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산푸르게푸르게총서 25
체험! 삶의 현장으로 놀러오세요

■ 소개

아이들 웃음 속에 흙내음이 나네요 ― 농촌을 살리고 삶을 살찌우는 농촌체험학교

푸른 하늘 아래 너른 들녘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젊은 사람들이 떠나 적막해진 농촌을 깨우고 있다.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 교촌리 이야기다. 2002년부터 시작한 ‘녹색농촌체험마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주민들은 마을 사람들과 출향인이 모은 기금에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부지를 사고 폐교를 리모델링해서 교촌무지개수련원(나중에 교촌농촌체험학교로 바뀜)을 열었다.

그렇고 그런 체험관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었을 이곳이, 지금은 3년 연속 재방문율이 50퍼센트를 넘고 2008년 도농교류 마을 부문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다시 찾고 싶은 체험마을의 대명사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도시 아이들에게 흙내음이 나는 웃음을 찾아주었기 때문이다. 그 해맑은 웃음에 농촌 사람들이 중독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민들은 여가를 즐기고 농촌 사람들은 소득을 올리는 단순한 교류가 아니다. 리어카 면허증을 따고 마을을 돌며 이장님 숙제를 하고, 누룽지 캠프, 농촌체험 캠프, 전래놀이 캠프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의 얼굴에는 어느 새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농촌체험학교는 농촌의 공동체적 가치를 되살리고, 도시의 청소년들에게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훈련을 하는 장이다. 더불어 생명의 소중함과 농업의 가치를 알려, 농촌과 도시가 분리 불가능한 공생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자연스러운 깨달음을 전해주는 공간인 것이다.

형님, 뚫었습니다! ― 교촌 마을 송 국장의 체험마을 성공 노하우

송종대는 놀이 전문가다. 대구YMCA에서 캠프 지도자와 청소년 지도자로 입지를 다져온 지은이는 문을 열기는 했지만 운영을 못 하고 있던 교촌무지개수련원의 사무국장이 된다. 2003년 4월 1일의 일이다. 그 뒤 7년 동안 체험학교 실무를 도맡아하면서 겪은 일들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 《체험, 삶의 현장으로 놀러오세요》다.

《체험, 삶의 현장으로 놀러오세요》는 한 권으로 정리한 체험마을 성공 노하우다. 지은이는 7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정리한 농촌체험마을의 업무를 크게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 몸을 쓰는 일, 주변 사람과 관계하는 일, 깊이 생각해야 할 일로 나눈 뒤 16가지 세부 업무(사무관리, 홍보, 기획서 작성, 회계 관리, 운영, 평가, 체험, 캠프, 체험객 맞이, 안전 관리, 식당 운영, 시설 관리, 규약, 회의, 관계, 마을 프로그램)를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교촌농촌체험학교는 자타가 인정하는 체험마을 사업의 모범 사례다. 교촌마을 사람들은 공동으로 참여해 체험학교를 열었으며, 교육적 기능을 담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또한 마을의 공동체와 프로그램을 회복하면서도,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예산 운영의 투명성을 놓치지 않았다.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좌절하면서 농촌과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보자.

■ 목차

1장Ⅰ 만남 ― 교촌농촌체험학교 문이 열리다

하나. 교촌마을의 꿈
교촌마을은 어떤 곳일까 | 체험마을 준비하게 된 이유 | 기대와 희망, 그리고 현실

둘. 교촌무지개수련원이 나를 부르다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을 찍다 | 교촌마을에 첫 발을 딛다 | 도전의 설렘과 단절의 고통

셋. 교촌무지개수련원 문이 열리다
초장에 찍히면 힘들다 | 구석구석 살펴보고 계획 세우기 |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 직거래 장터와 첫 캠프를 열다 | 무지개수련원, 문이 열리다

2장Ⅰ 머리 복잡한 업무

하나. 책상머리
배추쟁이 문서를 없애다 ― 사무 관리 | 널리 알려 사람을 모아라 ― 홍보 | 일을 꾀하다 ― 기획서 작성 |
돈이 눈에 보이게 하라 ― 회계 관리 |살림살이 ― 운영 |그리고 평가

둘. 일머리
긴장과 재미 사이에서 ― 체험 |5분 대기조가 필요해 ― 캠프 |실무자, 교육자, 관리자 ― 체험객 맞이의 세 가지 얼굴 |
체험마을 119 ― 안전 관리 |척하면 삼천리 ― 식당 운영 |형님, 뚫었습니다 ― 시설 관리

셋. 주변머리
서로 지켜야 하는 규칙 ― 규약 | 합의의 과정 ― 회의|관계의 재구성 |동네 사람들을 모이게 하자 ― 마을 프로그램

3장Ⅰ 교촌마을, 숙성하다

하나. 모범 사례
공동으로 참여하는 주민들 | 농외 소득원을 확보하다 |교육적 기능을 담는 체험 프로그램 운영 |
마을 공동체와 프로그램을 회복하다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와 예산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다

둘. 앞으로 교촌마을에서는
친환경 농산물 재배 | 체험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확대하기 | 농촌 공동체를 회복하기

셋. 그리고, 제안

■ 저자 소개

송종대

마흔이 되면 농촌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이 씨앗이 되었을까? 서른여섯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 교촌리에 있는 농촌체험학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나 송종대는 대구광역시민에서 안계면민이 되었다. 1년을 생각하고 왔는데 교촌농촌체험학교 사무국장으로 7년째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다. 그리고 현실적 목표는 체험학교가 망하지 않게 하고, 나 자신이 버티는 것이다.

아직 망하지 않았고, 버티고 있는 덕분에 이런저런 호사를 누리고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듯이 이곳에서도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이 있었다. 어느 날 누군가 물어왔다. “송 국장님, 농촌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여유와 자유로움을 꿈꾸는 현재의 청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