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는 한국지방신문협회와 공동으로 중앙 정치권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지역과 현장의 시각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연속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그 네번째 순서는 지난 2월20일 경기도에서 ‘행정체제개편 논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대안을 찾다’라는 주제로, 지구촌시대의 경쟁주체, 지방정부 경쟁의 조건과 과제에 대해 짚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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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공동캠페인 기사입니다. 저작권 협의하였습니다.

“연속기획 ‘행정체제 개편 논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대안을 찾다’ 4th토론회”
한국지방신문협회·희망제작소 공동 행정체제 개편 토론회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이미 17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등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급물살을 타고 있어 행정체제 개편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한국지방신문협회와 희망제작소는 행정체제 개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지역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공동으로 연속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토론회는 모두 10개 주제로 나눠서 진행되고, 제주도와 전라북도, 강원도에 이어 4번째로 경기도에서 열렸다. 앞으로 지역에서 5번 더 개최된 뒤 마지막 10번째는 서울에서 보고대회 겸 종합 토론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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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3~4개 거점개발중심 정책전환… 지역 독자적인 모델로의 발전 지원”
▲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규제의 기회비용을 측정해봤는데 전국적으로 78조원 정도가 나온다. 가구당 따지면 약 500만원에 육박한다. 이런 기회비용은 아무래도 규제를 많이 받는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고용유발 계수가 큰 서비스쪽은 규제로 인한 기회비용의 3분의 2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처럼 인구가 몰려 있어 서비스쪽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면 현재의 규제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앞으로는 도시경쟁력 강화차원에서 공간경쟁력을 추구하는 방향의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산발적인 거점이 아니라 3∼4개 정도의 거점을 개발해야하고 경기도가 그 한 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분권은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필요하다. 경쟁력이 갖춰진 곳이 먼저 발전하고, 그 이익은 사회적 합의 아래 분배가 필요하다. 결국 지방의 경쟁력이란 ‘내가 살고 싶어하는 곳’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권한이 있어야 한다.

분권화가 대세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세우고, 각 지역이 독자적인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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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행정 서로 받쳐주고 당겨줘야… 우리 현실맞는 분권수위 조절 중요”
▲한표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역의 경쟁력은 두 가지가 관건이다. 산업경쟁력이 어느 정도 있느냐가 한 가지고, 또 하나는 산업경쟁력을 지원하고 촉진하는 요소로서의 행정경쟁력이다. 산업경쟁력과 행정경쟁력이 따로 노는 것은 아니다. 서로 받쳐주고 당겨주는 상호연계관계다.

이 중 행정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분권이다, 지방혁신이다 여러가지 정책 수단이 시도됐지만 지역에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정치적인 논리다. 정치권에서 주도권을 쥐고 끌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힘을 받지 못했다. 둘째는 획일화된 논리다. 실질적으로 지방분권의 요구사항이 다르다. 경기도는 행정분권이 앞서지만 비수도권에서는 재정분권이 더 급하다. 셋째는 정부가 바뀌는 것이다. 참여정부와 현 정부는 다르다. 각 정부마다 지방분권이나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정책의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연속성이 없고, 결국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지방분권과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근본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지방분권이 되면 지역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에 자치론자들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들도 있다. 따라서 우리의 수준에서 분권을 어느 정도 해야 경쟁력이 향상되는지 실질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광역화를 해야 경쟁력이 커진다는 논리도 마찬가지다. 외국 사례지 한번도 우리가 해본 적은 없다. 행정체제 개편이 돼야 경쟁력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없다면 단순한 외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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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방행정개편 아킬레스건… 주민자치 포괄하는 위기극복 필요”
▲심익섭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난 지난 1991년 첫 지방선거 때 “이 상태로 지방자치를 시작하면 안된다”고 반기를 들었던 사람 중 하나다. 수도권에 모든 게 집중된 상태에서 곧바로 지방자치를 하니까 말이 안된다. 맹목적인 지방자치를 추구하는 이들은 아직도 지방분권이라는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을 한다.

국가경쟁력 문제를 재점검할 때가 됐다. 학계에서 논란이 있지만 국가경쟁력과 지방분권이 직결됐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소위 ‘세방화’라는 말도 종종 쓰고 있다. 세방화는 세계화와 지방화를 합친 말이다. 전 세계적인 현상을 봐도 20세기 패러다임이 국가중심주의였다면 21세기는 지역시대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지방의 힘이냐가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특별시와 광역시를 빼면 경기도만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규모라고 생각한다.

OECD 국가들은 거의 다 인구 1천만∼1천500만명 수준을 갖고 있다. 지금 같은 우리 시스템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다. 경기도가 그나마 한발 앞서고 있지만 수도권에 속해 있어 세계시장에서는 무력화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방행정체제 개편 측면에서는 아킬레스건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서울하고 똑같이 보지만 수도권 안에서는 서울과 차이가 있다.

단체자치 입장에서 경기도가 권한을 달라는 것이 주민자치 측면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경기도란 지방정부가 원하는 것인지, 주민이 원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위기상황은 단체자치 뿐 아니라 주민자치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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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역할의 문제’ 경제에만 함몰… 획일적인 차등분권은 불가능한일”
▲ 이재은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장

지방의 경쟁력강화는 이미 20년전부터 논의된 문제다. 그런데 왜 행정체제 개편이 하필 지금 시점에서 논의돼야 하는가에 대한 동의가 없다. 만약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 추진하는 방식이라면 민주주의가 100년 후퇴하는 일이다. 나도 반대에 앞장설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문제를 논의하는 자체가 아직까지 우리는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함몰돼 있다는 것 아닌가.

지방분권이란 것은 중앙정부의 관여를 없애고, 권한의 중복을 없애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방분권의 핵심이 관여의 금지였다. 만약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10년쯤 후에는 또 한번 분권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우선 행정체제 개편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독일이, 프랑스가, 일본이 했다고 해서 우리도 행정구역 합병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음으로 광역과 기초의 규모가 적정한 지에 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하고, 광역과 기초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가 이어져야 한다.

한 가지 짚고 싶은 것은 196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병폐인 인간성 상실이다. 왜 우리 지역 돈을 다른 지역에 갖다 쓰느냐는 식의 ‘나만 잘 살겠다’는 풍조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권한과 역할의 문제도 분명히 하자. 중앙정부의 역할과 지방정부의 역할이 있는데 지금은 너무나 경제에만 함몰돼있다. 지방정부의 역할은 주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소홀히하면서 다른 쪽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광역단체 폐지가 안된다는 부분에 동의한다. 지방에 대한 차등분권은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될 경우 자연스럽게 가야 한다. 획일적인 차등분권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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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권련의 80% 집중 ‘과부하’… 지역에 재정·입법권 책임운영 유도”
▲ 조성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경기도 같은 지역이 세계화 시대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지역단위 경쟁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중국도 실질적으로 지역단위로 움직이며 잘 나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앙정부가 하는 게 별로 없다. 중앙집권 국가인 우리는 고전에 직면했다. 중앙정부는 너무 과부하가 걸려 있다. 중앙대 지방은 사무도, 세수도 거의 대부분이 80대 20이다.

지방분권 국가에서는 반대로 돼야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본질적인 목적이 중앙집권을 연장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중앙권력이 80%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지방의 황폐화는 더욱 가속되고, 지역경쟁력 강화는 쉽지 않다.

경기도와 서울 정도가 국제경쟁력이 있는 상태인데 이마저 폐지하자니 지방분권을 하자는 의지가 있는 건지, 세계 추세를 감안하는 건지 의구심이 많이 든다. 하드웨어적인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소프웨어에 해당하는 지방분권의 우선순위에 대해 정치권은 하드웨어가 먼저라고 한다. 하지만 난 반대로 생각한다. 먼저 밥을 만들고, 그에 맞는 밥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지방분권이 안되는 것은 밥을 놓고 싸우기 때문이다.

도시와 농촌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도와 시·군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중앙정부는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지역에 재정권과 입법권을 주고 책임지고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지방분권 국가는 수도권으로 인구집중이 안된다. 중앙정부가 지방분권을 이루려면 수도권 규제가 답이 아니고 빨리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지방분권 뒤 경쟁력이 강화되는 사례는 OECD 국가들에서 찾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리는 도와 시·군의 기능이 중복되니까 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80을 가진 중앙이 시·군과 20을 나눠가진 도를 기능이 중복된다고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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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국가 아닌 지역 선택하는 추세… 道폐지 추진 광역화 시대흐름 역행”
▲ 임명진 경기도 경쟁력강화담당관

예전에는 기업하는 이들이 국가를 많이 선택했다면 이제는 기업들이 국가가 아닌 지역을 선택하는 추세다. 광역화를 통해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만 도를 폐지한다는 것은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경기도가 수도권 규제완화에만 매달린다는 오해가 있는데 과도한 규제는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팔당상수원 일대 규제를 풀어달라고 목청을 높이지만 수질을 오염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다. 같은 목적으로 여러겹 둘러싼 중첩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수도권 규제를 풀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거기서 발생하는 이익은 비수도권에 투자해라. 이게 중앙정부에 요청하는 규제완화의 기본 골격이다.

주민자치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세수 구조를 바꿔 늘어나는 만큼 주민복지와 SOC 확충 등을 통해 주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 비수도권을 위한 정책으로는 충남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황해경제자유구역, 강원도와 함께 하는 DMZ 생태공원 같은 것이 있다.

얼마전 방문한 일본에서 한 학자가 도쿄, 수도권, 상하이가 동북아에서는 경쟁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쟁상대는 비수도권이 아니다. 일본과 중국의 대도시권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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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국토 균형발전 명시한 나라… 북한과 우리나라 두곳뿐… ‘시사점’ “
▲ 노춘희 (사)경인발전연구원장 (사회)

자본주의 시대에 경쟁은 나쁜 것이 아니다. 우주는 경쟁이 없으면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물리는 물리, 경제는 경제, 정치는 정치마다 다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는데 우리는 정치 논리에 치우친다는 것이 문제다. 경제는 경쟁 속에서 살아나지만 지금은 정치논리에 휘둘리는 것 같다.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세계에서 13위 정도 된다.

헌법 속 경제 관련 조항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우리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경제력 남용방지를 헌법에 명시한 나라는 우리와 구 소련, 구 동독 이렇게 3개국이다. 국토균형발전을 명시한 곳은 우리와 북한 뿐이다. 토지소유권 제한은 우리와 구 소련, 구 동독, 중국 정도다.

우리는 글로벌, 글로벌 말로만 글로벌이지 과연 글로벌적인 기준에 맞추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더듬어봐야 한다. 지방행정체제 개편도 같은 맥락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고, 지역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심층적인 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