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청소년, 세상을 향한 그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ing’

편집자 주/’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꿈꾸는 청소년, 세상을 향한 그들의 발걸음은 오늘도 ‘~ing’

‘부산’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드넓은 해운대 백사장과 화려한 광안대교의 야경 혹은 사직구장에 울려 퍼지는 응원가 ‘부산갈매기’?

아! 올해로 13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도 있겠다. 그러나 ‘인문학’이나 ‘청소년’, ‘독서’라는 키워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다름 아닌 이곳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이다.
[##_1C|1084994709.jpg|width=”600″ height=”450″ alt=”?”|인디고 서원 입구. 초록색 지붕으로 덮힌 3층 건물이 멋스럽다. ⓒ 이영은_##]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이 작은 서점은 참고서와 베스트셀러가 아닌 인문학 서적만을 파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아기자기한 서가엔 문학, 역사, 사회, 철학, 예술, 생태, 환경 등 6가지 주제로 분류된 책들이 가득하다. 또한 인디고 서원은 단순히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인디고 아이들과 아람샘이 함께 독서하고 토론하며,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가는 하나의 공동체다.


책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

부산에서 18년간 독서토론교실 ‘아람샘’을 운영해 온 인디고 서원 대표 허아람씨는 행복한 책읽기를 통해 청소년들이 삶의 주체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인디고 서원을 열었다고 한다. 2004년 8월에 시작해 이제 겨우 4년을 보냈지만, 인디고 서원이 벌여놓은 일들을 보면 이 공동체가 그동안 얼마나 열정적으로 달려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2004년 8월부터 매달 진행되고 있는 ‘주제와 변주’는 아이들이 함께 책을 읽고, 만나고 싶은 저자를 초청해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하는 고정 세미나다. 지역에서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청소년들은 ‘주제와 변주’를 통해 진중권, 한홍구, 박원순, 황경신, 성석제 등 학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인디고 서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토론 내용을 엮어 <주제와 변주 1,2>를 책으로 출판했다.
[##_1C|1192796585.jpg|width=”600″ height=”450″ alt=”?”|‘인디고잉’ 기획회의. 매월 2차례, 일요일 오전에 인디고 서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 이영은_##]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 ‘INDIGO+ing’에는 독서와 토론을 통해 형성된 고민과 생각들을 청소년의 시각에서 진솔하게 담아낸다. 2006년부터 격월로 출판되는 이 잡지는 취재기획부터 잡지 디자인까지 모든 부분을 중고생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기자단이 맡는다.

인디고 서원이 가장 최근에 ‘저지른 일’은 <인디고 유스 북페어>다. 지난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이 행사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창조적 실천가들을 부산으로 초청해 책, 꿈, 생태, 청소년 등을 주제로 포럼과 강연, 공연을 함께하며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행사를 기획하면서 1년 동안 6개 대륙을 돌아 작가를 만나고, 인터뷰하고, 섭외했던 과정들은 <꿈을 살다>라는 한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활동의 모든 계기는 바로 ‘책’

인디고 서원이 하고 있는 모든 활동의 계기는 전부 책에서 출발했다. 인디고 아이들이 함께 독서를 하고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문들,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논의된 실천방법들은 고민할 틈 없이 행동으로 옮겨졌다.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을 읽고 나서 ‘이런 대안 실천가는 왜 한국에 없지?’, ‘ 우리가 변화를 이끌어 낼 실천 방법은 뭐가 있을까?’ 라는 논의 끝에 ‘우리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잡지를 만들자!’ 해서 <인디고잉>이 출간됐다. ‘세미나에서 국내 저자들뿐만 아니라 국외 저자도 만날 순 없을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학자는 꼭 만나보고 싶다’ 라는 소망이 <인디고 유스 북페어>를 개최한 계기다.” 인디고 서원 천소희 실장의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소한 이 작은 서점의 요청을 세계의 석학들이 쉽게 받아 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에 천소희 실장은 “세계의 지성인들의 마인드는 오히려 더욱 순수했다. 인디고 서원의 취지에 공감하고 인디고 서원의 활동을 적극 지지한다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오는 모습에 우리도 무척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_1C|1318120365.jpg|width=”600″ height=”450″ alt=”?”|에코토피아의 비빔밥. 자원봉사 어머니들의 정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 이영은_##]
인디고 서원에서는 EBS에서 방영하는 ‘지식채널-e’를 보고 토론하는 <정세청세>라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책을 읽다가도 환경문제는 자주 마주하게 되는데, 어느 날 ‘지식채널-e’의 주제가 ‘햄버거 커넥션 (햄버거패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파괴의 고리)’ 이었단다.

이날 아이들은 의식주 전반에 대한 우리의 실천이 필요하겠다는 데 공감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채식식당 <에코토피아>를 만들었다. 인디고 서원에 오는 날이면 아이들은 생협에서 들여온 친환경 먹거리로 자원봉사 어머니들이 정성껏 만들어 주신 음식을 먹으며 작은 생태주의를 실천한다.

실천은 또 다른 희망을 낳는다. 에코토피아 수익은 네팔에 지을 ‘인디고 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전부 환원될 예정이다. 인디고 아이들은 아시아 청년잡지 <투데이즈뉴스>를 인디고 북페어에 초청하기 위해 네팔에 갔다가 그곳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보고,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도서관을 짓기로 결정했다.


부산에 한 가지 색을 덧입히다

청소년을 위한 인디고 서원이지만, 이곳을 통해 자유롭게 사유하고 성장하는 건 청소년만이 아니다. 인디고 서원은 한 달에 한 번 ‘열두 달 작은 강의’를 열어 학부모와 함께 독서토론 시간을 갖는다. 천소희 실장은 “부모님이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강요 할 순 없다. 독서와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부모 세미나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한 달에 두 번 진행하는 어른들을 위한 ‘수요독서회’와 최근 생겨난 ‘청년 독서모임’까지, 인디고 서원 안에서 이뤄지는 독서를 통한 생각나눔은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행복한 책읽기를 전파하고 있다.

‘독서 공동체’를 꿈꾸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인디고 서원을 방문하고 있고, 부산에 오면 이곳에 꼭 들르는 ‘정기방문자’도 생겨났다. 인디고 유스 북페어 참가했던 전세계의 희망 실천가들은 이제 한국하면 자연스레 인디고 서원을 떠올릴 것이다. 부산 남천동의 작은 서점은 이렇게 지역사회에서 한국으로, 또 세계로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_1C|1371425540.jpg|width=”600″ height=”450″ alt=”?”|인디고 서원 내부.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편지와 사진들 ⓒ 이영은_##]
인디고의 성장, 그 소중한 시간

청소년들이 책을 읽으며 자유로이 생각의 힘을 기르는 동안, 인디고 서원도 그들과 함께 성장해왔다. 천소희 실장은 “청소년들이 없으면 인디고 서원은 의미가 없다. 4년간 아이들과 함께 해온 활동은 모두 재밌고 소중한 경험이다.”라며 “지금은 인디고잉과 북페어를 장기적 작업으로 안정적으로 만들 시기”라고 말했다.

책, 특히나 인문학 책을 읽는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이 시대에 인디고 서원의 수익이 넉넉할 리 없다. 하지만 인디고 서원은 ‘꿈을 실천하는 일’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천소희 실장은 “순수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인디고잉 출간하고, 북페어도 개최했다. 하지만 수익구조를 더욱 적극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디고잉 후원 콘서트를 열기도 했는데, 다양한 후원방법도 모색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소희 실장은 “성적에 대한 고민 때문에 책 읽기를, 인문학 활동을 힘겨워 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입시지상주의 정책 속에 인디고 아이들이 스스로 겪는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새정부 들어 바뀐 교육정책 때문인지 인디고 활동을 하는 고등학생들이 많이 줄어들어 안타깝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도 인디고 서원은 ‘청소년들이 독서를 통해 소통과 연대를 꿈꾸는 세상’을 꿈꾸며 책을 읽고 소통하고 실천가능한 변화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당장 10월에 제 35회 주제와 변주를 통해 <율곡문답>의 저자 김태완 선생을 만나고, 인디고잉 제 14호 발간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내후년에 있을 제2회 인디고 유스 북페어 팀도 꾸렸다.

꿈꾸는 청소년으로 가득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방법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인디고 서원은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꿈을 꾸었지만 아직 실천하지 못했다면, 인디고 서원과 같은 이상을 갖고 있다면 부산으로 향해보자. 마음은 그곳을 향하지만 현실이 고되다면 인디고 서원 홈페이지에서 ‘인디고잉’ 정기구독을 신청해보자. 이 아이들이 어떤 사유를 하며,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들여다보고, 작은 응원을 보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인디고 서원의 아이들이 더 많은 꿈을 실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이영은_해피리포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
홈페이지: http://www.indigoground.net/
전화 / 팩스: 051-628-2897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남천동 20-7


[##_1L|1119989228.jpg|width=”120″ height=”88″ alt=”?”|_##]해피리포터 이영은(cindy0614@hanmail.net)

‘가슴이 반응하는 1초의 순간’을 찾아 헤매는 자유로운 몽상가이고 싶다.



★행복발전소 바로가기★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