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정치에 무관심하다’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자기중심적이다’
‘주인 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다’
많은 기성세대가 청년세대를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청년세대의 끄트머리를 향하고 있지만. 당사자로서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 만났던 많은 청년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혁신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었습니다.
황희두 후원회원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2018 송년의 밤 – HOPE 호프’에서 처음 만난 그는 정기후원회원으로 가입해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한 산행,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예전에 프로게이머로 활동을 했어요. 당시에는 사회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어느 날, 아버지가 같이 산행하자고 하시더라고요. 몇 차례 거절하다가 가게 됐는데, 그게 희망제작소 후원회원 산행 모임인 ‘강산애’였어요.”
황희두 후원회원의 아버지는 작고 전까지 희망제작소를 열렬히 응원해주셨던 故황태영 HMC(호프메이커스클럽) 후원회원입니다. 아버지를 따라 강산애를 찾은 황희두 후원회원은, 어린 자신을 존중해주고 응원해주는 회원들의 모습에 든든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예전에 여러 단체에 후원하다가 수입이 없어서 잠시 중단했던 적이 있어요. 그러다 생각해보니 후원이 우리 사회가 선순환하는 데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커피 한 잔 덜 마시자는 생각으로 희망제작소에도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황희두 후원회원은 사회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주인 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다는 편견과 정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 근거 중 하나가 바로 황희두 후원회원이 회장으로 활동 중인 청년문화포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년문화포럼(이하 포럼)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청년이 모여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는 단체예요. 정기적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고요. 회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년 당사자인 황희두 후원회원은 청년 문제의 핵심으로 ‘눈치보기 문화’와 ‘주체적인 삶’을 꼽았습니다. 입시 경쟁 위주의 획일적 주입식 교육을 받다 보니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인데요. ‘공시생’, ‘N포세대’, ‘열정페이’ 등 청년을 둘러싼 수식어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포럼 회원분들께 ‘하고 싶은 것을 하자’고 해요. 소소한 프로젝트라고 해도 함께 모여서 진행하다 보면 주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또 서로 대화하고 설득도 해보고 협의를 하는 과정을 겪다 보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을 거고요.”
포럼 내에는 현재 문화예술, 보건, 환경, ICT 등 총 8개의 위원회가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위원회별로 정도는 다르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모두 열심히 활동 중이라는데요.
“마케팅위원회에서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위한 프로젝트를 크라우드펀딩으로 진행해보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휴면상태인 패션위원회에서는 예전에 노란 목도리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분들께 노란 목도리를 세월호 리본 모양으로 둘러드리고 사진을 찍어드리고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데요.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시민과 사회를 연결하고 싶다
포럼을 운영하며 좋은 리더, 좋은 조직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다는 황희두 후원회원. 극심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그는 회원들이 포럼 활동으로 자신의 내면을 꽉 채우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 개개인이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건강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청년문화포럼 홈페이지 → 바로가기)
“올해 초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관해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니까 정치 욕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는데요. 이 인터뷰를 빌어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저는 정치를 하고 싶지 않아요.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시민과 우리 사회를 연결하는 데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유튜브도 그중 하나고요.” (황희두 후원회원 유튜브 채널 → 바로가기)
앞으로의 활동 계획 혹은 바람을 묻는 말에 황희두 후원회원은 ‘죽을 때까지 지금처럼 살고 싶다’라고 답했습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찾는 그의 모습을 보며 희망제작소가 그리는 ‘시민연구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진행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bliss@makehope.org
– 사진 : 유다인 이음센터 연구원 | yoodain@makehope.org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bliss@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