 큰 성과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꼽아 주셨는데요.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먼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정규직의 규모, 현황은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전환하였는지요?

민: 제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냈습니다. 그때 관할하던 분야가 환경, 노동, 문화관광, 복지입니다. 마지막에 추진하려고 계획을 잡았다가 진행하지 못한 것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인데요. 2007년도에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해서 법안을 새롭게 마련했는데,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한다고 하여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안 되겠다 대책을 세우자고 했고, 우선 공공부문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계획 세우고 시범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는데, 결국 진행을 못하고 나왔지요.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장 하면서 제가 관리하는 인력에 대해서 우선 가능하니깐 시작하게 된 것인데요. 취임하자마자 추진하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쉽지 않은 거예요. 이게 내부조직뿐만 아니라 노조마저도 제대로 인식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체 실태조사를 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비정규직 간의 차별도 해소하고 동일한 업무를 지속하는 경우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지요. 그 이후 포럼도 하고 토론회도 하면서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고 서울시에서도 박원순 시장님이 취임 직후 곧바로 시행했습니다. 체계를 잡아서 진행하니깐, 고용노동부에서도 우리 구 사례를 바탕으로 거의 그대로 전국적으로 지침을 내렸습니다.

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뿐 아니라, 공무노동에 종사하는 분들에 대한 급여나 근로조건을 차츰 정규직 공무원과 비슷하게 개선할 계획도 있지요?

민: 제가 취임해 보니깐 똑같은 공공부문 노동인데, 임금체계나 고용형태가 전부 제각각인 거예요. 이를테면 복지 분야 업무만 하더라도 복지관에 고용된 인력과 구에 소속된 인력의 임금이 다릅니다. 그래서 구정과 관련된 노동자들을 모두 모아서 분류를 해보았더니, 크게는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있고, 그 속에 공무원을 포함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있고, 직접과 간접고용이 있습니다. 이게 이렇게 다 달라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무원 임금테이블과 유사한 것을 용역을 통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준을 복지관, 청소용역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시설관리공단을 만들어서 가능하면 공무원이 아닌 공무노동자들은 그것으로 묶어서 공무원과 유사한 노동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윤: 그렇게 했을 경우 총액 인건비는 얼마나 늘어나는지요? 총액 인건비 제도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지요?

민: 사실 비정규직 전환한다고 했더니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다들 그 걱정을 했습니다. 우리 구의 경우 비정규직 대상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연간 약 2억 원 정도 추가되는데, 총액 인건비 대비 0.78% 수준입니다. 다들 돈 때문에 걱정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실제 이유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선출직 단체장이나 주변 사람들이 연계되어 보상을 위해 나눈 자리들 때문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신규채용보다는 기존 인력을 적절히 조정하여 해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우려사항은 정원 문제인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그만큼은 총  정원제도에서 규제받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분들의 경우에는 무기계약직으로 분류하여 따로 관리되고, 또 작년 11월 고용노동부의 지침으로 총액 인건비도 관리기준과 상관없이 인건비 지출이 가능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체장의 의지이지요.

윤: 비정규직 문제는 공공기관보다 일반 기업에서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미 십수 년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 숫자가 정규직 숫자를 넘었다는 통계가 발표된 바 있는데요. 관내 기업들의 비정규직 문제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요?

민: 우리 사회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고, 비정규직 노동자 2명 중 1명이 저임금 계층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정말 우리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계속 고민 중입니다. 우선은 이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의 임금이 최저임금의 90% 수준인데, 우리가 직접 보전은 할 수 없어서 100%를 주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려고 합니다. 오늘도 모임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른바 비정규직 없는 착한 기업들은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찾아서 1차로 지원할 예정이고, 그런 운동을 민간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벌일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기업의 이윤 문제도 걸려 있어서 국가가 적극 나서주었으면 합니다.

공감의 공간 ‘작은 도서관’

윤: 주제를 바꾸어서 민선 5기 전반기 구민 정책 만족도 조사에서 두 번째로 만족도가 높은 사업이 작은 도서관 건립이네요. 기본 현황을 소개해 주시고, 장서 구입이나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요?

민: 도서관은 미래 세대들이 꿈을 준비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평생교육과 문화교류의 장입니다. 작은 도서관은 이러한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지역 간 교육·문화 격차를 줄이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이것이 2000년대 초반에 유행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겼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이용되지 않고 기능이 정지된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작은 도서관은 새로 만드는 것과 함께, 기능이 정지된 곳을 되살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침 시가 작은 도서관 공모사업을 해주어서 31개소를 건립하여 총 63개소가 운영 중입니다.

윤: 작은 도서관은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하드웨어 구축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요. 작은 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지요?

민: 맞습니다. 핵심이 그것인데요. 이번에 작은 도서관 공모를 해서 20여 곳을 뽑았습니다.  운영 주체가 세워진 곳은 가능한데, 주체가 없는 곳은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 도서관팀에서 운영 주체를 세우기 위해 같이 세미나도 하고 교육도 하고 지원합니다. 그리고 작은 도서관 브랜드를 ‘지혜의 등대’라 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더욱 바람직한 것은 우리 구의 작은 도서관들은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자체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기쁩니다. 지역 어르신들이 쌈짓돈을 모으고 재능 나눔으로 광산구노인복지관에 만든 작은 도서관 ‘더불어락(樂)카페’, 아파트 주민들이 폐지 등 재활용품을 팔아 만든 어룡동 ‘철쭉도서관’ 등의 건립 과정은 감동을 넘어 전국 작은 도서관들의 모범이라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장서도 자발적인 주민 참여와 나눔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도서기증 운동본부’를 만들어 지역사회와 기업에 호소하기도 하고, 구립도서관 행사를 통해 모으는 등 지역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를 통해 마련하고 있습니다.

윤: 지난 6월 목민관클럽 연수일정으로 브라질 꾸리찌바를 다녀왔는데요. 꾸리찌바에서도 빈민지역을 중심으로 ‘지혜의 등대’라고 하여 도서관을 55개 지어놨습니다. 모형도 등대와 비슷했는데, 지역 치안 문제와 연계하여 그렇게 설계하였다고 하네요.

민: 여산동 시영아파트 단지에는 주민의 60%정도가 기초생활수급자인데요. 제가 가끔 이곳을 다녀오면 마치 세뇌를 받는 느낌입니다. 작년 11월13일, 마침 안철수 교수가 자기 주식의 절반을 내놓겠다는 메일을 보냈던 날인데, 그날 저녁 7시에 장학금 전달식이라는 작은 행사가 있다고 초청이 왔어요. 10평 남짓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폐지 등을 팔아 모은 돈 1,300만 원으로 300만 원은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위한 급속 충전기를 사고, 나머지 1,000만 원은 그 단지에 사는 대학생 자녀 20명에게 똑같이 50만 원씩 지원해 주더라고요. 제가 깜짝 놀라고 감동해서 우리 구보에 칼럼도 썼습니다. 어려운 사람일수록 공감하고 나누더라는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가 펠트가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도가니’는 없다

윤: 영화 ‘도가니’로 사회복지시설의 투명한 운영과 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내년 1월부터는 사회복지법인의 외부 추천 이사제가 의무화되는데, 광산구에서는 관련 규칙을 개정하여 곧바로 시행했다고요?

민: 도가니 사건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도가니 사건 대책위원회 집행위원 장애인정책팀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했더니, 이분이 방금 전 ‘장애인시설 점검 매뉴얼’을 책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사실 그 사건 이후 어떻게 하나 고민하면서 공익 이사제, 외부 추천 이사제가 있다길래 바로 하자고 했습니다. 외부 추천 이사제는 오래 전부터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오히려 법 제정이 너무 늦었지요.

창조적 일자리, 나눔 일자리

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역경제는 더 힘든 상황인데요. 특히 영세 소상공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저신용 영세 소상공인들을 위한 특례보증 사업을 시작했다고요.

민: 영세소상공인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어도 저신용·무담보라는 이유로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지역경제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영세상공인들의 어려운 처지는 지역경제 활성화란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개선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우리 구는 지난 7월 광주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영세상공인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구가 출연금을 지원하고 재단이 신용을 보증하는 방식입니다. 이제 관내 신용평가 6등급 이하인 영세소상공인도 업체당 2천만 원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청년층을 비롯하여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화두입니다. 2011년 메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받으셨는데요. 광산구의 실업 현황은 어떠하고, 지역 내 고용증진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민: 모든 통계는 광역 단위로 생산되기 때문에 우리 구만의 기초자료는 없습니다만, 광주시의 실업률이 2012년 6월 현재 2.9%, 고용률은 56.4%입니다. 민선 5기의 6대 구정방침 중 경제 분야 목표가 ‘일자리 중심 경제도시’ 건설입니다. 그 궁극적 목적은 ‘일자리 양극화 해소’인데요. 저는 대기업, 명망기업 유치의 부수 효과로 인한 시혜적 일자리에 집중하지 않고, 지역 특성과 지역주민들의 필요에 맞는 창조적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도·농 복합도시의 특성을 살린 ‘사회적 일자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중심으로 하는 ‘공익적 일자리’, 우리 밀·금형·텔레마케터 등 지역 수요에 입각한 ‘지역특화형 일자리’가 그 내용입니다.

민선 5기에서는 1만 3천 개의 일자리 창출이 목표인데, 지난해 말 현재 5264개의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사람과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매월 19일을 ‘19(일구)데이’로 지정해 구인·구직 만남의 장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구청 민원실 안에 ‘광산 나눔 일자리센터’를 설치해 파트타임 일자리 등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윤: 다음으로 재미있는 사업이 광산배수펌프장에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였는데요. 500여 세대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요? 어느 정도 규모인지, 연간 지자체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요?

민: 지난 6월5일 준공식을 마치고 가동 중인 태양광발전소의 용량은 시간당 2MW로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500세대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기입니다. 연간 이산화탄소 974톤, 원유 440톤을 줄일 수 있는 양입니다. 연 3,200만 원의 임대수입이 창출되고, 20년 후 시설이 기부체납 되면 5년간 약 15억 원의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규모는 허가 면적이 약 1만 평 정도이고 사업비는 74억 원으로 전액 한화솔라에너지에서 투자하였습니다.

윤: 배수펌프장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민: 사실 재생에너지사업이 발전사업자 의무할당제로 바뀌면서, 산을 깎아 만들거나 하면서 전국 곳곳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여기는 전국 최초로 배수펌프장 유수지를 활용한 태양광발전소입니다. 홍수 때 임시로 물을 가둬놓는 유수지를 이용해 환경훼손이 없고, 배수펌프장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게 장점이지요. 또 전액 민자 유치로 건립해서 지자체의 부담도 없습니다.

이렇게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좋은 곳이 방송국 안테나가 있는 곳 주변입니다. 도시마다 중계탑 주변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광산구에도 3개나 있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기에는 아까운 곳이고 이론적으로는 태양광발전사업을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윤: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11년 기금운용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표창을 받으셨지요. 5개 기금들을 통합관리해 이자 수입을 늘렸다고 하던데요.

민: 기금 규모가 크지 않아서 수익 규모도 크지 않습니다. 그래도 넉넉하지 못한 재정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인정받아 기쁩니다. 현재 우리 구는 저소득층의 자활을 돕는 사회복지기금, 산업단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평동산업단지관리기금, 재난의 선제적 대응과 재난피해자의 생활 안정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재난관리기금 등 총 5개 기금 45억 원(2010년 말 현재)을 운용하고 있으며, 5개 기금의 자금을 총괄 관리하는 통합관리기금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금운용의 특성상 여유 자금이 발생하는데 이들 기금의 여유 자금을 한 곳에 모아 관리하면 예치 가능한 재원이 커지고 일정 기간 나누어 분리 예치가 가능합니다. 6개 예치금으로 나누어 계약을 유지한다면, 2개월에 한 번씩 만기일이 도래하고 그간 사업비 집행내역을 분석하여 필요한 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을 다시 예치하면 이자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또 개별 기금의 소액 수입 발생 시 이를 모아 일정기간 예치하는 방식으로도 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습니다. 우리 구는 이런 방식을 채택해 전년대비 5500만 원 이자 수익이 늘었습니다. 여기에 기금운영의 투명성·건전성을 높이려 한 노력이 인정을 받아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보다 효율적인 기금운용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아, 2%의 지방자치여

윤: 지방분권국민운동 광주전남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계신데요.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2할 지방자치라는 평가를 합니다. 어떻게 진단하고 계신지요?

민: 저는 ‘2% 자치’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우리 사회구조 자체가 국가를 위해서 지역이 존재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이번 대선에서 제대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이는 분권형 지방자치라 하는데, 국가는 지방정부와 주민이 자치를 잘 할 수 있도록 잘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윤: 지방분권이 매우 중요한 과제임에도 아직 대선 이슈가 안 되고 있는데요.

민: 자치운동, 분권운동 하는 쪽에서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2002년도에는 지방분권이 힘을 받았는데, 2007년에는 지방분권을 추진했던 노무현 정부가 공격을 받는 바람에 의제가 묻혀 버렸습니다. 이 의제를 이슈화시키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보고요. 동시에 고려해 볼 것이 우리 지방자치 구조가 광역과 기초로 이원화된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외국에서도 이런 구조인지 모르겠습니다.

윤: 사실 우리나라는 도의 고유사무가 없습니다. 일본만 하더라도 도도부 4곳을 빼면 현이 150만 명 정도 규모이고 각각의 고유사무가 있지요. 그리고 기초단위인 시정촌은 1만~5만 명 수준으로 작은 규모입니다.

민: 우리의 기초단위 규모는 기본적으로 다소 크지만, 광역단위의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은 듯합니다. 우리의 광역단위는 고유사무나 집행 기능이 없고, 거쳐 지나는 역할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사업에 맞게 골고루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단체에 공모에 응하라고 합니다. 이것은 통제방식인데, 예산뿐 아니라 인사도 이렇게 합니다. 9급으로 들어와서 8급으로 승진하여 일 좀 할만하면, 광역에서 다 차출해 갑니다. 그리고 광역에서는 9급을 뽑아서 다시 자치구로 수습을 배치하는 식입니다. 자치조직, 자치재정권이 제대로 안 주어졌는데, 중간에 광역단체까지 있으니 우리의 자치가 2% 자치라 하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우리가 해보는 것은 아주 미미한 것들입니다.

윤: 공무원 조직은 단체장의 손발입니다. 손발이 잘 움직여야 공약 실현도, 지역사회도 활력이 넘치게 되는데요. 공무원 조직의 변화를 위해서 여러 시도를 해온 듯합니다. 지시가 아닌 ‘자율과 책임’의 구정운영을 시도하셨는데,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요?

민: 민선 5기 출발과 함께 저는 다섯 가지 구정원리를 제시했습니다. 구정 전반을 ‘원칙과 신뢰’로 접근하고, 공직자는 ‘공정과 투명’의 자세로 일하며, 공직자 개인은 ‘자율과 책임’의 덕목을 가지며, 대외관계에 있어서는 ‘연대와 균형’을, 구정 방향은 ‘참여와 혁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주문했습니다.

구체적인 변화를 소개하기보다는 에피소드로 대신할까 합니다. 7월 초 직원 전체 조회 때 일입니다. 한 주무관이 제 신분증과 자치행정국장 등 몇몇 간부들의 신분증을 빼앗아 갔습니다. 직원 장기자랑 시간에 간부회의를 패러디한 꽁트를 선보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실제 간부회의를 연상시키는 리얼한 역할극에 참석한 직원들도, 저도 많이 웃었습니다. 권위와 지시는 웃음과 공존할 수 없습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구청장이 직원들의 웃음의 소재가 되는 현실이 공직사회의 변화를 볼 수 있는 단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사는 적재적소가 아니라 ‘적소적재’다

윤: 공무원 조직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사인데요. 그동안 다양한 시도들을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사의 원칙을 적재적소가 아닌 ‘적소적재’에 두고서, 직위공모제, 집단평가제 등을 도입하였는데, 어떤 변화가 있는지요?

민: 인사권을 조직에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흉도 잡히고 했지만, 저의 의향에 따라 승진이나 전보 조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누구든 승진을 하려면 조직의 평가를 받으라고 하는데, 같은 직급끼리 상호평가하고 부서 내에서도 평가를 합니다.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가 되도록 객관적인 집단평가 시스템을 도입하여 인사 부정을 막고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할 여지를 없앴습니다. 구체적으로 승진대상자들은 전원 직렬단위로 ‘상호평가’를, 5~6급 승진대상자는 부서 내 직원과 5급 간부진의 ‘역할평가’와 ‘부서(팀) 운영계획서 평가’를 거쳐서 승진이 결정되게 됩니다.

윤: 노무현 정부 때 도입했던 평가제도 맞지요?

민: 네, 제가 배운 대로 하려 합니다. 적재적소가 아니라 ‘적소적재’라는 표현도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하신 말씀입니다. 사람을 보고 자리를 내지 말고, 자리를 보고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라는 것이지요. 능력 있는 인재가 모든 현장에 적합한 인재라는 기존 인식을 전환했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주 지자체 중 최초로 ‘전문직위공모제’를 실시했습니다. 공익활동지원, 투게더광산, 다문화 정책 등 6개 분야로 나눠 공모를 실시하여, 일정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인재를 선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공서열에 의한 순환보직 인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직관리의 전문성 향상을 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행정의 전문성·일관성이 확보되고,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윤: 지역의 비전과 광주, 언론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저술하셨는데요. 제일 애착이 가는 책과 그 이유는?

민: ‘지역 권력구조와 언론의 문화정치’라는 책이 있습니다. 급하게 쓴 책이라 많이 다듬어지지도 못했고 잘 알려지지도 않은 책인데,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윤: 언론은 정치를 하면 안 됩니다.

민: 맞습니다. 제가 그것을 이야기한 것인데요. 사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언론이 만든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른바 상업언론이라고 하는 것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도 못하면서, ‘알 권리’라는 것을 무기로 자기들의 이권을 극대화하려 합니다. 광주가 특히 그런 병폐가 심합니다. 광역단위 일간지가 16개인데, 영남권에 비해서 지나치게 많습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많은가 시장분석을 통해서 정리했는데요. 결과적으로 그 이유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지대추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장 밖에서 시장 밖의 수단으로 시장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지요. 도저히 자본주의 상식으로는 동일 시장 내에서 다수가 존재할 수 없는데, 어떻게 가능한가? 특혜지요. 이것이 90년대 생각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지역에 사람들에게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하는 대중매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 민선 5기 후반부에 대한 전망과 다짐, 그리고 목민관클럽 회원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시지요.

민: 요즘 공무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 시대의 정신은 뭐냐. ‘자치가 진보다. 참여가 민주주의다’라고 하는데 저거 왜 하냐.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경제적으로는 기존 시장 만능, 무한경쟁으로부터 사회적경제로 옮아가는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승자 독식의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이제는 공생협력체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 지자체 차원에서는 이러한 시대정신에서 조금만 앞서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보자. 사회적경제로 간다면 협동조합지원팀을 만들어서 이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복지사각지대가 있다면 민관이 함께 해서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그래서 슬로건도 투게더, 함께라고 했지요. 이렇게 이 시대에 요구하는 것을 아주 조금만 앞서서 가자는 것이지요. 우리 목민관클럽 회원들도 한 걸음도 아니고, 한 발자국만 앞서나갔으면 합니다.

진행: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 송정복 (기획홍보실 선임연구원  wolstar@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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