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 희망모울은 <위기의 한국경제, 진단과 새로운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창립3주년 기념 특별 강연을 준비하였습니다. 국내외의 다양한 문제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 때, 한국 경제의 비전과 전망을 나눌 수 있는 다섯 분의 최고의 강연자를 모셨습니다. 그 둘쨋날인 3월 19일, 희망제작소 2층의 희망모울에서 이한구 국회예결특위원장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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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제대로 대처 못하면 사회적, 정치적 혼란 감당할 수 없을 지도

이한구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한국경제 진단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많은 국민들이 힘들다고 아우성이지만, 그는 한국은 아직 위기에 진입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재정을 경기회복에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의견을 명확히 했다. 초기에 너무 많은 체력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지금 너무 많은 재정을 지출하는 것은 이후 정말 문제인 상황이 닥칠 때 다른 수단이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한구 위원장은 여당 중진의원이면서 국회 예결위원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다. 여권의 핵심인사라는데 이견을 붙일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대책과는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강연 내내 읽을 수 있었다. 들어 왔던 대로 그는 원칙주의자였다.

우리나라만 경제위기 빨리 극복한다는 주장, 비과학적이고 비현실적

이 위원장은 지금의 세계경제를 동시불황, 곧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과 유럽 모두에 불이 붙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과 실물의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회복시기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 위기는 지난 10여 년간의 세계경제 호황이 만들어낸 거품 때문인데다가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생긴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하루아침에 치유될 수 없고 한 번 무너진 신용은 회복하기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만 그 추세에서 벗어나서 빨리 잘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과학적이고 비현실적인 전망이라고 비판했다.

양극화 확산⇒ 도덕적 해이 심각⇒ 다시 신뢰 상실의 경제 악순화 나타날 수도

이 위원장은 이제 선진국에서조차 경제 불안이 사회 불안과 정치 불안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양극화가 확산되고 도덕적 해이가 심해지면서 그것이 또 다시 신뢰의 상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향후 상황을 내다봤다. 그는 또 “앞으로 국가, 집단, 계층 모든 분야에서 굉장한 생존게임에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자기만 살아야겠다는 집단 이기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예를 들어 마이너스 4% 성장이라 할 때, 모두의 수입이 균등하게 4%씩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밑바닥 사람들’의 수입이 급속하게 줄고, 중산층이 무너지는 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는 사회가 지탱되지 않을뿐더러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혼란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전망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위원장은 현 위기 상황에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공공부문, 은행, 대형 노조 관련된 직장들이 아직도 자기들 욕심 채우기에만 급급한 채 위기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은행, 의사, 약사 등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한 수입을 얻어가는 집단들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추경예산, 규모보다 내용이 더 중요해

최근 가장 관심이 집중된 추가경정예산편성과 관련하여 이 위원장은 “규모는 중요하지 않고 내용이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 위기 극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 관점에서 하나하나 따져볼 일이다”라고 말했다. 첨예한 이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FTA가 가져올 이익은 수출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하청업체 등 사회의 전 분야에 파급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농업을 “불쌍한 분야, 뒤쳐진 분야로 취급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일본의 예를 들어 농업을 생명공학과 연결해서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희망제작소 3주년 특별강연의 19일 강연자인 이한구 위원장과 18일 강연자인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현 위기진단은 비슷했다. 그러나 해법은 명확히 갈렸다. 김종인 전 수석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반면, 이 위원장은 여전히 시장의 작동 메커니즘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그 차이다. 비관적인 전망이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 위원장은 지금이 위기임은 분명하나 선진국 경제로 나아갈 단계인 한국의 상황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