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자들과 지역주민, 하나되는 길을 찾다

[##_1C|1240453066.jpg|width=”653″ height=”443″ alt=”?”|<전원생활 엑스포 학술세미나가 열렸던 안산시 농어촌연구원 강당 전경>_##] 희망제작소 부설 농촌희망본부는 지난 10월 19일(목) 오후 1시부터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위치한 농어촌연구원 강당에서 “농촌이주 도시민과 지역주민 하나되기, 화합과 상생의 길”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2007 전원생활 엑스포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1부 주제발표 및 사례발표, 2부 패널토론 및 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되었고 원기준 희망제작소 뿌리센터장이 사회를 맡았다.

1부 순서는 (사)전국귀농운동본부의 이진천 사무처장의 발제로 시작되었다. ‘농촌이주 도시민과 지역주민의 갈등에 대한 이해와 해결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이진천 사무처장은 귀농은 농업, 농촌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며 농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근본 가치를 농(農)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귀향, 귀촌, 전원생활 등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하였다. 농민들이 지금까지 그 노력에 걸맞는 온당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농촌의 편을 들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농촌이주 도시민과 지역주민의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민들에게 갈등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과 농사 중심의 사람과 아닌 사람이 만날 때 갈등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농촌의 여러 공간들을 당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도시 이주민들이 그러한 공간에 대해 알아보고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고 하였다.

더불어서 마을은 확대된 가족이기 때문에 사생활 보장에 대한 걱정보다는 서로 알게 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두려움을 진실되게 전달하고 무엇을 배려할지보다 어떻게 배려할지를 생각하며 지역주민들의 호의를 소홀하게 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농사나 농촌생활에 있어 모르는 부분을 드러내고 지역주민들에게 가르치는 즐거움을 제공하며 지역민과 감정을 공유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비록 농촌마을이 배타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관점이며 배타성이 어찌보면 공동체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진천 사무처장은 자신이 속하게 된 마을에 대한 애정을 품는 것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될 것이라고 결론 맺었다.

[##_1C|1328126522.jpg|width=”638″ height=”433″ alt=”?”|<학술세미나 발표자 및 토론자들>_##] 이어진 사례발표의 첫 번째 발표자로 귀농 전 출판사 대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사기막골 뚝심이들 작목반장 차광주씨가 나와 자신의 경험을 청중들과 진솔하게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흙벽돌 기계를 사서 집을 지었는데, 그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이야기도 나누는 과정에서 인생공부와 함께 마을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었다고 하였다.

차광주씨는 마을 이장직과 지도자 일을 하게 되면서 환경싸움 등에도 참여하였던 경험도 나누었다. 마을을 되살리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작목반을 만들고 마을 재생을 위한 작업에 집중하였고 판로 개척에도 나섰다. 마을에서 농촌이주 도시민과 지역주민이 하나되는 길은 좀더 고민이 필요한 문제이며 먼저 농촌마을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화성 창문아트센터의 박석윤 원장은 협성대학교 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폐교가 된 창문초등학교를 예술가들의 작업공간과 전시공간으로 꾸민 사례이다. 예술가로서 시골에서 사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동네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였다고 한다. 농촌 사람들은 학습의 기회가 도시만큼 많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지역주민들이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치도록 도와주는 자세도 요구된다고 하였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울진 생명농업공동체의 홍순호씨는 방송국 PD 생활을 하다가 산촌 오지인 현재의 마을에 정착한 사례이다. 홍순호씨는 모든 사람이 귀농에 대한 환상이 있고 도시생활에 대한 염증으로 다양하게 귀농을 생각하지만 귀농교육을 받은 것과 현실은 많이 달랐다고 하였다. 우리 농촌에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 “끼리끼리식”의 모임이 많고 그러다 보면 농사귀족이 되기 쉬우며 본인도 농사귀족이 된 것 같다고 하였다. 귀농에 대한 막연한 환상보다는 어디에 살든지 삶이란 다 같은 것임을 알고 생활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였다.

[##_1L|1207730697.jpg|width=”631″ height=”423″ alt=”?”|<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정현숙 한살림 정읍전주 이사장>_##] 네 번째 발표자였던 한살림 정읍전주 정현숙 이사장은 귀농 후 남편이 사교성이 좋아 점수를 잘 땄으나 막상 공동의 이름으로 등기를 낼 때에는 자신들의 이름들이 빠졌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마을의 일원으로 소속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강조하였다. 잘 지내다가도 이해관계가 생길 때 문제가 발생하며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복잡한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하였다.

나름대로 터득한 동네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으로는 귀농지는 되도록 연고가 있는 지역을 택하고 종교가 다른 마을에서는 자기 종교를 크게 내세우지 않으며 인사를 잘하고 동네의 애경사에 열심히 참여하고 봉사하는 것을 제시하였다. 또한 생명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에 참여하기도 하였는데 이런 일이 농사에 집중하는데 일정부분 방해가 되기도 했지만 재충전과 의식의 성장이라는 의미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귀농은 성공이나 실패의 개념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만족도와 행복의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부 순서로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김완배 농촌희망본부 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춘천 원평팜스테이마을의 양찬식 대표와 실상사 귀농학교 이해경 교감이 토론하였다. 양찬식 원평팜스테이마을 대표는 원평리에 많은 사람이 귀농하였지만 또한 수없이 실패하였다고 전했다. 귀농한다는 사람들이 친환경이나 유기농을 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짓지 못해 논밭을 풀밭으로 만들어 놓는 경우도 많다고 하였다. 전국 각지에서 귀농을 하기 때문에 각자 다른 주장을 하지만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귀농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실상사 귀농학교 이해경 교감은 귀농자가 지역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귀농자가 나설 때 마을이 발전한다고 하였다. 마을에 귀농자가 오니까 마을기금을 주민이 다 나누어 가졌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부분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고 하였다. 귀농자들도 두부류가 있는데 도시생활이 힘들어 농촌에서는 단순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과 지역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이 있다고 하였다. 둘다 장단점이 있으며 지역내 주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현재 있는 마을에서 귀농자와 지역주민이 화합하기 위해서는 10년에서 15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_1R|1042801898.jpg|width=”474″ height=”385″ alt=”?”|<질문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윤순덕 박사>_##] 이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청중들의 질문과 발제자 및 토론자의 답변이 이어졌다. 전남 곡성에 귀농한 지 2년차 되는 조계옥씨는 귀농자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지역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제주에 귀농한 박윤희씨는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배타적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하면서 갈등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적극적인 자세로 귀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농촌진흥청의 윤순덕 박사는 농촌의 노인문제가 우리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전제하면서 은퇴한 사람들의 정주공간으로서 농촌의 기능에 대해 질문하였다.

울진생명농업공동체의 홍순호씨는 답변으로 농촌에는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은퇴하신 분들의 귀농이 농촌 입장에서는 꼭 달가운 일은 아니라고 하였다. 화성 창문아트센터의 박석윤 원장은 농촌에서 여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다양한 귀촌사유가 있는 만큼 꼭 농사가 아니더라도 도시민이 지역에 들어와 브레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사기막골 뚝심이들 작목반의 차광주씨는 농촌이 역사적으로나 현재에 있어서나 버려지고 소외된 땅으로 남아있다며 이미 농촌은 거대한 양로원이므로 젊은 귀농인이 많이 들어와 노인들을 수발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이진천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무처장은 귀농, 귀촌, 전원생활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전문가가 현재 없는 실정이고 농림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모두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작은 단위에서 귀농희망자를 상담할 수 있는 기회를 조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토론좌장이었던 김완배 희망제작소 농촌희망본부 소장(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평가하면서 이날 발제내용과 토론내용을 잘 정리하여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