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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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3일(목) 희망제작소 2층 희망모울에서는 강원도 화천군 토고미 마을 한상열 대표의 강연이 있었다. 한국농촌공사(사장 임수진)가 후원하고 희망제작소 부설 농촌희망본부(소장 김완배)가 주최하는 기획강좌 “대한민국 최고의 농업고수로부터 듣는다”의 4월 강연 순서였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 날 강연에서 한상열 대표는 가난한 농촌이었던 토고미 마을이 도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농촌마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었다.

“저희 식구가 6남매인데 어릴 때 학교에서 급식으로 옥수수빵을 얻어오면 어머니께서는 6조각으로 나누어 먹게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기에 어린 마음이지만, 60세까지 사시는 것도 어렵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학교 다니던 60년대에는 학교만 끝나면 볏단을 나르기도 하고 감자나 옥수수 같은 것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지요.”

한상열 대표는 품종 개량이 되면서 먹을 것은 넉넉해졌지만, 농촌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하였다.

“젊은 사람들은 다 도시로 떠나고 농촌에는 도시 가서 할 것이 없다든지 갈 수 없는 사람만 남게 되었습니다. 현재 마을 주민은 190명 밖에 남지 않았어요. 농민들은 농사 가을걷이를 하면 내년에는 무엇을 심어야 할까 하면서 고민을 합니다.”

KBS에서 기획한 유럽 선진 농촌을 방문하는 여행에 참가하게 되면서 한상열 대표는 마을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한 사과밭을 갔는데 소규모였지만, 사과 농약을 치지 않고 술을 담그고 소포장을 하여 까르방스라는 지역의 브랜드를 붙여 비싸게 팔더군요. 생산량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품질을 차별화하고 발상을 전환하여 도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된다고 느꼈습니다.”

한상열 대표는 마을을 돌아보면서 자신들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고 한다. “예전에 마을에 부자가 많이 살아서 품삯을 쌀로 주었다는 토고미 이야기가 있으니 이를 이용해서 돈을 벌자고 생각했습니다. 친환경 농업을 도입했고 오리쌀을 생산하기 시작했지요.”

“도시민을 초청해 오리농법을 설명하고 가을에 추수한 것을 가지고 논두렁 재즈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사람들이 토고미 마을을 고향으로 느끼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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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는 홈페이지를 운영하였는데, ‘홈페이지가 곧 매장’이라는 생각으로 도시민의 질문에는 즉각적인 답변을 다는 등 철저한 관리를 기울였다고 한다. 또한 도시에 있는 회원들에게는 마을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편지에 적어 알려주었고 농산물을 보내주었다.

“오리구좌를 개설해서 한 구좌 3만5천원을 받았습니다. 새끼오리 15마리 값인데 쌀이 재배가 되면 추석 전에 3만5천원어치의 햅쌀을 회원들에게 보내주었지요. 도시민들은 좋은 쌀을 받게 되고 농민 입장에서는 미리 돈을 받으니까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인 회원들뿐만 아니라 농협, 한국농촌공사의 자매결연 운동을 통해 삼성전기, 경희초등학교, 한림대학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과도 자매결연을 맺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현재 농촌의 갈등은 농사와 농업이 구분되지 않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였다. “주민들은 농사만 짓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나라에서 사업비가 나오면 경제공동체가 됩니다. 부역을 할 때는 품값을 안줘도 되지만 농업의 개념이 되면 한 시간을 일해도 돈을 줘야 합니다. 지금 농촌의 갈등은 농업과 농사가 구분이 안 되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봅니다.”

한 대표는 마을 리더가 때로는 주민들에게 죄인이 되기도 하지만, 격려해주시는 동네 어르신의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고 하였다. 한 대표는 좋은 리더의 요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면서 강연을 끝맺었다.

“좋은 리더는 주민을 하나 되게 합니다. 또한 마을을 바꾸려 하지 않고 주민의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 안된다’라는 생각보다는 ‘하루 만에 왔다 가면 숙박도 안하고 가니까 훨씬 좋은 조건이다’라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또한 공은 남에게 돌리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토고미 마을이 여러분들에게 제 2의 고향이 되어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오시지는 마시고 미리 준비하여 귀농하세요. 토고미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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