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홍 일 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시거센터 방문연구원, 희망제작소 연구기획위원

2007년 5월 24일, <경제 및 정책연구센터(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 http://www.cepr.net)>를 방문해, 공동대표인 딘 베이커(Dean Baker) 박사와 약 1시간 30분 정도 인터뷰를 하였다. <경제 및 정책연구센터>는 사람들의 삶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경제 및 사회정책들에 대한 민주적 토론의 확산을 목적으로 하여 1999년에 설립되었다. 이곳은 비교적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주목받는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진보적 싱크탱크이다.
특히 이 연구소는 다른 싱크탱크들과 달리 수준 높은 전문연구성과의 제출과 더불어 대중교육(public education)의 비중을 높게 설정하고 있다. 이들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대중(informed public)’의 존재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의 공유, 각종 계산 프로그램의 제공, 적극적 강연 활동 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경제 및 정책 연구센터>가 주력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교육, 경제, 에너지, 지적재산권, 라틴 아메리카, 여성, 사회보장, 국제노동시장 등 국내외에 걸쳐 광범위하지만, DC 소재의 많은 싱크탱크들과는 달리 외교 및 안보 분야는 중심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 인터뷰에 응했던 딘 베이커 대표는, 현재 미국의 정치가 ‘돈’에 의해 좌우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이러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인터넷에서의 새로운 실험과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접한 대중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소의 활동 중에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이들이 자신들의 언론인용 빈도와 웹 트레픽 규모 등을 단체의 재정규모에 비례하여 계산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경제정책연구센터는 다른 어떤 싱크탱크들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기부관련 전문조직인 채리티 네비게이터(Charity Navigator)에 의해 ‘별 4개’의 평점을 부여 받아 재정운영이 가장 건전한 싱크탱크로 선정되었음을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 및 정책연구센터>는 비록 규모가 작고 비교적 짧은 연혁의 싱크탱크지만, 건전한 재정운영과 효율적인 언론 전략 등을 통해 미국 내의 대표적인 진보적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일표(이하 홍) : 베이커 소장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렇게 <경제 및 정책연구센터>를 방문하게 된 것은, 오늘 자리를 같이 한 이인엽씨의 소개 덕분입니다. 이인엽씨는 현재 조지 워싱턴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에 재학 중이고 지난해에 이곳을 한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럼 우선 일반적인 차원에서 미국 싱크탱크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딘 베이커(이하 베이커) :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 잘 제도화된 중도적 성격의 싱크탱크, 예를 들자면 브루킹스연구소나 도시연구소, 국제경제연구소(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들을 하나로 묶은 이유는, 이들의 인적 충원이 기본적으로 정부로부터 이루어지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했던 많은 사람들을 브루킹스연구소나 도시연구소, 국제경제연구소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후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되면 정부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요. 물론 이들 연구소에는 공화당 행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워싱턴의 권력 구조와 강하게 연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규모면에서 좀 작고, 극단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덜 중도적이고 두 정당 체제에 덜 구속받는 싱크탱크들이 있습니다. 중도좌파 진영의 경제정책연구소나, 보수파 진영의 헤리티지재단이나 케이토연구소 등을 들 수 있겠지요. 이들은 브루킹스연구소나 도시연구소, 국제경제연구소들보다 정당 결합력이 약하고, 자신들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고 바꾸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압력을 행사합니다. 이들에 비하면 브루킹스연구소 등은 중도적이고 매우 신중한 처신을 보여 줍니다. 그들은 기회가 된다면 다음 정부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들이 의심받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습니다. 예를 들면 ‘증권거래세(tax on stock traders)’의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고, 영국의 경우 1%를 부과하는 비교적 높은 세율입니다. 매우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저희는 이 제도의 도입에 대해 여러 군데서 의견을 밝혀 왔습니다. 하지만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길 원치 않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그리고 월스트리트가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경제학자들 가운데는 다음 정권에서 일할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 중 누군가 다음 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후 “당신은 이전에 증권거래세의 도입을 주장한 적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라고 질문을 받는 상황을 만들려 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경제정책연구소나 우리 연구소 사람들의 경우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는 자유롭지만 그들은 자유롭지 않습니다

”?”홍 : 방금 경제정책연구소 말씀을 하셨는데요. 제가 <경제 및 정책연구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미리 자료조사를 하며 느낀 점은, 이곳과 경제정책연구소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점도 많겠지만 말입니다. 왜 그런가요?

베이커 : 약간 그런 느낌이 날 것입니다. 나 역시 경제정책연구소에서 7년간 일했었고, 우리 연구소의 죤 슈미터(John Schmitter)나 헤더 부쉐이(Heather Boushey)도 거기서 일했으니까요. 저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만 죤과 헤더는 경제정책연구소가 내는 가장 중요한 보고서인 <일하는 미국의 현황(The State of Working America)>의 공동저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연구소의 시니어급 연구원 5명 가운데 3명이 거기 출신이니 상당히 강한 연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많은 부분에서 오버래핑이 이루어지고 있고 많은 이슈들에서 비슷한 정치적 원칙과 입장을 가진 관계죠. 하지만 몇몇 분야에서는 그들이 하지 않는 연구를 저희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처방약의 특허분야, 저작권 문제 등의 대안을 만드는 문제 등에 대해 저희는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저작권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데요, 현재 경제정책연구소에는 그런 분야의 전문가들이 없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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