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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기부가 지역을 살린다.

올 해 1월 1일,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학술적 논의가 시작된지 10여년만에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역에 직접 기부함으로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이다.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2개월이 지난 지금, 지방정부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답례품 중심의 고향사랑기부제

현재 고향사랑기부제를 준비한 대부분의 지방정부는 유명인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 20~30대 젊은 층도 참여하면서 기부가 점점 늘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정부는 어떤 답례품을 준비했을까?

먼저 고향사랑기부제 통합 플랫폼 ‘고향사랑e음’에 등록되는 답례품은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생활용품 ▲지역상품권 등 총 6개 항목으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등록된 답례품은 지역 특산물을 포함한 먹거리 답례품이다. 일부 기사에 따르면, 먹거리 답례품 중 한우(350개), 쌀(255개), 사과(155개), 꿀(83개) 등이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체험형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답례품도 있다. 대표적으로 출시와 함께 큰 인기를 얻은 광주광역시의 ‘네이밍 도네이션’, 전남 영암군의 ‘민속씨름단 천하장사 식사데이트권’ 등이 있다.

①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 천하장사 식사데이트권’
영암군은 지역 특산품과 함께 군이 운영하는 민속씨름단의 ‘천하장사 식사데이트권’을 답례품으로 내놓았다. 식사 또한 갈낙탕, 한우 등 영암의 대표 보양식을 제공하고, 씨름 체험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한다.

② 광주광역시 ‘네이밍 도네이션’
광주광역시는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광주문화예술회관의 좌석(대극장 1527석·소극장 464석)에 기부자 본인, 가족, 친지 등 희망하는 이름을 새겨주는 ‘광주사랑 네이밍 도네이션’ 답례품을 내놓았다.

③ 충북 단양 ‘사이버 군민증’
단양군은 기부자가 단양의 관광지를 방문했을 때, 군민과 같은 수준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이버군민증을 답례품으로 내놨다.

④ 경남 사천 ‘해상펜션 이용권’
사천시는 바다낚시, 관광다리, 바다생태체험장 등이 구성된 비토해양낚시공원의 해상펜션 이용권을 답례품으로 내놨다.

⑤ 전남 장성 ‘템플스테이 이용할인권’
장성군은 ‘전남 대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백양사 템플스테이의 이용할인권을 답례품으로 내놨다. 백암산에 있는 천년고찰 백양사에서 1박 2일간 머물며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강원 속초 ‘요트투어 상품권’ 경북 경주, 전북 무주, 경남 의령 등 ‘벌초 대행 서비스’ 등이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아직도 답례품을 선정하지 못하거나 취지와 어울리지 않은 답례품을 선정해 지연된 경우도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지방정부는 답례품을 중심으로 고향사랑기부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 기부를 경험으로

먼저 고향사랑e음에 가장 많이 등록된 답례품과 인기 답례품을 보면, 사회적으로 검증되고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먹거리 종류다. 지역과 크게 상관없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비형 답례품’으로, 온라인을 통해 일방적인 구매와 개인의 소비로 끝나는 일회성 소비 구조를 띄고 있다.

다음으로 지역 자원을 활용한 답례품을 보면, 공통적으로 지역과 가까워질 수 있는 체험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답례품으로서 지역을 직접 방문해 체험하거나 간접적으로 지역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답례품이다.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특색 있는 ‘경험형 답례품’으로, 온라인으로 시작한 소비가 지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순환구조를 띈다.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소비형 답례품’을 중심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부자로하여금 얼마나 재(再)기부를 이끌어낼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지방정부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경험형 답례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계인구를 형성해 기부자를 확대해나가고, 기부자가 지역에서 직접 소비할 수 있도록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기부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

* 정리: 온영한 미디어팀 연구원 | coconutcrab@makehope.org

참고자료
– 고향세 논의 10여년 추적과 고향사랑기부제 법제화 이후의 과제_염명배_2021
–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1
– 고향사랑기부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정책 방향성 제고, 한국지방행정연구원, 2022
고향사랑e음 사이트
고향사랑기부제 초반 흥행은 성공…사용처 발굴 과제, 서울신문, 2023.02.10
참여하면 답례품 고향사랑기부제 한달…기부자 없는 날이 없다, 뉴스1, 2023.01.30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한달…답례품 준비도 못한 지자체, 국제신문, 2023.01.30
벌초대행·천하장사 식사데이트 등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경쟁, 세계일보,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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