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전문가들, 소멸위기 영암에 가다!

영암군과 (재)희망제작소 공동주최 ‘영암군 희망포럼’ 1회차 현장

전남 영암군에 국가대표급 전문가로 구성된 ‘드림팀’이 도착했습니다. 영암군(군수 우승희)과 (재)희망제작소(소장 임주환)가 함께 마련한 ‘영암군 희망 포럼’이 2022년 11월 10일 목요일 오후 3시 30분, 영암군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공연장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영암군 희망 포럼은 영암의 미래를 고민하는 전문가들과 우승희 영암군수를 비롯한 영암의 공직자와 주민이 한데 모여, 소멸위기 고위험군에 진입한 영암군의 현재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인구감소와 지역의 산업 및 일자리, 청년문제, 농업‧농촌 혁신 등 영암군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을 주제로 총 6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초고령사회‧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한 영암

영암군의 현재 인구 수는 52,679명(2022년 9월 말 기준). 2012년에 6만 명선이 붕괴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사망률이 출생률 넘어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시작됐고,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27.7%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분류됩니다. 또한 2022년 현재 인구소멸위험지수 0.27로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사전발제를 통해 영암군의 인구현황을 밝힌 천재철 영암군 기획감사실장은, 민선8기 영암군의 인구정책이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정책, 특히 청년 일자리와 주거,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영암군의 시도와 노력이 더 나은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청년에 매력적인 영암군의 모습은?

‘영암의 일자리 구조 변화와 정책 대응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 센터장은 지역소멸 위기 대응의 핵심이 ‘일자리’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영암군의 피보험자수가 뚜렷한 회복세인 반면 실업급여 신청자가 증가세인 것은 조선업 쇠퇴로 인해 일자리의 질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습니다. 또한 조선업 쇠퇴 위기를 극복한 스웨덴 말뫼를 예로 들며 “영암군만의 시그니처 콘텐츠는 무엇이고 영암군을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게 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이란, 대형 시설이나 인프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호 센터장은 “청년 인재들이 지역에 머무르도록 할 (영암군의) 정책적 방향이 분명히 서야 하고, 일하는 환경이나 위계적 문화를 바꾸는 등 청년이 일하고 싶은 사회문화적 토양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머물고 싶은 집과 마을을 짓자”

이어서 발제에 나선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장관(세종대학교 교수)은 다채롭고 활력 있는 공동체 중심의 새로운 주택공급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변창흠 전 장관은 삶터와 쉼터와 일터, 꿈터의 기능을 고루 가진 다양한 ‘주거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극심한 지역불균형과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할 대안이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시도된 유사한 사례로는 작은학교를 살리고자 지은 함양군의 서하마을 귀촌플랫폼, 청년들의 정착지원을 위해 만든 의성군의 이웃사촌청년마을, 사회적경제 주도형 마을인 홍성 장곡오누이센터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변창흠 전 장관은 이밖에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예로 들며, “영암군이 현재 추진 중진 농촌유학 사업에 테마형 단지 조성 사업을 연계할 수도 있고, 건강주거 공동체 마을이나 에너지제로 타운, 문화예술인 타운 등도 영암군에서 검토해볼 만한 주거복합 공동체 유형”이라고 밝혔습니다.

‘여성 청년’에 주목한 정책이 필요하다

주제발표에 이어 마련된 종합토론에는 배규식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을 좌장으로,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초빙석좌연구위원, 권영종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임주환 (재)희망제작소 소장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김향자 연구위원은 “인구소멸위험지수에는 여성인구 관련 지표(가임여성 수)가 포함되는데도 그간 여성에 정책적 고려는 매우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여성이 체류하고 싶고 살고 싶은 지역, 여성 인력이 일하며 성장할 수 있는 영암군을 만들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송미령 선임연구원 또한 “지역에 인구가 복작복작하려면 여성친화적인 지역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미술관과 카페 같은 문화시설과 보육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리고 여성 중심에 둔 일자리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영종 교수는 2024년 영암역 완공되는 것을 계기로, 영암군내와 주변을 잇는 대중교통 인프라를 더욱 촘촘히 구축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임주환 소장은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들에게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행정이 결국 지역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낸다”면서 “변화의 주체에게 기회를 주고 발상을 전환해서 통합적인 정책의 재구성까지 나아가갔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배규식 전 원장은 “상생형지역일자리사업 추진 현장을 돌아볼 당시, 사업이 잘되는 곳은 책임 있게 기획할 전문가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공무원이 굳건히 결합한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오늘 포럼의 문을 연 만큼 앞으로 여러 주제에 걸쳐, 좀 더 민주적이고 다양한 형식으로 전문가와 공무원, 시민이 함께 영암군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습니다. 영암군 희망 포럼 두 번째 시간은 오는 12월 중순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 정리: 이미경 미디어팀 연구위원 | nanazaraza@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