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테이블’을 준비하며

“제가 30대 때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어요. 사연 들으면서 많이 울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뒤로 제가 한 일이 없는 거예요. 10년마다 사고가 나는 나라에서 제도를 바꾸려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아서 제가 똑같은 일을 겪었어요. 지금 SNS 하면서 울고만 있는 젊은 사람들, 10년 뒤에 부모 되면 저처럼 돼요. 봉사하든 데모하든 뭐든 해야 돼요.”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어머니 김모씨의 인터뷰, 2014.4.23. 노컷뉴스)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도 두 달이 넘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눈물을 떨구며 맹세를 하고,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죽어간 아이들을 생각하며 “뭐라도 해야겠다.” 뜨거운 다짐도 했습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당신은 어떠세요? 뭐라도 해야지 생각은 했지만 막상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신가요? 월드컵에, 여름휴가에, 그새 벌써 아픈 기억마저 희미해지는 것 같아 두렵지는 않으신가요?

여전히 재앙의 위험은 도처에 즐비하고, 재난에 대비하는 시스템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또 다른 재앙이 벌어집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입니다. 시민이 나서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더 끔찍한 사고가 닥치기 전에,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구조하기 위해, 희망제작소가 제안합니다. 여러분, <노란테이블 : 한국을 바꾸는 천개의 행동>에서 만납시다!

‘노란테이블’의 특별게스트는 시민입니다

<노란테이블 : 한국을 바꾸는 천개의 행동>은 평범한 시민들이 원탁토론을 통해서 지금 당장 우리가 시작해야 할 실천방안을 토론하고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지금 당장 조치해야 하는 시급한 문제들을 일제히 점검하고, 예고된 재앙을 피해나갈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봅시다. 첫 시작은 7월 18일 저녁 여섯 시 반, 인사동의 천도교 수운회관입니다.

노란 테이블 30개, 의자 300개,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놓겠습니다. 국가위기관리 분야의 전문가도 모셔다 놓겠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받아 적고 분석할 스태프들도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이 행사의 특별게스트, 진짜 주인공은 바로 당신과 같은 시민들입니다. 직업, 학벌, 성별, 정치색 아무 것도 상관없습니다. 생명이 돈보다 중하고 사후대처보다는 사전예방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하시는 분이면 됩니다. 말주변이 없어도, 낯가림이 심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누구나 쉽게 말문을 열 수 있도록, 게임처럼 부담 없이 토론을 진행할 수 있도록, 특별한 소품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노란테이블 토론툴킷’이라고 부릅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퍼뜨려 주세요

희망제작소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삼삼오오 모여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란테이블 토론툴킷 박스’를 배포합니다. 노란 테이블보와 저희가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토론용 카드세트도 담았습니다. 재난에 관한 참고 자료와 토론매뉴얼도 동봉합니다. 일상 속에서 시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노란 테이블보를 깔아놓고 가까운 분들과 의미 있는 토론을 벌일 수 있게끔 희망제작소가 연구, 설계한 일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것입니다. 한가한 주말 저녁, 아이들 데리고 식구들과 토론을 해도 좋습니다. 조용한 카페에서 직장 동료들과, 혹은 이웃주민들과 같이 판을 벌여도 좋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끼리 조별 토론을 해도 좋고, 온라인 커뮤니티 친구들과 가지는 번개모임에서 쓰셔도 좋습니다. <노란테이블>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며 어떤 목소리든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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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약속, 시민의 요구를 모아 실천합니다

말은 말로만 그치면 의미가 없습니다. 장소와 시간, 참가하는 사람은 각기 달라도, 결론은 ‘행동’입니다. <노란테이블>의 토론은 ‘요구합니다’와 ‘약속합니다’의 내용을 참가자 각자가 채우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온 지혜를 모아 내가 나 자신에게 보내는 실천의 ‘약속’과 내가 이 사회에 보내는 해결책의 ‘요구’를 적고, 인증샷을 찍어 <노란테이블> 페이스북에 올려 주세요. 여러분이 올린 약속과 요구를 제대로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가 지원하겠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끼리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소개해 드리고, 시민의 요구를 모아 법적, 제도적, 행정적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관련 부처에 전달하겠습니다.

<노란테이블>은 300인의 원탁테이블로 시작해서 민들레 홀씨 퍼지듯 시민들 각자에 의해 다양한 지역, 다양한 모임으로 확산되어 나갈 것입니다. 참가해 주세요. 300인 토론에 참가 신청해 주시고, <노란테이블> 확산을 위한 416인 기금모금에 참여해 주시고, 더 많은 사람들이 <노란테이블> 캠페인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소개해 주세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자리, “뭐라도 해야지”하는 각오를 실천에 옮기는 자리.
시민이 주체가 돼서 희망을 모으는 자리.
300명이 시작하고 416명이 모금을 해서 1000개의 행동을 내오는 자리.
더 이상 무고한 희생이 없도록 대한민국을 바꾸는 자리.

이 뜻깊은 자리에 시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노란테이블>에서 만납시다.

<노란테이블> 자세히 보러 가기 ☞ 클릭


글_ 이진순 (희망제작소 부소장, 노란테이블T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