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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차별 철폐, 선진국을 배울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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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경로 우대나 장애인 배려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65살 넘은 이들에게 주는 지하철 무임승차권은 외국 국적자에게 그림의 떡이다. 장애인 주차 구역도 외국인 출입금지다. 장애인 등록증 발급 대상이 아닌 탓이다. 주민등록번호가 없어서 각종 인터넷 서비스 가입도 어렵다. 당사자가 아니고는 문제점을 느끼기 어려운 ‘감춰진 차별’들이다.

이주 노동자 인권 탄압 등 중대한 차별 문제들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차별을 없애는 데 힘을 보태는 한국인들도 곳곳에 많다. 하지만 크고작은 복지 혜택에서 존재하는 외국인 차별은 무관심 속에 묻혀 있었다. ‘거대한 문제’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세세한 부분은 소홀히하는 한국 사회의 약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처럼 느껴진다. 소수자들을 배려하는 의식이 아직 미약한 탓일 수도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불합리한 관행들이 많다는 것은, 한국 사회가 그만큼 덜 성숙했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이래저래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외국인에게 경로 우대 혜택을 주지 않고 장애인 등록증을 내주지 않는 일 따위가 사소하거나 작은 문제만은 아니다. 이런 조처의 밑바닥에는 외국인은 ‘우리’에 끼워줄 수 없다는 배타성이 도사리고 있다. ‘한국 사람 챙기기도 바쁜데, 언제 외국인까지 …’라는 흔한 반응도 이런 배타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극복될 수 없는 배타성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사회 전반의 관행들을 다시 따져보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 결혼이나 일자리를 위한 이주가 크게 늘면서 외국인들이 점점 더 한국 사회에 깊숙이 자리잡아 가는 걸 생각할 때, 외국인 처우 원칙을 제대로 세우는 일은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인권 선진국들은 장애인 배려나 기본적인 인권 보호에서는 국적을 문제 삼지 않는다. 복지 문제에서도 국적보다는 기여도를 더 따진다. 각종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세금을 충실히 내는 외국인에게는 자국민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이제는 우리 정부도 이런 원칙을 정책에 반영할 때가 됐다.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고,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가 불러올 사회 통합 문제에 미리 대비하는 의미도 있다.

기사등록 : 2007-05-31 오후 06:34:58 기사수정 : 2007-05-31 오후 0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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