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을 위해 한 길을 걷다

희망제작소 1004클럽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내가 즐거운 방법,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 세상을 바꾸는 가장 매력적인 기부를 실천하기 위해 기부자가 모금 방법을 결정하는 맞춤형 기부 커뮤니티입니다.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기부 천사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2007년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포장을 받은 안영도 후원회원(동방종합법무법인 변호사)은 대한변협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의 공익소송센터 소장, 언론인권센터의 언론피해상담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공익 소송활동과 언론인권운동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인권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언론인권센터 시절 블로그에 간사들이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안영도 변호사님은 언론피해구조본부에서 가장 연배가 높으신데, 간혹 다른 젊은 변호사들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도록 하는 의식을 치른다. 회의가 끝나고 술자리에 모이면 우리는 이 의식에 참여한다. 안영도 변호사님이 지명한 사람이 먼저 술잔을 높이 들고 ‘아그들아’라고 외친다. 그럼 나머지 사람들은 ‘네, 형님’이라고 답하면서 잔을 부딪쳐야 한다. 그러고 나서는 모두들 유쾌하게 목을 축인다. 변호사님이 꼭 이 의식을 좋아해서 강권할리는 없다. 좌중을 편안한 기쁨으로 이끌어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안영도 변호사님은 언론피해구조본부의 진정한 ‘큰형님’이다.’

1004 an

늘 깨어 있는 변호사

서울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이후부터 편한 길보다는 풍찬노숙의 험한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온갖 공익소송에 뛰어들었으며 인권이 억압당하는 현장에는 늘 그가 있었다. 이력으로만 보면 서릿발처럼 날카로울 것 같지만 막상 마주 않으면 푸근하고 넉넉한 인품이 느껴진다.

자승자강(自勝自强). ‘자신을 이기는 자가 가장 강하다’는 의미로 안 후원회원의 좌우명이다. “자신을 이기는 자가 강하다는 말은 어찌 보면 지배자들의 논리 같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험한 길을 피해가고 싶은 마음, 좋은 것만 가지고 싶은 마음, 명예를 누리고 싶은 욕심 등 내면의 욕망들을 이겨야 참다운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좋아하고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열정 하나로 바위라도 뚫을 듯 돌진해 왔지만 요즘은 그도 힘이 많이 부친다는 걸 느낀다. 갈수록 나아지기보다는 더욱 어려워지는 우리 사회의 인권 실태에 밤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희망제작소가 할 일이 아주 많아요. 무엇보다 과욕을 부리지 말고 변하지도 말고 오래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희망이란 목숨과도 같은 것입니다. 희망, 참 좋은 말이지요. 그런 희망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느끼게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대법원 도서관에서 만난 인연

“희망제작소 1004클럽 모임은 일정상 자주 가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매번 발송되는 뉴스레터나 메일을 통해 그곳의 소식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에 격려를 보내고 있구요. 지난 북촌한옥마을에서 모임이 있을 때 참석한 후원회원 중에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었지요. 예전 대법원 도서관을 자주 드나들 때 도서관에서 근무했던 정미영 선생도 1004클럽 후원회원이더군요. 그때도 주위 사람들을 많이 챙겼었는데 지금도 여러 사람이나 단체를 위해 기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더욱이 정미영 선생이 1004클럽을 만드는 초석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이렇게 돌고 돌면서 새로운 인연의 고리를 이어가게 되나 보다.

안영도 후원회원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속으로 혼자 조용히 묻는다. 내 친구 영래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1990년 12월 세상을 떠난 인권변호사이자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인 절친한 친구 조영래 변호사는 비록 세상을 떠난 지 20여 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의 가슴에 살아있다.

“나뿐만 아니라 조영래를 보내고 남겨진 이들은 누구나 부채의식이 있고 그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안영도 후원회원은 요즘 한숨이 많이 늘었다. 하지만 ‘자승자강’의 정신으로 후배들을 다독이며 여전히 길을 걷고 있다.

글_ 시민사업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