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중앙 정치권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지역과 현장의 시각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연속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그 두번째 순서는 지난 2월 5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열렸고, 가장 뜨거운 이슈인 ‘도 역할 축소’에 대한 쟁점들을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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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사를 비롯한 전국 9개 지역 유력 일간지가 참여하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희망제작소는 5일 전주에서 ‘행정체제개편 논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대안을 찾다’를 대주제로 두 번째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북대 지방자치연구소와 공동 개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신환철 전북대 교수와 신기현 전북대 교수가 ‘도 역할 축소, 행정효율화인가 신 중앙집권인가’와 ‘인접 시군의 상생 발전의 과제’라는 주제로 각각 기조발제를 했다. 이어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김호서 전북도의회 의원, 김광휘 전북도 정책기획관,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정책연구소장,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행정체제개편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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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인 : 도 폐지 문제는 행정개편 중에서도 뜨거운 쟁점이다. 전국 광역 자치단체장들이 모두 반대한 반면, 전북도는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 폐지가 과연 옳으며, 가능한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지.

– 김광휘 : 행정계층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지, 도의 폐지가 전북도의 입장은 아니다. 도를 폐지할 지 시군을 폐지할 지 문제는 역사·정치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도 폐지론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가와 신중앙집권 폐해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 윤석인 : 50-70개 광역시로 개편할 경우 중앙 정부에서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 김광휘 : 도가 있으면 쿠션과 보완 역할을 하는데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와 직접 상대할 경우 지금보다 중앙에서 벗어나기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 원도연 : 단순한 행정개편 차원에서만 보면 안된다. 중앙에 집중되면서 지역은 인구의 3분의 1일 감소하는 등 지방 공동체가 무너져가고 있다. 분권 또는 행정개편의 방향은 지역사회의 완성도를 높이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 김호서 : 오랜 전통, 문화와 생활습관, 지역의 정체성에 근간한 것이 도이다. 중앙정부와 시군간 가교역할을 하고 있고 시군간 경계지역 개발 등 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도의 효율성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역으로 중앙정부에서 권한을 이양하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으로 볼수 있다.

– 김영기 : 광역시로 통합하면 지방분권이 될 수 없다. 현재의 도를 유지하면서 기능을 보완하고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윤석인 : 17대 국회에서 도 폐지를 전제로 도의 역할 변경과 그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지방광역행정청을 설립하는 안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 신환철 : 광역권을 경제권으로 할 것인지, 지방행정청으로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것이 없다. 전북이 광주·전남으로 예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농촌이 도시에 예속된다는 우려들이 있다.

– 신기현 전북대교수 : 왜 도를 없애고, 광역시는 놔두는지에 대한 얘기가 없다. 도지사들이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야야가 공조한 견제와 반발이 있었던 것 아닌가. 또 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협력체계나 기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쉽게 가는 것 아닌가. 타 시도를 넘나드는 통합문제는 갈등과 반목으로 국가경쟁력을 더 약화시킬 수 있다.

– 원도연 : 단순한 연락사무소 역할만 한다는 것 같은데, 도 단위의 연락사무소 설치가 가능한 것인지, 체계적으로 근본적으로 국가통치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없다.

▲ 윤석인 : 전국을 5~6개 광역권으로 묶는 초광역화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김호서 : 1단계, 2단계, 3단계 시나리오가 있다. 전북의 경우 수도권, 영남권, 충청권에 비해 3가지 모두 불리해 찬성하는 입장이 될 수 없다. 헌법개정까지 이뤄져 지방정부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과연 이렇게 할 것인가, 실현 가능성 없다고 본다.

– 김영기 : 효율성과 인구가 주요 변수가 될 텐데 인구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산된 것도 아니고, 그런 조건 없이 이뤄지는 것은 불균등 발전을 심화시키고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시킨다.

– 원도연 :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진국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국가권력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면에서 광역행정권에 권한을 줘야 한다.

– 김광휘 : 도(province)가 아닌 주(state)로 가야 한다는 것인데, 초광역정부 밑에서 어떻게 지방자치를 할 것인지, 구역과 계층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 윤석인 : 도계를 넘는 시군 통합문제로 가보자.

– 김광휘 : 지방행정체제는 지역 정체성을 어떻게 강화하고 공동체 회복을 산업측면에서 해결하는가 측면에서 논의해야 한다.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이뤄지기 힘들다.

– 김영기 : 인접 시군 통합은 현실적으로 고려할 문제가 많다. 충분한 공감대와 의견수렴 없으면 엄청난 반발에 부딪힌다.

– 신기현 : 협력적인 네트워크와 협약 문화를 구축해가고 10년·20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억지로 하면 국가에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

– 신환철 : 지방분권은 중앙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광역정부에 지방자치를 전적으로 보장한 것도 아니고, 제도와 권한은 그대로 가지고 개편만 한다면, 지금의 광역단체와 무슨 차이가 있겠나.

기조발제 2題

중앙의 일방적 추진보다 장기적 관점서 진행
신환철(전북대 교수·행정학) – ‘도의 역할 축소-행정의 효율화인가, 신 중앙집권인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분권형 지방행정체제 구축 등을 위해 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도 단위로 형성된 역사와 문화 등을 일거에 해체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어렵고, 해체과정에서 저항과 갈등이 클 것이다.

도를 폐지하는 대신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앙 정부의 명령이나 지시를 하위 계층에 전달하는 경유기관으로서 기능을 폐지하고, 대신 고유사무를 확보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 지역의 종합적 개발이나 광역권 행정을 주도하고, 시·군간 갈등 조정 등이 도가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업무가 됐다. 반면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사무는 과감하게 처리권한과 책임을 시·군에게 이양해야 한다.

지방행정체제가 전면적으로 개편될 경우 행정 효율성과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지라도 신중앙집권의 부활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중앙집권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도입한 지방자치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신중앙집권의 형태로 중앙의 지방통제가 강화되면 지역의 자율성과 민주적 가치는 현저하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도폐지를 포함한 개편 옹호론자들은 지방분권을 강화하기 위해 초광역정부의 신설이나 기초자치단체의 광역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방분권은 구역과 계층의 개편에 의해 이뤄지기보다는 중앙정부의 지방분권 의지에 달려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과 책임의 위임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지방분권이 강화될 수 있다.

따라서 개편자체를 정치권이나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논의구조를 만드는 등의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지방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 어느때보다 중요
신기현(전북대 교수·정치학) -‘인접 시군 상생 발전의 과제’

지방행정체제 개편 문제는 지방과의 협의 없이 정치권이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민의 편의성과 지역경쟁력, 그리고 행정의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개편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권 따로 정부 따로 하는 논의가 아니라 같이 모여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경쟁력 강화와 함께 지역의 발전에 대한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지방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간 상호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시도지사협의회 등 지방 4단체 외에 지방자치법에 보장된 협력 네트워크가 마련되어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문화나 과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동일권역, 이를테면 호남광역경제권내의 전북권역에서도 내부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하다. 지역내 중복 투자 및 재원 부족 등의 취약성을 보완하자면, 사전 단계인 계획 과정에서 협약제도의 도입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전주시와 익산시, 김제시, 완주군, 임실군 등이 실무간담회를 갖고 협력사업을 발굴하는 등 상생행정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혁신도시 추진 과정에서 힘겨루기 등 관할구역 위주의 사업추진 관행은 상생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상생 발전 전략으로 △전북지역의 권역별 구도에 대한 인식 공유 △아래로부터의 상생 발전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의 양보 △상호 불신 해소와 상생에 대한 신뢰 분위기 조성 △상생을 강화하는 협력 사업 발굴과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

“도 폐지는 시기상조 중앙 권한이양 먼저”
전북일보·희망제작소·전북대지방자치연 행정개편 토론

도를 폐지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시기상조며, 개편에 앞서 중앙의 권한이양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중앙의 인위적인 지방행정체제 개편으로 도가 폐지될 경우 신중앙집권의 부활로 지방자치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다.

전북일보와 전북대 지방자치연구소 공동 주관으로 5일 전주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개최한’도(道) 역할 축소, 행정 효율화인가 신중앙집권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도를 폐지하거나 역할을 축소할 경우 지방의 중앙 예속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북일보 등 9개 지방 유력 일간지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희망제작소가 기획한’행정체제 개편 논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대안을 찾다’를 대주제로 하는 연속 토론회의 일환이며, 전북지역 토론회는 제주에 이어 두 번째다.

신환철 전북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중앙에 대응할 만한 지방세력이 전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구역의 광역화는 신중앙집권의 부활을 가져와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에 역행할 수 있다”면서 “신중앙 집권 현상을 철저히 예방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지방분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현 전북대 교수는 “인접 시·군간 중재 등 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협력체계나 기구가 있는 것도 아닌데 폐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면서 “특히 타 시·도를 넘나드는 시·군 통합문제는 국가 경쟁력 강화보다는 오히려 갈등과 반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광휘 전북도 정책기획관은 “3단계 행정계층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폐지 대상이 도가 돼야 할 지 시군이 돼야 할 지는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서 도의원은 “중앙정부와 시·군간 가교역할, 시·군 경계지역 개발 중재 등 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서 “도의 효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데, 역으로 보면 중앙정부의 권한을 이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정책연구소장은 “도를 폐지하느냐, 않느냐는 양단의 문제로 논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영기 전북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행정체제를 개편하려면 분권 및 자치경찰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정부는 그런 권한을 지방에 주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초광역권안, 상당수 부정적 의견
도 폐지는 정치권 견제 시각 눈길

도 폐지문제에 관해 발제자나 참석자 공히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면서 이날 토론회는 큰 줄기에서 쟁점이 도출되지 않았다. 다만 전국을 5∼6개 광역권으로 묶는 초광역안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제기되는가 하면 도 폐지는 광역단체장을 견제하는 정치권의 견제라는 시각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원도연 전발연 지역정책연구소장은 이날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으로 일각에서 거론되는 초광역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선진국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한뒤 “광역행정권에 권한을 줘야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토론자들은 대부분 초광역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또 신기현 전북대 교수는 도 폐지론과 관련 “왜 도를 없애고 광역시는 그대로 놔두는 지에 대한 얘기가 없다”면서 “도지사들이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가 공조한 견제와 반발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분석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이와함께 도의 역할을 대신할 국가지방광역행정청 설립안에 대해서는 참석자들 전원이 구체적인 검토가 부족해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혀 재론의 여지를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