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

‘이주노동자’도 책을 읽는 문화적 존재

“외국 노동자들이 무슨 책을 읽어? 일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우리 애들은 책 안 읽어.”
‘아시아인권문화연대’(이하 아시아연대, 대표 이란주) 도서관 프로그램의 일환인 ‘공장으로 찾아가는 도서관’ 소개차 인근 공장을 찾은 봉사자들은 한국인 관리자들에게 냉대를 받기 일쑤였다. 이주노동자는 한국인 관리자들에게는 그저 공장을 움직이는 부속품 같은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 50만 시대, 이주노동자를 동네 이웃으로 마주치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렇지만 한국인의 차가운 시선은 이주노동자들의 ‘코리안 드림’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한국인의 시각은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태도, ‘혹은 도와줘야 할 불쌍한 존재’로 인식하는 극단적 측면이 있다. 많은 한국인들은 그들의 교육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신국가의 낮은 경제수준과 단순 노동력을 요구하는 하는 그들의 직업 때문이다. 그러나 이주노동자 가운데 상당수는 본국에서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지식인이다. 고된 노동과 잦은 일자리 이동, 낯설고 냉대 받는 이국땅에서 향수를 달래기 위해 모국어 시집 한 권을 머리맡에 두는 것도 그들에게는 작은 사치다. 책 한권 볼 시간적 여유도 없고, 모국어 출판물을 구하는 것 또한 어렵기 때문이다.

잿빛 공업단지와 낡은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는 부천시 원미구. 여느 공업지대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의 재래시장 부근에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강남재래시장 안쪽에 아시아연대가 운영하는 <꼬마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다. <꼬마도서관>은 이주노동자와 지역주민이 책과 문화를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작은 공간이다.

”?”꼬마도서관의 아장아장 성장기

‘꼬마도서관’은 여느 이주노동자 상담소나 쉼터 귀퉁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주민 모국어 자료 몇 권으로 출발했다. 아시아연대가 2005년 도서관을 구상할 즈음만 해도 사무실 내 책장에 덩그러니 꽂혀있던 외국서적 10권이 ‘소장 도서’의 전부였다. 노동자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에는 일단 책의 종류가 너무 부족했다. 사무실에 드나드는 이주노동자들의 국적이 16개국이 넘었는데, 그만큼 다양한 나라의 책을 구하는 게 도서관 만들기의 가장 큰 난제였다.

꼬마도서관의 시작에 대해 아시아연대 이란주 대표는 “좋은 의도로 꼬마도서관 사업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확신을 하지 못했다. 하루 12시간 이상 근로시간에 지친 사람들이 책 읽을 시간과 여유가 없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담을 하러 사무실을 방문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국어로 된 책을 접했을 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꼬마도서관 사업을 계속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
여러 후원자의 도움으로 책이 한 권씩 늘게 되자 이번에는 서가를 꾸밀 공간을 마련하는 문제에 부닥쳤다. 그래서 ‘공장으로 찾아가는 도서관’ 서비스를 생각해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새로운 과제가 생겼는데, 공장으로 찾아가서 책을 대출해주고 회수하는 일을 해 줄 인력과 차량 문제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어려움은 공장의 한국인 관리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그래도 열성적인 자원봉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찾아가는 꼬마도서관’은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사무실을 찾는 이주 노동자들의 수도 늘어났다.

조금씩 규모를 확장해나가던 꼬마도서관은 결국 지난해 11월 아시아연대 사무실을 벗어나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강남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정식으로 꼬마도서관을 개관했다. 33㎡ 의 작은 공간 안에 그간 늘어난 6천 여 권의 책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장서 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5개국 언어에 불과하던 책 종류가 한국어는 물론 네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러시아를 비롯한 13개국 언어로 늘어났다.

”?”이주노동자를 위한 도서기증 캠페인

좋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의 종류와 양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이다. <꼬마도서관>의 책이 늘어나도 종류가 한정적이기 때문이 보고 싶은 책을 찾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많다. 원하는 책을 구입할 비용은 아시아연대의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후원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책을 사서 후원하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도서기증 캠페인’을 구상했다. 책을 사서 보낼 수 없는 경우에는 네이버 해피빈의 콩으로 책값을 기부하거나 후원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캠페인은 든든한 지원군을 얻기도 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아름다운 재단과 아시아나 항공이 진행하고 전국 열 곳의 이주도서관이 함께한 ‘책날개를 단 아시아’ 캠페인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그 결과, 10월 중순에 아시아나항공 취항지에서 구입한 2천100여권의 책과 개인도서기증자들의 정성이 <꼬마도서관>에 모였다. 자원봉사자와 도서관 단골 이주민들의 도움으로 책 분류 작업을 마치고, 캠페인에 참여한 전국 이주도서관과 골고루 나눴다.

이란주 대표는 “<꼬마도서관>은 이제 첫 걸음을 떼고 있는 단계”라며, “장서확보 문제, 공간 확보 문제와 함께 도서관을 홍보하는 문제는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사안이다. 때문에 한 가지씩 순차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세 가지 문제를 조금씩 연계해서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지친 삶을 위로해주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아시아연대에서는 <꼬마도서관>만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꼬마도서관>을 비롯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상담과 지원, 이주민 쉼터 운영, 귀국 및 재통합 지원 사업, 다문화이해교육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연대도 여느 이주노동자 단체처럼 상담과 지원이 기본 업무다.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상담하는 내용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같은 노동문제다. 다음으로 폭행과 사기, 의료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담?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상담과 지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주민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아시아연대 사무실로 쓰는 옥탑방은 부분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좀 더 아늑한 공간으로 변했다. 커튼을 바꾸고 방을 아늑하게 만드는 작은 공사을 거쳐서 전보다 살뜰하게 <이주민 쉼터> 운영을 꾸리려는 작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 추운 겨울에 갈 곳이 없는 경우, 몸이 아프거나 실직 문제 등으로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잠자리를 나누는 것이다.

아시아연대가 쉼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6년 전 한 이주노동자의 자살소식을 듣고 난 직후다. 일자리 없이 떠돌다 본국에서 가져온 돈도 떨어지자 현실을 비관해 죽음을 선택한 것이었다. 당시 이란주 대표는 “이주노동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방 한 칸만 있었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부천 아시아연대 옥탑방에 쉼터를 마련했다.

아시아연대가 쉼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6년 전 한 이주노동자의 자살소식을 듣고 난 직후다. 일자리 없이 떠돌다 본국에서 가져온 돈도 떨어지자 현실을 비관해 죽음을 선택한 것이었다. 당시 이란주 대표는 “이주노동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방 한 칸만 있었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부천 아시아연대 옥탑방에 쉼터를 마련했다.

”?”오는 11월 11일에는 부천시 도당동에서 ‘아시안 파티’라는 작은 잔치를 마련한다. 아시아연대가 있는 부천시 도당동은 이주민과 한국인들이 어울려 사는 동네지만 지금껏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자리는 없었다. 때문에 아시아연대가 팔을 걷고 인근 이주민과 한국인이 이웃으로 만나는 작은 잔치를 마련했다. 이 날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작은 가면을 쓰게 된다. 피부색이나 겉모습을 감추고 모두 같은 이웃이 되어보자는 의미라고 한다. 한켠에서는 겨울옷 바자회도 열린다. 안 입는 겨울옷을 기증받아서 이주민 이웃들과 나누는 행사다.

책을 나누는 ‘마음참일꾼’이 되어주세요

아시아연대에서는 자원봉사자를 ‘몸참일꾼’이라고 부른다. 시간과 몸을 내여 직접 활동으로 참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바쁜 일상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후원이나 측면지원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마음참일꾼’이라고 한다.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책 한 두 권을 구입해서 <꼬마도서관>에 보내는 작은 일이 마음을 나누는 큰 실천 이 된다. 이제 막 걸음을 떼기 시작한 <꼬마도서관>이 많은 ‘몸+마음참일꾼’의 동참으로 무럭무럭 자랄 것을 기대해본다.
[글/ 박혜민 _ 해피리포터, 사진제공/ 아시아인권문화연대 ]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전화 : 032) 684-0244
e-mail : asoansoro@empal.com
홈페이지 : http://happylog.naver.com/asiansori.do
자원활동 참여 :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279-1 3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