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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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여행사공공의 야심작 ‘세계사회혁신탐방(Social Innovation Road)’은 대륙별 사회혁신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사회혁신의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고 사례별 구체적인 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입니다. 7월 8일~14일 진행된 세계사회혁신탐방 Asia 1기 원정대는 사회혁신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 홍콩과 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우리 함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계사회혁신탐방 Asia 1기 원정대의 사회혁신 탐방기를 연재합니다.



⑩ 세계사회혁신탐방기
작지만 혁신적인 공간 ‘the sync’

the sync는 사회혁신을 위한 창조적인 커뮤니티를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 워킹(co-working) 공간이다. 체인지퓨전에서 인큐베이팅을 하여 개장하였다. 태국 사회혁신가들의 사무실 기능을 하는 8개의 독립적인 데스크들과 2개의 미팅 룸, 3개의 커뮤니티 룸, 1개 다이닝 룸 등 파트너십과 공동 작업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작업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시작단계에 있는 사회혁신사업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 등 사업 인프라를 마련하기 어려운 사회혁신가들을 위해 사무공간과 OA 기계, 사물함, 개별전화, 사업명패 등이 제공되며, 각자의 사업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주어진다. 태국 돈으로 한 달에 600바트로 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he sync는 사회혁신가들 뿐만 아니라 사회혁신에 뜻을 두고 있는 다양한 시민들이 이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임대정책과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the sync에서는 한 사람에게 한 개 이상의 데스크를 가질 수 없는데, 이는 시작단계에 있는 혁신가들에게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크지 않은 규모에 개장한 지 몇 개월이 되지 않아 시작단계에 있지만 벌써 태국 아쇼카재단을 비롯하여 10명의 정규 멤버들이 이 공간을 채우고 있고, 정규 회원은 아니지만 이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운영 매니저인 Mongkolsri 씨는 the sync가 NGO 활동가, 사회적기업가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태국 사회를 보다 더 향상시키기 위한 문화적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시민들에게 미래비전을 확산하고, 보통의 시민들과 사회혁신가들이 이 공간을 통해서 만남이 자주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단순히 물리적 인프라의 제공뿐 아니라 사회혁신 아이디어를 모으는 네트워킹 데이나 이벤트들을 개최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사회혁신가들을 위한 사업 어드바이저와 컨설팅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태국 최초의 시도이지만 이것을 프랜차이즈화하여 각지에 분점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도 있었다.


또한 연수단은 the sync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태국의 다양한 사회혁신가들을 만나 사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쇼카재단, 오픈드림, 독립영화제작자, 어치브 등이 그들이다.

아쇼카재단은 30년 전에 처음으로 사회적기업이란 단어를 만든 조직으로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재단이다. 30여 년 동안 전 세계의 사회혁신리더들을 육성하고 사회발전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요한 투자 분야로는 빈곤의 해결, 환경, 교육, 인권, 건강보건 등이다.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네트워크들로 하여금 도시나 국가에서 육성할 만한 인재를 추천하고 평가 후 그들이 계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쇼카재단의 펠로우로 선정되면 우선 3년 동안 어떤 목적에 사용해도 무방한 충분한 자금을 지원받는다. 개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사회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관련 사업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일할 수 있는 각종 환경을 만들어 준다. 현재 70여 개의 국가에서 3,000명의 회원들이 있고 이들은 각자가 활동을 하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사업을 하기도 한다.

아쇼카 태국은 20여 년 전부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사회적기업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사회혁신가로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들의 비전이라고 한다. 태국 아쇼카 펠로우들 중에는 의사였다가 병원을 그만두고 병원 행정을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있거나 성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권리 보호에 힘쓰고 있는 분들도 있다.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건강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도 전개 중이다. 태국에서 귀족들이 다니는 학교와 일반적인 공립학교의 수준 차이가 커 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주요한 사업 중의 하나라고 한다.

독립영화제작자인 Rimtheparthip 씨는 영화잡지를 만들다가 천편일률적인 영화잡지가 아닌 다른 컨텐츠를 가진 잡지를 만들고 싶어서 태국 영화에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 독립영상을 제작하였다. 어느날 대학 강의를 나갔는데, 학생이 과제를 동영상으로 제출한 것에 영감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태국의 청소년 임신문제를 다룬 영화였는데, 20만 명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였고 유튜브에서 1,200만 뷰어들이 이 영상에 호평을 남겼다. 현재 여러 학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청소년 워크샵과 영화촬영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도 훨씬 큰 성공을 거두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Rimtheparthip씨는 한국시민사회의 역동성을 담은 두 번째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오픈드림의 Susumpow 씨는 정보통신기술이 사회의 격차를 줄이는 것에 관심이 많다. 한국 IT 전문가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고 한국에도 방문을 하였다고 한다. 주로 태국의 작거나 혁신적인 사회적기업들의 웹사이트 구축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고, 체인지퓨전의 닥터 미, 태국 여행 가이드를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에 있다. 이들은 평소에는 영리기업들의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일을 하고 있고 그곳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비영리 사업들에 투자를 하는 모델을 갖고 있다고 우리에게 소개했다.

어 치브는 태국의 청소년들이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10대들이 막상 장래에 대해 고민을 하고 선택을 하게 될 때에는 충분한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진로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미리 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태국의 10대들이 미래에 대해 미리 생각하지 않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으나 다양한 진로에 대한 정보가 없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으며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는 주변의 인식이나 권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치브에서는 자기 찾기 워크숍, 직업체험 워크숍(방학기간을 이용하여 2주간 인턴체험), 장학금 지급 등을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청소년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기에 대해 알고 진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70여 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100%에 가까운 만족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주로 지방에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사회혁신은 갑자기 생겨난 개념이 아니다. 다양한 섹터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서로가 가진 장점을 결합하면서 새로운 방법론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다른 섹터의 활동을 가까이 지켜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잠재력이자 가능성이다. 크고 화려한 공간은 아니더라도 the sync가 있었기 때문에 다섯 명의 태국 사회 혁신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연수단은 대화를 나누면서 아쇼카재단 한국 지부를 만드는 것에 대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고, 다른 분야에 있는 태국 활동가들의 연락처를 받았으며, IT를 통해 시민 아이디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대한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했다. 청소년 직업체험사업을 교류하자는 제안도 할 수 있었다. 변화는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 사회혁신에서 공간이 갖는 의미란 이런 것이다.

글_ 곽현지 (사회혁신센터 팀장 trust01@makehope.org)

연재목록
1) 기묘한 공존의 도시, 홍콩 샴 수이 포
2) 홍콩 샴 수이 포의 특별한 지역운동
3) 창조 도시로 재탄생한 홍콩 코우룬
4) 사회혁신가가 자라는 ‘홍콩창의학교’
5) 홍콩 완차이, 지역사회를 살린 비결
6) 지역의 중심이 된 낡은 블루하우스
7) 어둠 속의 대화
8) 태국에서 만난 청년 사회혁신가들
9) 태국 최대 마약 재배지 더이뚱의 변신
10) 작지만 혁신적인 공간 ‘the s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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