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작은농부의 100년 계획서
– 오리농법의 선구자 주형로의 농사이야기

오리농법의 주창자, 우리나라 환경농업의 대표 주자……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오리농법을 전수해 봉하마을에서 오리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주형로는 “농사꾼이 해야 할 일이 단지 쌀 생산만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순리를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룬 ‘농촌생활유물관’, ‘자연정화 시스템’, ‘환경농업교육관’, ‘오리쌀 이야기 축제’ 등은 문당리 주민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국에서 부모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자연의 소중함과 희망의 바람이 부는 농촌의 미래를 본다.

문당리의 ‘오래된 미래’

문당환경농업마을 입구에는 ‘하늘 공경, 땅 사랑’이라 적힌 장승이 서 있다. “농사가 중요하긴 하지만, 어찌 세상 모든 것보다 우선이고 최고겠는가! 무엇보다 하늘을 공경하고 땅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이 세상의 원리여야 한다.”고 주형로는 말한다. 문당리를 대표하는 장승에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농촌생활유물관’ 또한 문당리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남들 눈에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물건들이지만 이곳에서는 값진 전시품이다. 주형로가 이 유물관을 짓자고 한 이유는 일종의 ‘시대에 대한 반항’인 것이었다. 현재, 사회 전반에 흐르는 ‘실용주의’는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고 있다. 그는 조상들의 손때 묻은 농기구, 밥그릇 하나하나에서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조상의 지혜와 감사함을 기억하게 하려 한다.

또한 문당리에 가면 오로지 자연의 힘만으로 오폐수를 정화하여 붕어들이 살고 있는 저수지가 있다. 그는 농사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순리를 실천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는 자연의 힘을 체험하고, 친환경의 필요성을 배우고 간다. 이 모든 것이 <21세기 문당리 발전 100년 계획서>에 따른 것이라 한다. 희망이 있는 문당리, 농촌과 도시가 공생하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100년 계획서>를 세웠던 그와 마을 주민들의 땀과 희망이 이제는 전국 곳곳으로 퍼져 나가길 주형로는 바란다.

오리는 내 운명

1977년, 유기농을 지향하는 농민들의 모임인 ‘정농회’가 발족했다. 그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주형로는 정농회에 가입을 하고 이듬해 졸업을 한 후, 본격적으로 유기농업을 시작했다. 때는 증산시대, 수확량이 적은 유기농을 하는 사람은 ‘빨갱이’나 다름없었다. 경찰에 동향 보고도 해야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마을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15년 동안 유기농을 고집했지만 몸과 마음이 지친 그는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 그의 스승 홍순명 선생으로부터 온 편지 한 통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바로 일본에서 불붙고 있는 오리농법에 대한 기사 내용이었다. 이건 하늘의 뜻이라며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러 밤낮없이 뛰어다녔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그때 그에게 손을 내민 후배 한 명이 있었기에 그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1993년, 주형로 나이 35살. 청년 주형로의 제2의 인생이 그렇게 시작됐다.

문당리 오리, 봉하마을로 날다

일반 농사에 비해 유기농, 오리농법은 처음부터 생산량이 높게 나오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주형로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오리농법을 시도한 첫해, 쌀 생산량이 일반 농사의 90%에 이를 정도였다. 오리로 농사짓는 모습을 직접 본 마을 주민들도 마침내 그를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문당리 열아홉 가구 전체가 오리농법을 시작했다. 차츰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오리농법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가구가 점차 늘어났다.

주형로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도시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것이다. 매년 6월 6일이면 문당리에서는 ‘오리쌀 이야기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의 백미는 ‘오리 입식 행사’다. 새끼 오리들을 직접 논에다 놓아주는 경험만으로도 참가자들은 농촌과 자연을 경험하게 된다.

문당리가 오리농법을 통해 농촌에 희망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무렵, 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오리농법에 대한 강연 부탁이 들어왔다. 주형로가 직접 찾아가 강연도 하고, 현장 실습을 하는 내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지금 봉하마을 오리쌀은 풍년이라 한다.

풀무와 작은 농부

주형로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사람, 바로 홍순명 선생이다. 주형로가 공부하고 홍순명 선생이 수십 년을 몸담아 온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는 지난 1985년에 세워졌다. 풀무학교의 교훈, ‘더불어 사는 평민’을 꾸준히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해 왔던 주형로를 홍순명 선생은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말한다. 이제는 주형로의 아들, 주하늬 군이 대를 이어 농부의 길을 가고 있다.

자연 앞에서는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스스로를 ‘작은 농부’라 불렀던 주형로는 그의 아들 하늬 군에게 그 이름을 넘겨주고, 지금은 ‘희망 농부’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는 농촌에 희망을 주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란다.

■ 저자 소개

책을 펴내며 – 지역, 희망 그리고 묵직한 감동

들어가는 말 – 대물림 되는 ‘희망’을 기대하며

1장 문당리의 ‘오래된 미래’
한통의 편지
여기는 환경농업의 메카, 문당리
오폐수에서 물고기가 살다
100년을 꿈꾸는 마을

2장 오리는 내 운명
너희가 오리쌀을 아느냐
오리농법을 소개합니다
농부가 된 주형로
눈물의 미꾸리
함께 하는 힘!
봉하마을 오리쌀은 풍년인데…

3장 풀무와 하늬바람
선생님, 나의 선생님
‘남줌’과 양젖
세상을 수놓는 하늬와 무늬
작은 농부 이야기
희망 농부와 하늬바람
주형로는 말한다 – 농촌과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 저자 소개

김진아

7년 동안 여러 잡지사와 인터넷 신문사에서 일했다. 사람들 만나기를 좋아해 주로 인터뷰를 썼다.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해하는, 평범하지만 진짜 사람 냄새 나는 사람들을 주로 만났다. 글을 통해서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다. 지금은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몸담고 있다. 일하는 틈틈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글로 남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희망을 여는 사람들 시리즈 1권 토종벌 총각 김대립의 이야기를 다룬 『수십만의 직원을 둔 기업가』를 썼고, 그 밖에 『열정세대』, 『스무살, 너희가 별이야』,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 등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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