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빠진 여름캠프 현장 대공개

지난 8월 23일, 24일 대전 유성구의 종합문화공간 SEVEN FACTORY에서 세대공감 시리즈 <사랑에 빠진 과학: 사?과캠프>(이하 사과캠프)가 열렸습니다. 사과캠프는 대전 지역 과학계 종사자 시니어와 과학에 관심 있는 주니어(17~19세)가 한 팀을 이루어 적정기술을 통해 인간 중심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시니어와 주니어가 교류하는 세대 공감 과학 캠프입니다.

평소에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적은 시니어와 주니어, 특히 과학계 종사자 시니어와 과학자를 꿈꾸는 주니어가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어떻게 공감하며 아이디어를 모았을까요? 지금부터 그 현장을 공개합니다!


8월 23일 토요일, 시니어와 주니어 모두에게 소중한 휴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사과캠프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참가자들 모두 알록달록한 모형 사과를 하나씩 들고 입장했는데요. 이번 사과캠프의 숨은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이 모형 사과였습니다. 첫 날 참가자들이 받은 큰 모형 사과는 둘째 날 투표용지 역할을 해 주었고 캠프 진행 중 각 단계에서 획득할 수 있는 작은 모형 사과는 최종 투표에 포함되어 시상식에 반영되었습니다.

아무리 과학이라는 같은 관심사를 갖고 모였다고 해도 첫 만남이기 때문에 어색함이 감돌았습니다. 평소 다른 세대와 만날 기회가 적었던 이들에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다가오자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습니다. 팀워크가 좋은 팀에게 주어지는 미니 모형 사과를 획득하기 위해 단결력과 협동심을 발휘했는데요. 서로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면서 서서히 어색함이 사라졌고 세 가지 키워드로 자기소개를 하며 간격을 허물었습니다.


이렇게 교류의 물꼬를 튼 뒤, 적정기술 실험을 시작으로 과학 캠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습니다. 우선 두 가지 실험키트를 실행해보았는데요. 첫 번째 실험은 반사판을 조립해 태양열을 흡수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태양열 조리기’였습니다. 사과캠프의 여러 가지 행운 중 하나가 바로 날씨였습니다. 첫 번째 실험을 하기 위해서 태양열이 꼭 필요했는데요. 실험을 진행한 23일 토요일엔 하루 종일 쨍쨍한 햇볕이 내리쬐어 태양열 조리기를 이용해 메추리알을 익혀 먹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페트병을 이용한 간이 정수기 만들기였습니다. 페트병을 자르고 그 안에 자갈, 숯, 모래 등을 켜켜이 쌓아 정수기를 만들었는데요.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하게 정수된 물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실험을 하느라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과학자가 꿈인 주니어들의 꼼꼼한 질문 공세에 시니어들이 깜짝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멘토와 멘티가 만난 이 시간이 모두에게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보다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점심식사 이후 아이브릿지 문지현 대표의 적정기술과 커뮤니티 이슈를 주제로 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적정기술의 필요성과 창의성 그리고 커뮤니티와의 연결 고리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요. 강연 일주일 전 다녀온 아프리카의 생생한 현장 소식도 들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후에는 총 여섯 팀의 팀명과 팀원의 역할을 정했습니다. 각자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크레센도, 배고픈 아싸, Feel!, New Turn, G3, 미소먹방, 어색한 뿔테, 흰자와 노른자 등 재미있는 팀명을 만들었는데요. 발표하는 것만으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또한 패기 넘치는 역할 발표로 사과캠프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이어 적정기술교사연구회 손희창 선생님의 강연을 통해 팀 빌딩과 논의를 통한 이슈 찾기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우선 인간 중심 문제 해결의 개념을 살펴보고 공감하기, 문제정의, 아이디어, 시제품, 시험하기 단계로 이어지는 디자인 사고 (Design Thinking) 단계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이러한 프로세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번 사과캠프의 테마였던 ‘공감’하기라는 것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바로 팀별 이슈 찾기 실습이 이어졌는데요. 인터뷰를 통해 각 팀원들의 하루 일과를 재구성하고, 일과 중 가장 우울한 시간을 찾아 그 문제점, 즉 이슈를 찾았습니다. 그 후, 모두 함께 형형색색 포스트잇을 붙여 만든 결과물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 뒤 사과캠프 첫째 날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사과캠프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늦잠을 포기하고 모두 밝은 표정으로 도착해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덕분에 사과를 한입 베어 문 것과 같은 상큼한 기분으로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팀별로 빨간색, 초록색으로 티셔츠를 맞춰 입고 모여 앉아 전날 미처 풀지 못한 어색함과 긴장을 풀기 위해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질문판과 주사위로 서로의 속마음을 들어볼 수 있는 ‘주사위를 굴려라’ 시간인데요. 옹기종기 모여 앉아 차례차례 주사위를 굴리고 10년 후의 나의 모습, 타임머신을 타고 갈 수 있다면 과거 어느 시점으로 가고 싶은 지 등 때론 진지하고 혹은 엉뚱한 질문에 답을 하며 서로의 간격을 좁혔습니다.

이어서 구루피플스 이창준 대표님의 ‘세대의 차이를 축하하라!’ 라는 강의는 각 세대가 왜 다른 지 그리고 인간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환경에 의해서 어떻게 바뀌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서 자신의 행동유형을 알아보고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유형별로 특징을 구분하여 팀원들은 어떤 타입인지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장점인지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타인과의 차이가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며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찾아온 점심시간! 모두가 기다렸던 시간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 없겠죠? 행복한 점심식사 뒤 깜짝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사과캠프의 열기에 감동받은 한국기계연구원의 두 박사님께서 평소 즐겨 연주하시던 향피리 연주를 해주셨습니다. 구성진 우리 소리를 최선을 다해 연주해 주신 멋진 공연에 우렁찬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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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점심식사와 향피리 공연으로 충분히 긴장을 풀고 이제 본격적으로 아이디어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각 조별로 머리를 맞대고 첫 날 발견한 이슈를 심화해 생각나는 대로 해결 방안을 이야기하는 폭풍 브레인스토밍을 했습니다.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적힌 백여 개가 훌쩍 넘는 포스트 잇이 발표지 위를 덮었는데요. 이때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하기 위해서 팀원의 아이디어 제안을 경청하고, 항상 Yes로 시작하는 피드백을 교환한 후, 다음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통해 결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소통의 과정이 핵심이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온 수많은 아이디어들과 그 중 고심해서 선발한 해결방안을 담은 발표자료를 2층에 마련된 Idea factory에 전시하고 다름 팀들과 공유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진지하게 다른 팀의 아이디어를 읽고 귀여운 사과 모양 포스트 잇에 의견을 적어 아이디어를 더하여 주셨습니다. 우리 팀의 아이디어를 다른 팀으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피드백을 참조해 이그나이트 파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PT 슬라이드 한 장 한 장을 채우기 위해 머리를 맞댄 모습에서 첫 날의 어색함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모두 앞에서 결과를 발표하는 이그나이트 파티 시간! 한 팀에서 시니어와 주니어 각 한 명씩 나와서 발표를 했습니다. 슬라이드 한 장당 20초 동안 발표해야 된다는 시간 제한 때문일까요? 약간 상기된 표정과 목소리로 발표가 시작되었는데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0초 동안 시간이 남으면 춤을 추고 농담도 건네면서 각 팀이 생각한 해결방안을 발표하고 이그나이트 파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어서 각자가 가진 모형 사과를 발표를 제일 잘했다고 생각되는 팀에게 주는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적정기술을 반영한 팀에게 Apple Science 상을, 충실한 과정으로 멋진 대안을 제시한 팀에게 Design Thinking 상을, 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세대 공감을 충분히 이룬 팀에게 Generations Together 상을, 이렇게 총 3개 부문에 걸쳐 시상을 했습니다. 수상 팀에게는 사과캠프가 끝난 뒤에도 의미 있는 만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과캠프가 진행된 세븐팩토리 이용권이 부상으로 주어졌습니다. 상을 받지 못한 팀들도 기쁜 마음으로 수상 팀에게 진심이 담긴 박수를 보냈습니다.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과 서로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던 모습이 마치 한여름 밤의 꿈과도 같았습니다. 이번 캠프에 참여했던 시니어와 주니어들이 앞으로 더 과학과 진한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힘차게 보내주시는 건 어떨까요?
특별한 여름캠프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니어와 주니어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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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유해원, 윤해림 (33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
사진_ 나종민 (바라봄 사진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