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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아니라고 말하는 천사 이야기

‘운명, 우연, 사랑’ 이 세 가지 단어를 듣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제일 먼저 떠올릴까?

거역할 수 없는 운명적인 사랑, 혹은 자신이 했던 사랑의 잔상을 조각 맞추기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 이 세 단어는 한 사람의 천사를 떠올리게 하는 주문과도 같다. 바로 우연인 듯 운명처럼 다가와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천사, 굿네이버스 서울 성북 아동학대 방지센터의 서은경 팀장이다.

뽀얀 피부에 아기자기하고 앳된 얼굴의 서은경 팀장을 나는 타고난 사회복지사, 하늘이 내린 아이들의 천사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대하는 따뜻함과 배려는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이고, 아이들을 향한 열정 또한 부여받은 천성으로 믿었다. 그러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서은경 팀장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뜨거움을 가진 사람이었다.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사회복지학을 선택하게 되었나?

“저, 천사 아니에요. 사실 이런 이야기하기 너무 부끄럽지만 사회복지학을 선택하게 된 것도 제 의지만은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때 공부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었는데 수능을 못 봐서 점수에 맞춰서 쓴 것도 있고, 선생님께서 고등학교 때 이기적으로 공부만 하고 살았으니 남 돕는 일도 해봐라 하시더라고요.(웃음)”

서은경 팀장의 솔직한 사회복지 입문 이야기는 충격적이면서도 모두의 희망가처럼 들린다. 하늘이 내린 천사인 줄만 알았던 그녀의 털털한 이야기는 그녀를 더욱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하였다. 사회복지는, 누군가를 돕는 일은 거창하거나 하늘이 내린 천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구나 천사다. 누구나 천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복지 분야 중에서 아동복지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대학생 때는 여성 쪽에 더 관심이 많아서 여성학회도 하고 여성영화제도 따라다니고 그랬어요. 그런데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까 여성도 여성이지만 더 약한 존재인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더라구요.”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을래요

-아동복지를 하면서 특히 어려운 점이 있다면?

“아동복지는 다른 복지들과 접촉점부터 달라요. 다른 복지 서비스들은 수혜자와 복지사들 간의 협의가 순조롭게 이루어져서 도움을 쉽게 드릴 수가 있는데 반해서 아동학대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개입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기가 쉽지 않아요. 방임가정의 경우에는 특히 아이들이 그 생활에 젖어 있어서 자신이 문제 상황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까지 개입을 원하지 않게 되면 정말로 어려워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손을 놓을지라도 자신은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말하는 서은경 팀장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다양한 놀이치료, 아이들의 자존감을 심어주는 교육 등 예방 사업과 치료 활동을 펼치면서 만나게 되는 상처 입은 모든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고 결국 꽃피듯 피어난다.

마구 칭찬해 주세요, 그리고 안아주세요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것 같다.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

“제가 청소년 시절에 꿈이 없었어요. 그저 당장 시험 잘 봐서 부모님 보여드려서, 부모님 기뻐하시는 게 꿈이었거든요. 그래서 아이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멀리 내다보고 그냥 천천히 아이를 기다려주는 그런 엄마요.”

서은경 팀장이 아이들의 교육에서 ‘꿈’ 이외에 한 가지 더 추천하는 교육 방법이 있다. 바로 ‘칭찬’이다. 아이들 학교 교육사업을 진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기 칭찬이 인색하다고 한다. ‘잘 하면 칭찬받는’ 생활이 아니라 ‘못하면 처벌받는’ 생활이 익숙해져 버린 탓이다.

어떤 사소한 것이든, 아이들이 무언가를 잘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칭찬받아야 할 것’들이다. 스스로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도 칭찬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따뜻하게 품어 안고, 머리가 아닌 가슴을 채워주어야 하는 것이다.

돕고 싶은 마음을 일깨워 드립니다

-굿네이버스 같은 NGO단체의 역할은?

“사람을 깨워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단지 성공이나 돈, 다른 욕심들에 묻혀서 잠시 잊고 있을 뿐이에요. 이렇게 잊고 있는 사람들의 문을 두드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군가를 돕는 마음을 깨울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여야죠.”

아동학대 방지 활동을 시작한 지 6년째에 접어든 서은경 팀장은 일이 익숙해지면서 본인이 타성에 젖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아이들이라는 중심, 그 본질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진 서은경 팀장을 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인 듯하다.

사람을 도우면서 느낄 수 있는 감사함, 본인이 잊고 있는 따뜻함 찾을 수 있는 이 행복한 일에 당신 안에 잠자고 있을 천사의 문을 두드린다.

[글,사진_박순천/해피리포터]

굿네이버스-서울 성북 아동보호 전문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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