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프로젝트] 수덕사 사하마을 ‘아름다운 거리’ 추진사업

충청남도는 지난 8월 예산 수덕사 입구 집단 시설지구인 사하마을을 간판시범거리로 지정하고, 희망제작소 부설 간판문화연구소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계약을 체결하였다. 희망제작소는 실시설계에 앞서 진행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사하마을 ‘아름다운 거리’의 경관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안하게 된다.

[##_1C|1042600098.jpg|width=”670″ height=”249″ alt=”?”|충남 예산 수덕사 입구 집단 시설지구 사하마을(사진:송정아)_##]연구과정의 일환으로 10월 25일(목)에는 인근 수덕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수덕사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사하마을 및 사찰인근 지역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찾아내고 인근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기획되었다.

수덕초등학교는 5,6학년 전원이 19명인 예산군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학교이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5학년 교실에 모두 모여 조를 나누고 탐험에 필요한 물품을 챙겨 받았다. 어린이들은 불쑥 찾아온 낯선 손님들에게 반가운 인사와 친근감을 보여주었고, 조별로 맞춰 입은 티셔츠, 해결해야 할 지령, 이름표와 사하마을 지도, 기록을 위한 일회용 카메라, 간식봉투 등 작은 것 하나에도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_1L|1046883790.jpg|width=”602″ height=”452″ alt=”?”|마을탐방 준비 게임(사진:송정아)_##]‘어린이 마을 탐험대’라 이름붙인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조별로 탐험지령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4개조로 나뉘어 사하마을에 도착한 어린이들은 비가 간간히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상가지역을 돌며 꼼꼼하게 기록하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열성적으로 참여하였다. 갑자기 나타난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이런 모습과 웃음소리에 인근 상가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마을의 도깨비를 찾아라’는 지령을 받은 1조는 마을을 보기 흉하게 만드는 것을 찾아야했다. 어린이들은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부터 전구가 없는 가로등, 깨진 보도블럭 등을 보고 카메라를 눌렀다.

-‘램프의 요정 지니를 찾아라’의 2조는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이나 아름다운 시설을 찾는 임무를 받았다. 가로등과 벤치, 꽃과 나무 등 익숙한 것들을 찾던 어린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뒤집어진 장독대, 오래된 정자나 벤치 등을 아름다운 것으로 꼽았다.

-흉물스럽게 변한 마을의 모습을 찾는 ‘나쁜 마법사를 찾아라’의 3조 어린이들은 골목사이의 버려진 공간이나 물건이 아무렇게나 적재된 공간, 식당 앞의 가스통 등을 지적하였다.

-4조는 ‘마을의 이름표를 찾아라’라는 다소 어려운 지령을 받았는데, 이는 수덕사를 대표할만한 경관이나 안내판, 간판 등을 찾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은 멀리서 바라본 덕숭산의 모습, 관광객들이 만든 돌탑, 눈에 띄는 간판 등에 관심을 보였다.
[##_1C|1329871538.jpg|width=”670″ height=”129″ alt=”?”|사하마을에 도착한 어린이들은 조별로 탐험지령을 받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사진:송정아)_##]약 2시간에 걸쳐 마을을 샅샅이 돌아본 어린이들은 서로의 탐험일지를 비교하면서 간식을 먹고 학교로 돌아갔다. 어린이 마을 탐험대 활동은 이번에 이어, 11월 2일(금)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2회차 프로그램에서는 각자가 찍은 사진과 탐험일지를 가지고 조별토의와 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이후 이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마을 입구에 전시된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 지역 어린이들이 수덕사 관광지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스스로 사하마을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인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소 의외였던 점은 흔히들 집단시설지구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난립한 간판이나 길가에 내놓아진 관광 상품 진열대 등도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볼거리의 하나로 인식될 수도 있으며, 오래되고 낡아 시선이 가지 않는 시설물들도 아이들은 놓치지 않고 찾아낸다는 것이었다.

[##_1C|1193364535.jpg|width=”670″ height=”250″ alt=”?”|본인이 사진 찍은 위치를 기록하고 있는 ‘어린이 탐험대'(사진:송정아)_##]다음 2회차 프로그램에서는 어린이들이 사하마을의 자연경관, 공공시설물, 간판, 도로, 안내표지물, 관광 상품 등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보다 활발히 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수덕사 뿐 아니라 전국 사찰에 인접한 집단시설지구는 대체로 천편일률적인 경관과 관광 상품 및 편의시설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희망제작소와 충남도는 문화유적지 주변의 시설지구 개발에 대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 및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어린이나 장애인 등 이 공간을 이용하는 사회적 소수자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문화관광지의 모습을 보다 아름답고 편리하게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프로그램이 사하마을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에 대한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_1C|1223073887.jpg|width=”600″ height=”450″ alt=”?”|사하마을 탐방을 끝낸 후 기념촬영(사진:송정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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