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한민국의 ‘노동’과 관련하여 ‘실업, 노사분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전체 노동자의 50%를 육박하는 비율로 급속히 증가하는 ‘비정규 노동자’ 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비정규 노동은 자본의 ‘유연화 전략’ 아래, 자본가들의 편의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 노동자들은 대부분 고용과 해고, 저임금, 복지후생 비용 절감, 노동 강화 등을 통해 열악한 조건을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비정규 노동은 더욱 확산될 것이며,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 노동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에는 분명 어려운 요소들이 산재해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인권문제’이자 ‘노동문제’이며, 나아가 ‘사회문제’인 비정규 노동자 문제를 사회적 중대 과제로 파악하고, 비정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2000년 5월 20일 설립되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편집부장 류한승 씨와 한국의 비정규 노동자 문제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소개해 주십시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한국사회에서는 빈곤과 양극화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저희는 그 첫번째 원인이 경제성장과 발맞춰나가지 못하는 고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비정규직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불안정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비정규 노동 문제를 포괄적 사회운동으로 해결하고자 2000년도에 센터를 설립하였습니다. 사실 센터 설립 당시에는 비정규 노동 문제가 우리사회의 핵심 의제가 아니었고, 일반 시민들이 매우 생소하게 느끼는 영역이었습니다. 비정규 노동 센터 초기에는 연구조사 작업이 주를 이루었는데, 비정규 노동자 실태를 파악하고,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의제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활동하였습니다. 또 센터 부설기관으로 법률 상담, 법률 지원을 해주는 노무사를 마련하였고, 비정규 노동자가 스스로 조직을 만들 수 있도록 연대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비정규 노동자 현황은 어떤가요?
“비정규 노동자라는 개념은 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계층을 일컫는 것으로, 비정규 노동자를 ‘그 외’로 보는 ‘잔여물적인 개념’입니다. 정규직 노동자는 고용주와 정상적인 근로계약을 맺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퇴직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비정규 노동자들은 현재 법으로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자영업자등의 형태로 등록되어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현재 비정규 노동자는 800만 명에 육박,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 비정규 노동자의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같은 노동을 해도 정규직의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노동 조건 개선의 효과적인 방법인 조합 설립 비율도 3%대의 낮은 수준입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복리후생, 4대보험, 법정 퇴직금, 유급휴가 등에서 소외되어 있으며, 우리 사회의 비정규 노동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언론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비정규 노동자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는 피상적인 이야기만을 많이 접해왔는데, 비정규 노동자들의 ‘실제 상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비정규 노동자 문제는 단순히 ‘어려움’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규모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노동 조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차별이 심해진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비정규 노동자의 경우에는 노동조합을 만드는 순간 거리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권리를 되찾기 위한 통로도 사실상 거의 막혀있다고 할 수 있으며, 문제해결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구속 노동자 규모가 천 명을 넘는데, 이의 대부분이 비정규 노동자들입니다. 또 임금이 매우 적은 것도 비정규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인데 최저임금 수준인 70만 원 정도를 받는 경우 거의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보면 대부분이 “명절 때도 일하고 싶다”고 호소합니다. 근로일수에 따라 임금을 책정받기 때문에 하루 쉬면 생계에 엄청난 타격이 가해지기 때문입니다.

극한 상황이 반복되고 생계가 막연해지면 부채가 늘고 가정파탄에 이르기도 합니다. 올해 10월에 건설노조 인천지부 정해진 조합원이 분신하는 일이 있었는데, 한국 비정규 노동자의 14번째 분신이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도 500일, 600일이 넘도록 투쟁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극한상황에서 고민하고 있을 비정규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매우 아픕니다.”

– 비정규노동센터의 대표적인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비정규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약과 장벽을 철폐할 법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 3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법에는 명시되어 있으나 고용주나 기업이 실질적 보장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므로 투쟁으로써 권리를 쟁취하는 방법을 취합니다.

앞으로 더 가혹해질 고용환경에 놓일 젊은이들은 현재 제도교육 속에서 실질적 도움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점에는 처세술 책만이 가득하고, 젊은이들은 후에 노동자가 됐을 때의 삶의 방법을 생각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학생을 대상으로 작년부터 ‘비정규노동센터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인연으로 학생들이 자원 활동을 하기도 하고 센터작업을 함께 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월간 『비정규 노동』책자를 발간하고 있으며, 비정규 노동과 관련된 많은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 그렇다면 비정규노동자의 권익보호, 열악한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비정규노동자센터’의 근무조건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사실 근무조건은 굉장히 열악합니다. 임금도 낮고 근무 환경도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 활동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임금’이라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일과 전망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열악한 근무조건이나 낮은 임금으로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지만 대신 그로 인해 얻는 것 또한 굉장히 가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됩니다.”

– 얼마 전 사무실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주점을 여신 것으로 아는데, 재정은 어떤 경로로 마련하시나요?
“사실 모든 비영리 단체가 그러하듯 재정적으로 어려운 점이 매우 많습니다. 대개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이 지원을 해주시는데, 단체의 성격상 이해관계를 같이 하시는 분들은 투쟁을 하고 계신 분들이 대다수를 이룹니다. 그들 자신의 생계도 곤란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지원이 미미한 실정입니다. 일반 시민들이 좀 더 비정규 노동자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당장은 자신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여도 비정규 노동 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해로운 일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비정규 노동센터에 참여하는 방법과 센터 운영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나이, 학력,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관심만 있으시다면 언제든 참여가 가능합니다. 말씀 드렸듯,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도 어려움으로 꼽을 수 있는데, 한국사회의 정의와 평등을 위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과 운동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가난하고 못 배우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도 인간적인 삶, 인간적인 사회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노조의 잦은 파업과 투쟁으로 노동조합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까지도 ‘밥 그릇 싸움, 불필요한 투쟁’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보면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편리함과 살기 좋은 세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편리함과 혜택이 특정 계층의 향유물로 끝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윤새별_해피리포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전화 :02-312-7488
홈페이지 : http://www.workingvoice.net/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7가 94-37 세명빌딩 301호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는 전문성있는 은퇴자들에게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 에 참여해 사회공익 활동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NPO·NGO에는 은퇴자들의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구의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희망제작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시민기자단 ‘해피리포터’들이 은퇴자와 시민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NPO·NGO 단체를 소개하는 코너가 바로 ‘해피리포트’입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