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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희망’일 수 있을까?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후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뒤섞여 있는 요즘, 의료생협 중 최초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안산의료복지사협)에게서 그 가능성을 엿보았다. 안산의료복지사협은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이라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의료생협이 태동한지 약 30년. 법을 악용하는 이들로 의료생협 판이 혼탁해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기업 인증을 넘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안산의료복지사협의 걸음은 믿음직스러웠다. 2000년에 설립된 이후, 13년간 유지된 안산의료복지사협. 이들을 살펴보는 일은 협동조합 기본법에 의해 설립되고 있는 초기 협동조합들의 30년 뒤를 예측해 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 속내를 밝히기 위해 안산의료복지사협의 처음과 현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경창수 이사장을 만나봤다.

무권리 상태에 놓여 있던 이주노동자,
썩어 문드러져 누운 채로 방치되어 있는 노인들,
가난한 이들을 품지 못하는 의료체계를 고민하다.


희망제작소(이하 ‘희망’) : 식상한 질문이지만, 안산의료복지사협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여쭙겠습니다.

경창수 안산의료복지사협 이사장 (이하 ‘경창수’) : 우리나라 운동의 흐름을 따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학생운동, 노동운동 등에 이어 시민들이 참여하는 ‘풀뿌리 운동’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그 맥락에서 의료생협은 안성과 인천에서 시작되고 있었고 1990년 당시 구매생협이라고 하는 것도 점차 발전하던 차였습니다.

희망 : 그 중에서도 의료생협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경창수 : 안산에는 이주노동자들이 많았어요. 무권리 상태에 놓여 있었죠. 당시만 해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지어가면 10만 원을 내야 했어요. 한 달 월급이 30만 원밖에 안 되니 진료 한 번 제대로 받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노인들의 문제도 심각했습니다. 집에서 거의 죽어가는 상태로 놓여 있는 분들이 많았어요.  욕창에 걸려서 살이 썩고 있어도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는 거예요. 2008년부터 장기요양보험이라는 게 생겨서 등급별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지만 당시는 노인들이 거의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이처럼 사회적인 이슈가 있었던 거죠.

한편 공급자(의사, 약사) 위주에서 소비자 중심(지역주민)의 의료체계의 필요성이 논의되기도 했어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해보자는 거였지요. 시장에서 일반 병원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의사들이 잘못된 게 아니라) 돈이 안 되잖아요. 그래도 이게(예방) 의료기관 본연의 역할이다. 어쨌든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거죠.

‘사회적 이슈와 의료 현실을 한 번 다뤄보자.’ 이렇게 1999년도, 시민사회단체나 노동계, 신협, 의사 한 분하고 1년간 공부했어요. 협동조합과 한국 의료상황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우리가 할 만한 일인지 간을 봤죠. 그렇게 뜻을 모아 발기인을 모으고 2000년도에 창립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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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지금에야 협동조합 ‘붐’으로 인식이 꽤 높아졌지만, 아무리 좋은 뜻을 모았다고 해도 일반인들에게 의료생협을 이해시키고 조합원이 참여하도록 이끄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경창수 :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어제 상갓집에 갔는데 후배들이 ‘선배, 거 뭐하는 거예요?’ 하고 묻더라고요. 일반 시민들에게 이해시키기 쉽지 않은 거죠.

이미 1996년에 안산에서 의료생협이 만들어졌다가 폐쇄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들을 비롯해서 노동계, 종교계, YMCA, YWCA, 경실련 등 시민사회 운동을 하는 이들과 신협 등 협동조합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서 시작했어요. 그러니 가능했죠.

희망 : 그렇다면 지금 안산의료복지사협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목적은 무엇인가요?

경창수 : ‘공동체 복원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력이나 정치를 통해서도 사회가 변할 수 있지만 풀뿌리, 그러니까 주민참여를 통해서도 사회 변화와 혁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의료나 복지 계통의 일만하고 끝내려는 건 아닙니다. 자본주의 폐해, 무한경쟁, 빈부격차 심화, 약자들의 무권리 상태를 고민하면서 시작했고 국가보다도 민간의 자율적인 동력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거죠. 국가 예산으로 전부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경제 영역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건데, 안산의료복지사협이 그 일부분,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안산의료복지사협은 37개 구역으로 나눠서 선거를 진행하고 있어요. 지역 중심으로 대의원을 뽑고 각 지역에서 활동하게 하는 데 조합원들이 바로 마을 공동체를 살리는 핵심이라고 봅니다.

희망 :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해 나가고 있나요?

경창수 : 와동이라는 곳에 도서관이 만들어진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그곳은 아이들이 많은 지역인데, 우리 조합원뿐만 아니라 비조합원과 다른 지역의 단체들이 연대해서 1년간 준비한 후에 도서관을 설립했어요. 그 밖에도 타 지역에서는 등산모임, 현미채식 등을 진행하며 건강 실천 운동이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합원이 아닌 사람들도 참여하고 있고요. 조합원들은 의료뿐만 아니라 교육, 골목상권 등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는 각자 동네에 조그마한 의원들을 직접 만들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동네의원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각 지역마다 자율적이고 자조적인 사회적경제 조직이 많이 만들어질 때, 자기 동네에 자기 의원을 가지게 될 때, 건강운동을 더욱 더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향을 갖고 있어요. ‘건강 친화적인 마을 만들기’와 같은 마을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겠죠. 그러다보면 이주노동자의 문제, 고령화 사회 문제, 교육의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자율적이고 자조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희망 : 골목상권 살리기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경창수 : (조합 신문 뒷면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각 지역에서 조합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도록 하는 거죠. 이걸 기반으로 해서 협동조합을 만들어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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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조합원들의 반응이 좋겠는데요? 요즘 협동조합이나 마을 공동체 논의가 활발해서 관심 갖는 이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경창수 : 골목상권 살리기는 사업하는 분들이 좋아하시지요. 하지만 마을 공동체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은 서울만큼은 아녜요.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반찬 나누기,
약 2천 부의 소식지를 접고 배달하기 등
조합원의 참여로 만들어 가는 ‘호혜’의 영역


희망 : 역시 조합원의 관심을 높이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경창수 : 쉽지 않은 일이죠. 모든 지역이 동일하게 활발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일부 조합원은 대형화(병원 짓기)를 얘기하는데도 우리는 지역을 계속 쪼개고 있어요. ‘얼굴을 아는 수준의 협동조합’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요양이나 노인 돌봄은 전부 예산만 가지고 대비할 수 없을 만큼 그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요. 동네에서 보살피고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국가의 행정력만으로 어렵게 됩니다.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등급에 따라 혜택이 다르고 시기도 한정적이예요. 해당되지 않는 노인은 자기 집에 방치될 수밖에 없고 그 수도 상당합니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조합원들이 반찬 배달을 시작했어요. 노인들이 아픈 이유 중 하나는 제대로 먹지 못하기 때문인 건데,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돈도 모으고 이곳 식당에서 반찬을 직접 만들어서 배달도 해 주는 거죠. 조합원들이 빈 구석을 찾아 스스로 해결하고 있어요. 초기 설립할 때부터 재가간병인 사업이라고해서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혼자 계신 노인들을 찾아가 말벗도 해 드리고, 의사나 간호사들이 왕진(방문진료)도 가는 일을 해 왔어요. 이밖에도 소전사(소식지를 전하는 사람들)라고 하는 봉사자들도 있습니다. 소식지 2천 부를 직접 접고 배달하는 일까지 하고 있어요. 자원봉사자들이 대의원도 뽑고 이사회도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건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호혜의 영역을 쭉 형성해 온 거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것은
몸에 맡는 ‘옷’을 입는 것


희망 : 의료생협의 취지가 그렇기도 하지만, 들어보니 안산의료복지사협은 사회적 가치 실현에 중점을 두고 성장해 왔다는 걸 알겠습니다. 이번에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게 된 건 당연하다고 봐야겠네요.

경창수 : 그렇죠. 특히 의료 분야는 공공성이 짙기 때문에 사회성이 강해야 합니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사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면 안 되는 거죠. 협동조합 기본법이 재정됐기 때문에 사회적협동조합을 하는 게 아니라, 법이 있기 전부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해 왔던 거죠.

희망 : 조합 내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 전환과 관련해서 어떻게 논의가 진행됐나요?

경창수 : 초기 협동조합 기본법이 논의될 때부터 얘기해 왔습니다. 이사회뿐만 아니라 대의원 총회나 조합원 소식지를 통해서 공론화하고 설명회도 진행하고 토론회도 개최했었어요. 이미 사회적기업을 인증받았던 과정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의 요건도 갖추고 있었고, 특별히 구조 자체가 변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건 없었어요. 생협 시절에도 배당을 금지하고 있었고 조합원들도 이미 알고 가입했으니까요.

희망 : 2013년 총회 자료집을 보니 전환을 승인하지 않은 조합원도 몇 명 있던데요?

경창수 : 그건 출자금 때문이예요. 의료 분야 사회적협동조합은 법에 1인당 출자금이 5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없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왜 5만 원이라는 금액을 규정하느냐는 문제제기를 했었어요. 협동조합 기본법 설립 때 우리가 계속 주장했던 부분이죠. 그래서 취약계층이라고 분리되는 사람들은 5만 원의 구애를 받지 않도록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전환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적혀있는 조합원은 취약계층이 아닌 사람 중에서 출자금을 채우지 못한 이들이라고 보시면 되요. 그들은 준조합원이라는 형태로 여전히 함께 가고 있습니다.

희망 : 혹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된 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경창수 : 명확해졌다고 볼 수 있겠죠. 우리 조합은 원래 여러 이해관계자로 구성되어 있어요. 하지만 소비자협동조합 법에 따라 ‘소비자’ 중심의 구조를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 후 이번 대의원 총회 때는 의사, 소비자, 직원, 후원자,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분들이 선출됐어요. 의사결정 구조나 지배구조가 한 쪽의 의견만 듣고 판단하지 않을 수 있게 된 거죠. 총회, 대의원 구성 등 모든 분야에 이런 원리가 적용되고 있어요.

희망 : 이제야 ‘맞는 옷’을 입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여기서 궁금해지는 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지속가능성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직원이 몇 명이죠?

경창수 : 직원은 70명이고 모두 정직원이예요. 비정규직까지 합치면 80여 명이 조금 넘지요.

희망 : 사회적기업 인증 후 지원받았던 고용 노동부의 일자리 지원사업도 이미 끊긴 것으로 아는데요, 고용이 유지된 건가요?

경창수 : 100% 고용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지원을 받았던 것은 재가 간병인 사업 부분이었는데 이미 해 왔던 일이니 지원이 끊겨도 지속할 수 있었던 거죠.

희망 : 앞에서 언급한 사회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70명이나 고용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경창수 : 물론 쉽지 않았어요. 협동조합이라는 게 사업체이기 때문에 일반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단체, 비영리 단체와는 다르더라고요. 물론 여기도 비영리법인이지만 사업을 하는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영도 해야 하고 수익도 내야 했어요. 2006~7년까지 상당히 어려웠죠. 일반 병의원들이 10을 가지고 운영을 한다고 하면 우리는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 15를 부려야 해요. 예방사업, 교육사업, 조합사업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하니까요. 이런 부분은 언급했던 ‘호혜’의 영역 덕분에 지속할 수 있었던 거죠. 조합의 많은 일들이 다양한 자원들이 엮임으로써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경제 영역들이 이러한 자원 역량을 강화시키는 건 중요한 분야가 될 겁니다.

경영이 안정성을 찾게 된 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사업 다각화(의원, 한의원, 치과)를 추진하면서였어요. 한쪽이 어려우면 다른 한쪽이 도우면서 가는 거죠. 2008~9년이 되어서야 경영 상황이 좋아졌습니다. 해보니 조합원은 2천 세대가 넘을 때 안정화되는 것 같아요. 작은 규모일 때는 그 힘이 위에서 나오지만 이후에는 원동력이 조합원들에게서 만들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작은 의원을 하나 만들고자 할 때는 2천 세대를 모으라고 말합니다. 협동조합은 인적 결사체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게 힘입니다. 자본에서 힘이 나오는 게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출자를 통해 자본이 형성됨으로써 자기자본이 늘어나고 재무 상황이 건전해지는 거죠.

희망 : 의료생협 내에서도 협동을 통해 힘을 키워나갔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외부와 협동하는 사례도 있나요?
경창수 : 치과를 만들 때 4개의 협동조합이 힘을 모았어요. 아이쿱, 두레 생협, 화랑신협, 그리고 저희가 뭉쳤습니다. 화랑신협은 2~3층 공간을 내 주고 각 생협은 출자를 했죠. 각 조합원이 치과 조합원으로 가입하기도 했어요. 저희만 추진했다면 5년 걸릴 일이 힘을 합치니까 1년 안에 해결됐던 겁니다.


100년 동안 무너진 공동체를 복원해 나가고
한국의 무너진 의료체계의 밑바탕을 지켜내다


희망 :  인생을 걸고 시작하신지가 벌써 13년입니다. 강산이 한 번 변했을 세월인데요, 지금까지 안산의료복지사협의 활동을 평가하신다면?

경창수 : 처음 시작할 때는 어디로 갈 것인지 뚜렷하지 않았어요, 사실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니 실천 속에서 답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론적으로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게 아니라 조합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가운데 공동체를 만들고 건강실천운동 등도 이뤄졌죠. 우리가 계획하고 우리 머릿속에서 나왔던 건 잘 안됐던 것 같아요. 조합원들이 움직이고 같이 했을 때 잘 되더라고요. 다양성, 자율성이 중요했던 거죠.

앞에서 언급했던 공동체 형성이라든지 사회 문제 해결과 같은 목적들은 우리 세대에서 끝까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럼 다음 세대가 이어가겠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까요. 우리나라 농촌 공동체는 일제시대, 전쟁,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서히 파괴되어 왔어요. 다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데도 그 정도 걸리겠죠. 쉽게 되겠어요? 믿고 서로 사는 사회. 대면사회가 되기까진 오래 걸리겠죠.

1차 의료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사명과 의무도 계속 가져가야겠지요. 최근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도 보건예방사업을 강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현재는 재정의 35%를 만성질환 진료비에 쓰고 있는데 증가 속도가 엄청 빨라지고 있어요. 지금과 같은 의료보험 체제라면 2060년이 되면 적자액이 132조 원이 된다고 합니다. 새로운 의료체계를 만들지 않고서는 10년, 20년 지속할 수 없다는 뜻이겠죠. 이제 우리가 목적했던 일들을 나라에서도 주목하고 있어요. 공공기관들이 의료생협에 관심을 갖고 업무협약체결을 맺는 건 진전됐다고 봐야겠죠. 십 몇 년간 이미 해 왔던 일들이 이제 제도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계기들로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전국에 있는 의원에서 다 같이 예방 사업을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럼 우리의 목적이 달성되겠죠.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이미 의료시장은 공적 영역보다 사적 영역이 더 크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의료사협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해요.

희망 : 저희 동네에도 의료생협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요. 만들고 운영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라 예상되지만요.

경창수 : 누군가 미친 사람 하나는 있어야 해요. 그런 사람이 없으면 10년이 걸려도 어려워요.

희망 :  그럼 이사장님께서도 미쳐서 하신 건지요? (웃음)

경창수 : 미친 것까진 아니어도 1년이라는 준비기간 동안 각오를 단단히 했죠. 1, 2년만 하다가 말 게 아니라 다들 자기 인생을 걸고 하는 거니까요.

경창수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한국은 1차~3차 의료 체계가 무너진 상태다. 감기와 같이 1차 의료기관에서 해결될 수 있는 증상도 대학병원을 찾는 형국이 이를 말해 준다고. 진주의료원 사태가 증명하듯, 한국의 의료는 공공마저 협소해지는 추세라고 했다. 유사의료생협과 같이 그 취지를 흐리게 하는 종자들이 존재하지만,안산의료복지사협의 사례는 진정성을 지닌 의료생협들이 한국의 의료 체계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물론 안산의료복지사협이 추구하는 ‘신뢰사회, 대면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 복원은 여전히 아득하기만 하다. 전국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협동조합의 씨앗들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희망을 밝히는 들불이 되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인터뷰 및 정리_ 배민혜 (사회적경제센터 연구원 jwain@makehope.org)
                         이지혜 (사회적경제센터 위촉연구원
leejihye@makehope.org)
              

* 사회적경제 희망씨앗 인터뷰
1)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DNA도 바꿀 수 있다” – 공공미술프리즘
2) “장이 열리면, 진짜 마을이 시작된다” – 방물단
3) 나는 우주에 산다 – woozoo
4) oo은 대학이다? – oo은대학
5)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라” – 열정대학
6) “슬로비는 이윤보다 사람 중심의 일터이다” – 슬로비
7) 협동조합, 생명을 품다 – 안산의료복지사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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