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의 희망을 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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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참가 신청, 일찍이 마감>

‘달리는 희망버스’는 우리시대 공공리더를 위한 움직이는 학교이다. ‘달리는 희망버스’의 이번 주제는 공공디자인이다. 매 회 공무원 과 지방의원 35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9월부터 11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회가 끝난 뒤부터 문의가 계속되더니 이번 2회차는 저 멀리 제주에서 8명이 참가하는 등 벌써 신청 정원이 다 찼다.

이 교육은 버스를 타고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등 4개 권역의 공공디자인 현장을 방문하며 참여기획자, 디자이너, 설계자 등 전문가들이 직접 설명하고 안내하는 study tour로 이루어진다. 기존에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우리 지역과는 무엇이 다른지 찾아보고, 적용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참여자 중심의 프로그램인 만큼 기존의 강의실 중심의 교육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생생함, 신선함, 만족과 함께 고단함도 있다.

<1회 참가자들의 후기를 통해 본 공공디자인 학교>

“지난 이박삼일간의 교육은 제가 지금까지 직장다니면서 받아본 교육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지난 1회차 교육에 참여한 시설관리공단의 최상훈님은 참가후기에서 ‘달리는 희망버스’를 이렇게 극찬해 주었다. 참고로 최상훈님은 안양 석수시장에서의 ‘나도 예술가 되기’ 프로그램에서 숨어있던 예술적 재능을 드러냈던 분이다.

삼청동을 돌아본 첫날 저녁에는 ‘질서와 통일성, 그리고 개성과 다양성’간의 경계가 무엇인지, 현장에서 이 둘을 조화시키는 것의 어려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2일차 밤에는 밤늦은 시간까지 안양과 삼청동을 비교한 소감과 고민을 나누는 등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참가자들은 좋은 사례나 아이디어를 보고 그것을 그저 우리 지역에 ‘이식’하는 방도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과정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였고, 그 모습이야말로 공공디자인의 희망이었다.

아래 내용은 1회 참가자들이 쓴 후기이다.

삼청동길 간판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정독도서관 입구를 지나 삼청동길에 들어섰다.감고당길은 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전문가의 손길이 합세하면서 이루어진 곳이다. 이에 반해 삼청동길은 관은 보조적 차원에서 머물고 주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분출되면서 형성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간판문화의 거리였다. 간판은 크고 강렬하고 눈에 띠어야 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압도해야만 한다는 게 그간의 고정관념이었던 것 같다. 특히 편리한 간판제작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흐름을 부채질하여 우리나라 도시는 어딜 가나 간판의 홍수에 기가 질려 버릴 정도다. 간판에 압도당해 질식해버린 길거리 풍경문화가 다시 부활하여 숨 쉬는 곳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삼청동 길을 걸어볼 것을 권유해 본다.

[##_1C|1328625672.jpg|width=”326″ height=”205″ alt=”?”|삼청동길 거리풍경과 특징 있는 아름다운 간판들_##]삼청동 길거리는 거니는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결코 재촉하거나 부담을 주지 않는다. 정갈하고 정돈된 느낌을 안겨준다. 그러다 보니 길거리 담벼락에 그냥 서있는 빗자루 하나도, 찌그러진 우체통도 친구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게 삼청동길 간판들이다. 티베트 박물관, 실크로드 박물관, 세계 장신구 박물관, 생활차 박물관등 주변인근에 자리 잡은 박물관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단단히 한몫을 한다.
 
삼청동길 간판은 한결같이 겸손하다. 굳이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주변풍경을  압도하려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다. 자신을 알아달라고 강요하거나 길손에게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삼청동에 깃들어 있는 역사와 전통의 숨결에 조용히 스며들려 한다. 이러한 모습을 취함으로써 여운을 남기고 사람들의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한다. 삼청동의 간판들은 저마다 그 속에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뜻이 통한다 싶으면 데이트를 신청하게 한다.
 
곳곳에 소박하게 내걸린 상호나 카피는 시적 운치를 더해준다.‘산책하기 좋은  가을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발걸음이 멈추는 수집장입니다.’‘혹시 아니? 새벽이 우리에게 허락하는 것을, 새벽이 우리에게 주는 시간과 공간을, 완전히 혼자인 것을’, ‘푸른별 귀큰 여우’‘박사장, 파이팅!! 동생은 언니랑 안 닮아서 다행이야.’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은 말할 것도 없고 쌀집, 전기공사 담당점, 카페, 장신구점, 옷가게, 교회, 고가구점등 여러 업종이 공존하면서도 서로 간에 함께 어우러져 길거리에 묘한 일체감을 불어넣는다.

 출처: 간판들과 데이트를 즐기다 – 김포시 정왕룡 의원, 희망제작소 공공디자인학교 참가기(1)- 김포뉴스 , 2007년 09월 25일

[##_1R|1272551268.jpg|width=”250″ height=”213″ alt=”?”|석수시장에서 만난 밤 까는 아주머니들. 너무 친숙하지만 이제는 볼 수 없는 시장의 풍경._##]
石水시장에서 방황하기

1978년 어느 날, 엄마 손을 잡고 거닐던… 그런 시장이다.
오전의 따스한 햇살이 비춰 약간의 무료함과 무관심한 표정이지만 손끝은 분주한 낯익은 일상들. 떡집 아주머니의 정성스런 손놀림은 옛 모습 그대로 이건만…

불이 꺼진 점포들은 오늘의 石水시장의 현실이다.
청년시절 혈기 넘치던 생동감은 옛이야기가 되고 이제는 이빨마저 듬성듬성 빠져버린 채 세상의 변화에 힘겹게 마주서 있는 모습이다.
…..

[##_1L|1331048478.jpg|width=”250″ height=”354″ alt=”?”|“니 편한 세상, 다 편한 세상 : 1층이라면 다 편한 세상인걸” 작품을 만드는데 열중하는 최상훈님의 모습_##]주변의 낯선 시선들은 저 높은 곳 올라서서
신축! 재개발! 리모델링!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石水엔 코푼 콜라에 햄버거는 없지만, 울 엄니의 순대국이 있어 좋다.
石水엔 돈은 없지만, 방앗간 주인장의 정성이 있어 좋다.

石水에서는 저금통을 선물 받은 노란 눈의 이방인도 편한 세상이다.
石水에서는 예술넝마주의 者들에게는 더 없이 편한 세상이다.
石水에서는 이제 막 희망버스에 오른 우리에게도 편한 세상이다.

石水는 다! 편한 세상이다.

출처: 석수시장 방황하기 – 시설관리공단 최상훈, 공공디자인학교 1회 참가자 후기

1회차에 이어 2회차 참가자들의 생생한 후기가 기다려진다. 달리는 희망버스가 공공디자인의 희망을 발견하고 참여자들의 의지와 열정을 맘껏 발산하는 에너지 버스가 되길 기대해본다.

그림: 희망제작소 도시공간 연구소 이일하 연구원
글 : 희망아카데미 이영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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