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모] 국회, 부패방지 의지 있는가

정광모의 국회를 디자인하자

국회는 ‘공무원행동강령’이 없다. 2009년 현재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312곳, 공직유관단체 553 곳이 시행하고 있는 공무원행동강령이 유일하게 국회만 없는 것이다. 공무원행동강령은 공직자가 준수해야 할 청렴규정으로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처 공무원 모두에게 적용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무원행동강령 입안 단계부터 국회에서도 행동강령을 제정하여 운용할 것을 촉구하고 지금까지 독촉하고 있으나 17대 국회와 18대 국회 모두 국회의원과 국회사무처 공직자의 부패행위 감시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8조는 공직자가 준수하여야 할 행동강령을 대통령령과 국회규칙, 대법원규칙, 헌법재판소규칙, 중앙선관위규칙으로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는 ‘부패방지 시행규칙’과 공무원행동강령을 제정 또는 개정하였으나 국회는 제정을 미루고 있다. 대법원은 대법관회의에서,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관회의, 중앙선관위는 상임위원회의에서 위 규칙 등을 정하고 국회는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은 2008년 2월 제정되었지만 위 법 시행으로 폐지된 종전 ‘부패방지법’도 8조에서 ‘공직자 행동강령’을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종전 부패방지법 시행 때부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 등은 모두 공무원행동강령을 제정하였으나 국회는 제정하지 않았다.


[##_1C|1047828498.jpg|width=”500″ height=”345″ alt=”?”|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 <사진제공/연합뉴스>_##]


대법원이 제정한 ‘법관 및 법원공무원 행동강령’은 2조에서 ‘선물’과 ‘향응’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5조는 법관과 공무원의 특정인에 대한 특혜 금지, 6조는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상급자가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지시를 할 경우에 지시에 따르지 아니할 수 있는 내용도 3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국회는 2008년 2월 29일 ‘국제연합 부패방지협약’을 비준?동의하였다. 위 협약은 선출직을 포함한 공무원의 부패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규정하고 있다. 국제기준인 부패방지협약을 비준한 국회가 정작 자신들에 적용할 공무원행동강령은 제정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박연차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박관용, 김원기 전직 국회의장이 조사를 받는 부끄러운 모습은 부패한 입법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 뿌리는 공무원 행동강령도 제정하지 않은 안이한 자세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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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모는 부산에서 법률사무소 사무장으로 10여년 일하며 이혼 소송을 많이 겪었다. 아이까지 낳은 부부라도 헤어질 때면 원수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인생무상을 절감했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며 국록을 축내다 미안한 마음에 『또 파? 눈 먼 돈 대한민국 예산』이란 예산비평서를 냈다. 지금은 여의도통신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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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정광모] 국회, 부패방지 의지 있는가” 에 하나의 답글

  1. 이영라 아바타
    이영라

    국회의원 모모씨가 조사 받고 있다는 뉴스를 들을 때, 나머지 분들은 깨끗하다고 아무도 믿고 있지 않는다는 것. 바로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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