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베지투스>

우리는 건강을 챙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모든 병의 근원은 육식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꼭 지켜야 하는 원칙 같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한의사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렇다고 그가 채식주의자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육식이 내포한 위험을 알고 있는 전문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말에 신뢰가 갔다. 내가 모르는 분야의 전문인이 그렇게 단정적으로 대답하는 것을 듣는 순간, 채식에 대한 관심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렇게 채식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품고 만나본 베지투스의 대부분의 회원들은 건강을 위한, 내 몸을 위한 채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이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는 공통된 사상은 ‘생명존중’일 뿐.

녹색연합의 회원모임으로 2005년 11월 25일 발족한 베지투스는 실질적으로는 녹색연합의 회원인가의 여부를 떠나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율적인 단체이다. 등록제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이 모임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베지투스의 회원이 될 수 있다. 이제까지 베지투스를 방문하고 관심을 보인 회원은 약 70~80명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히 활동하는 회원은 약 10명 정도인데 이들은 모두 생명을 존중하자는 자신들의 가치관에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채식을 한다. 곧, 건강을 목적으로 채식을 시작했던 사람들은 이곳을 금방 떠나게 된다.
”?”건강하고, 생기 있고, 온전한 모임 베지투스
옥스퍼드 사전에는 vegetable이라는 단어가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vegetarian 말이 이 단어에서 파생되어 ‘야채만 먹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상식이다. 이 단어는 ‘건강한, 생기 있는, 온전한’ 이란 뜻을 담고 있는 vegetus(베지투스 또는 베게투스)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 곧 베지투스적인 삶을 살고자 했던 사람들이 바로 베지테어리언(vegetarian)들이다.

진정한 베지테어리언들은 육식의 삶이 그들이 지향하는 건강하고 바른 삶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나뿐만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진정한 베지테어리언의 삶이라고 본다. 그래서 베지테어리언들은 그들의 신념과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육식에서 벗어나 채식을 지향하는 것이다.

나는 이 모임의 이름인 베지투스의 진정한 뜻을 알고서야 비로소 베지투스가 ‘동물을 사람들의 식단 위에 올리지 않겠다.’ 는 단순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운영되는 모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베지투스 모임의 작은 목적은 채식문화의 확산이다. 하지만 더욱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함께하는 삶’이다.

베지테어리언이라고 해서 모두 육식을 금하는 것은 아니다. 채식에는 조류와 가금류를 포함하는 채식인 세미채식, 조류나 가금류는 먹지 않지만 생선과 해물 등을 포함하는 페스코 채식, 생선 종류는 먹지 않지만 달걀과 우유 ? 유제품은 먹는 락토오보 채식, 생선 ? 해물 ? 달걀 등 짐승이 근간이 되는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다만 우유 ? 유제품은 섭취하는 락토 채식, 유제품을 포함한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는 비건 채식 등이 있다.

하지만 베지투스 회원들은 위에 나열한 채식의 종류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괜찮다. 다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좀 더 생기 있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베지투스는 한 달에 네 번 정기적으로 모인다. 첫 번째 주에는 재활용 만들기 모임을 갖고, 둘째 주에는 식사모임과 더불어 베지투스 운영방안에 대한 논의를 한다. 셋째 주에는 평화ㆍ인권ㆍ환경 등과 관련된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고, 넷째 주에는 책읽기 모임을 갖는다. 베지투스는 단순히 건강한 나의 삶,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만 모인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네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려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또한 비정기적으로는 버마 어린이 돕기, 팔레스타인 어린이 돕기 등 우리 주위의 연약한 생명을 함께 지켜내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모금 운동도 한다.

”?”베지투스는 일 년에 세 번 큰 행사에 참가한다. 지구의 날, 전국 베지테어리언 모임, 채식문화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지구의 날’은 1970년 미국에서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고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2000만 명의 환경론자들이 모여 대규모 자연보호 캠페인을 전개한 날을 기념해서 제정된 날이다. 그날 이후 매년 4월 22일이 되면 베지테어리언들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단체들이 여러 가지 캠페인을 벌인다. 그래서 베지투스도 ‘지구의 날’에 녹색연합의 후원으로 채식을 홍보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작년엔 콩고기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행사를 했고, 올해엔 채식 햄버거를 선보였다.

사실, 베지투스는 이렇게 큰 행사가 아니면 특별하게 후원을 받고 있진 않다. 가끔 ‘지구의 날’과 같은 행사 때면 외부에서 물품후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상업적인 후원의 성격이 베지투스 모임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흐릴까봐 쉽게 손을 내밀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충분한 후원을 받을 수 있다면 꼭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베지테어리언 모임인 IVU(세계채식인연합)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한국 채식문화와 관련된 활동 ? 정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아직까지 한국의 채식문화와 관련한 체계적인 정리 작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의 베지테어리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채식과 관련된 음식점 등의 정보를 찾을 길이 없어 헤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베지투스는 만약 순수한 후원이 들어온다면 한국 채식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기 원한다. 또한 이와 관련된 책자를 간행하고픈 마음이 있다. 베지투스 대표 조상우씨는 아직까지 이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동물을 존중은 인간 존중
그날 함께 감상했던 ‘어슬링즈(Earthlings)’라는 다큐멘터리는 인간의 배를 채우기 위해 혹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동물학대를 서슴지 않는 인간의 모질고 잔인한 행각들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었다. 헤르만 헤세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동물들에게 인간은 모두 나치와 같다”고. 그의 말처럼 우리들은 유대인들을 가스실에 넣어 대량 학살시킨 나치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그 손으로 동물들을 대량학살한다. 동물에게 는 우리가 나치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육식은 범 환경적인 차원, 에너지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곡물의 3분의 1이 동물 사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만약 우리가 채식을 실천하여 이 곡물을 아낀다면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모두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물을 사육하는 데는 밀과 같은 곡물을 기를 때에 비해 물이나 에너지 비용이 100배는 더 든다고 한다.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돈이 육식으로 우리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베지투스 대표 조상우씨는 동물도 인간과 똑같은 생명이라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동물도 우리와 같은 귀중한 생명입니다.” 그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교과서적인 말을 했지만, 이런 신념은 항상 그의 인생철학 중심에 있었다. 조상우씨는 약 100여 년 전 여성과 흑인의 인권을 존중해야한다는 생각이 꽃피면서 그들의 유린된 인권이 회복되었듯이, 동물의 생명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모든 사람들에게 심어지길 바란다.

베지투스에서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한다. ‘우리’의 생명이 소중한 것처럼, ‘이들’의 생명, ‘그들’의 생명, 그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고.

[유혜선_해피리포터]

베지투스

전화 :02-747-8500
대표 조상우씨의 연락처 :017-728-3472
홈페이지 : http://club.cyworld.com/govegetus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