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와 목민관클럽 주관으로 6월13일부터 6월24일까지 10박 12일간, 목민관클럽 브라질 해외연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연수에서는 ‘지속가능 도시 전략, 브라질의 다양한 실험과 실천’를 주제로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꾸리찌바, 리우 지역을 방문하여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다양한 접근 전략과 활동사례를 견학하고, 2012 ICLEI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 총회 및 Rio+20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홍미영 부평구청장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비행시간만 왕복 50시간 넘고 12시간 시차로 낮과 밤이 바뀐 고생길, 웅대한 자연이 품은 브라질에 다녀왔다. 리우+20인 UN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 참관은 물론 그에 앞서 열린 ICLEI(세계지방자치환경협의체) 세계지방정부포럼에서 부평 사례를 발표하고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델인 꾸리찌바를 방문하기 위해서이다. 인천 동구청장을 비롯하여 서울 종로구, 수원시, 울산 북구 진안군 등 전국 기초단체장들이 그 먼 여정을 함께 하며 행정간 연대와 교류도 깊어지니 더욱 보람 있었다.

이번 일정 중 의미 있는 경험 몇 가지를 추려본다.

첫째, 주민참여예산제를 이미 20년 전부터 실시한 도시 벨루오리존치에서 시청 담당 국장의 보고를 듣고 현장에도 나가보았다. 허름한 옷차림의 주민참여예산위원 대표들이 당당한 표정으로 말한다. 동네에 꼭 필요한 학교, 어린이집, 공원, 낡은 집 개보수 등을 무엇부터 어느 장소에 할 것인지 주민들과 깊이 의논했고, 투표한 결과를 시청에서 그대로 집행해서 살기 좋아지고 있다고. 도시 재정이 어려워 시작한 주민참여예산제가 20년이 지난 지금 건전한 재정운영의 모범도시로 만든 것이다. 높아진 시민의식과 함께 말이다.

”사용자

둘째, ICLEI 세계총회 중 지방정부 정상포럼에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생태문화적 도시재생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콜롬비아 보고타시 프로젝트를 추진한 질 페넬로사의 ‘사람을 생각하는 도시’ 기조강연과 함께 부평의 지속가능발전 비전 등이 발표되었다. 3년 만에 멋지게 해낸 콜롬비아 사례에 비하면 부평의 사례는 아기 첫걸음 같은 수준이지만 위기에 처한 우리 구의 절실한 생존전략이자 시대적 사명으로 선택한 지속가능발전 비전을 영문 영상자료는 물론 영문전단과 CD까지 준비하여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NGO 대표단, 전국 의제21 대표단 등 한국 참석자들과 그 외 다양한 국가의 참석자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셋째, 꿈의 생태도시라 불리는 꾸리찌바를 방문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의 결과가 얼마나 도시를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지, 저비용으로도 시민을 위한 시설을 만들 수 있다는 것과 절약과 탄소 줄이기로 환경과 생명이 살아나고 공존할 수 있는지 생생하게 확인하였다. 이미 12년 전 인천시의원 시절에 다녀온 곳인데 그 사이 더 편안하게 잘 사는 곳이 되어 있었다. 다소 매캐했던 공기는 맑았고 아침이면 폐지를 모으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으며, 거리는 쓸지 않아도 될 만큼 늘 깨끗하고 길거리 많은 사람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주민의 85%가 이용한다는 잘 갖추어진 대중교통체계는 아침 바쁜 출근길에도 조용하고 편안하게 주민들을 움직이게 하였다. 폐석장에 버려진 전봇대를 활용해 만든 환경개방대학이나 폐광지역을 자연 복원하여 최저비용으로 지어진 오페라하우스, 폐채탄장을 재생시켜 호수와 폭포로 바꾼 관광명소 땅구아 공원, 빈민지역 주민과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 겸 민원처리 공간인 지혜의 등대, 차도를 줄여 만든 보행자 천국의 꽃의 거리 등 꾸리찌바의 시설과 사업은 시민을 위하고 예산을 절약하며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철학이 깃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인구의 폭발, 환경오염, 폭력과 빈민, 범죄 등으로 얼룩진 이 도시가 “시민을 존경하며 시민의 머릿속에 답이 있다고 믿는” 한 시장이 부임하면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계획행정을 추진한 결과, 세계가 부러워하는 생태환경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환경교육이건 쓰레기 재생사업이건 모든 사업에 어린이부터 시민교육과 참여를 이끌어내서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그야말로 ‘깨어있는 시민들’이 되었다. 꾸리찌바는 지속가능발전 전략은 경제발전, 사회통합, 환경보존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 도시였다. 이번 방문에 이 도시를 변혁한 바로 그 첫 시장 자이메 레르네르를 만났다. 70세 넘어 정계를 은퇴했지만 지방자치단체장 후배들에게 “지방자치의 주인이자 수혜자인 시민들을 존경하고 시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정책을 열정과 희망을 갖고 지금 바로 추진하라”고 강연하며 격려한다.

넷째, 기후변화 재난문제 등을 의논하기 위해 리우+20, UN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 많은 세계인들이 몰려왔다. “지속가능발전은 21세기의 당면과제”로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품위 있는 삶을 제공하여 좀 더 풍요로운 번영을 향해 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그 회의장에서 만났다.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하고 환경부장관과의 미팅을 통해 참가 국가 간 협상 현황을 듣는 것도 방문 과정 중에 얻은 작은 재미였다. 무엇보다 본 회의장과 한국관 정부 부스에 노란색 표지의 “지속가능발전 도시 부평” 영문전단이 당당히 비치되어 있어 참 대견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쉽지 않은 일을 우리 부평 공무원들이 열심히 진행하였다. 그 결과 민간거버너스인 지속가능위원회도 구성하고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그 비전과 전략을 선포하여 국내 및 세계회의에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대견했다. 출국 전날까지 수고하다가 갑자기 병원 신세를 지게 되어 부득이 이번 회의에 오지 못한 직원을 포함하여 부평의 모든 공직자와 이 비전을 끌고나갈 거버넌스 위원회를 비롯한 전문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도와준 희망제작소와 목민관클럽에게도 감사하다. 많은 회의와 현장 방문, 저명 강사와의 만남 등을 잘 계획해주어 10박12일이 값진 여정이 될 수 있었다.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늦은 밤까지의 토론하고 서로 응원하고 격려한 것도 이번 일정에서 얻은 보너스이다.
”사용자

12시간 시차에 밤에는 토끼잠을 자고 낮에는 강행군하며 입에 맞지 않은 음식 때문에 고추장과 컵라면을 눈치 보며 먹으면서도 아픈 곳 없이 씩씩하게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함께 한 모든 이들 덕분이며 지속가능발전 비전과 꿈에 대한 샘솟는 희망 덕분이다. 이런 노력들이 더 확산되어 올해 11월 GCF(글로벌기후변화기금) 유치를 위해 총력을 쓰고 있는 인천시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란다.

글_ 홍미영 부평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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