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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호선 상계역 3번 출구로 나와 아파트 단지 하나를 끼고 돌면 서울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조각나지 않은 하늘이 펼쳐진다. 작은 길목마다 늘어선 과일가게, 소금구이 집, 동네 슈퍼를 거쳐 주택 사이로 난 조그만 골목길. 물길을 따라 걷듯 고불고불 돌면 냇물처럼 푸른 포스터가 우리를 반기는 곳, 그곳에 바로 「중랑천 사람들」이 있다.
「중랑천 사람들」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중랑천에서 세 차례나 발생하자 환경문제에 뜻이 있었던 몇 사람이 모여 발족한 지역 환경 NPO다. 상근자 세 명과 생태해설을 돕는 자원봉사자 대여섯 분이 주축이 되어 「중랑천 사람들」을 이끌어 가고 있다. 「중랑천 사람들」은 매해 중랑천에 나무와 풀꽃을 심는 ‘중랑천에 초록생명 불어넣기’, 아이들의 눈에 비친 중랑천의 모습을 그려보는 ‘푸른 중랑천 만들기 그림 그리기 대회’, 중랑천에서 한강까지 물길 따라 떠나는 ‘물빛아이들의 환경캠프’, 중랑천의 발원지에서 한강까지 걸어보는 ‘중랑천 전 구간 도보탐사’ 등의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자연을 닮은 사람이 우리와 함께 하죠”

그 중에서도 특히 요즘에는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환경교육 생태안내자 양성과정인 ‘자연을 닮은 여성 생태교실’을 꾸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생태해설가는 숲, 하천 그리고 공원에서 아이들과 자연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강좌를 맡은 강사 중에는 ‘「중랑천 사람들」 생태해설가’가 기재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현재 「중랑천 사람들」을 돕고 있는 생태해설가들은 3년 전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중랑천 사람들」에 들어오게 된 분들이다. 2년 간 노동부의 지원으로 교육을 받고 활동하시던 분 가운데 몇 분이 이곳과 마음이 맞아 계속 해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주민이 자신이 사는 동네의 특성과 자연 환경을 알고 그것을 아이들과 다른 지역주민에게 알려주는 사람을 만들고자 하는 일이 진행 중인 ‘환경교육 생태안내자’를 키우는 일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발을 들여놓았다가, 쑥스러워 목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고 쭈뼛쭈뼛하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를 힘들어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신이 나서 아이들에게 우리 생태를 안내하는 변화과정이 마냥 신기하고 즐겁다는 강시원 사무국장의 목소리에 생기가 넘친다.”?”“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힘들어요.”

「중랑천 사람들」은 지역에 뿌리를 둔 NPO인 덕에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이 알아보고 아는 척 하는 등 쑥스럽고도 재미난 일도 많지만, 나름의 고충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작은 단체이다 보니 방과 후 학교 교육의 일환으로 생태교육을 학교에 신청하려 해도 널리 알려진 전국적 단위의 단체에 비해서는 입지를 선점하는 일이 어렵다. 또 환경 분야는 무엇보다 지역적인 일이기 때문에 지역 일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름이 「중랑천 사람들」이다 보니 왜 중랑천과 무관한 일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한 지역에서 천천히 성장하고 주민 스스로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동네 운동이야말로 올바른 길이라고 믿기에 이런 난관들이 큰 어려움이 되지는 않는단다. 다만 단체의 특성 상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그 중 NPO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간혹 있다고 한다. 그런 일에 부딪칠 때마다 이 일을 내가 왜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감까지 든다고 한다. 주민들의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지역사회가 변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사례다.”?”“관심과 애정이 있다면 어떤 시니어든 오케이..”

「중랑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해피시니어는 어떤 분이 있을까? 생태활동가가 되어 지역주민들에게 중랑천을 소개하는 일 이외에 다른 활동 영역이 있지 않을까? 주변 사람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하면서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아, 내가 너무 좁게 생각하고 있구나! 환경단체이기에 환경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나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을 거라는 테두리에 스스로 갇혀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폐수처리를 하던 기술자 해피시니어라면 중랑천 수질 모니터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찾아보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해피시니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사람이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고, 사람이 자연을 소외시키지 않는 중랑천이 될 겁니다.”

그렇다면 「중랑천 사람들」이 꿈꾸는 중랑천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중랑천에 들어서는 진입로는 경사가 너무 심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들어설 수가 없다. 진입로마저 없었던 과거에 비하면 형편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중랑천이 흐르는 길옆에 사시면서도 여태껏 한 번도 중랑천에 와볼 엄두를 내보지 못했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 아직 중랑천은 아직도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경주용 자전거가 아니라 세발자전거와 휠체어도 제 속도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좁고 조금 헤맬지는 몰라도 하늘을 품고 그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 골목길처럼 푸근하고 정다운 곳, 사람이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고 사람이 자연을 소외시키지 않는 곳, 바로 그런 곳이 「중랑천 사람들」과 우리가 꿈꾸는 중랑천일 것이다.

[해피리포터] 안혜영/이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