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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무슨 특별한 날이에요?”

내 자리를 지나가던 연구원이 물었다. 이런저런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내 달력. 그 중에서도 3월20일에는 빨간색 펜으로 동그라미도 그려져 있고 별도 몇 개 그려 놓았으니 ‘무슨’,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2008년 7월2일 한낮의 태양이 뜨거웠을 것으로 추측되는 그날, 희망제작소 뉴스레터 발행이 시작됐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수요일 랜선을 통해 시민들에게 희망제작소 소식을 부지런히 나르던 뉴스레터가 드디어! 내 달력 속 별이 반짝이는 3월20일에 300호 발행을 하게 되었다.

뉴스레터 300호를 기념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애인과의 300일 기념일을 준비하듯 설레는 맘으로 고민하다 ‘사람들과 뉴스레터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으면 좋겠어!’ 결론을 내렸다. 그 이야기를 뉴스레터 구독자들과 공유하고, 좋은 의견은 뉴스레터 개편에 반영도 하고,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이로구나! 뿌듯해하며 희망제작소 연구원들과 둘러앉았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펼쳐질 이야기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를 만드는 사람들의 시시콜콜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이다.

‘뉴스레터’ 가 뭐길래

권성하 (기획홍보실 연구원 이하 ‘성하’) : 언제나처럼 많이 바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 제 요청에 모두 참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를 언제부터 보게 되었는지 이야기해주세요. 먼저 준비를 많이 해온 것 같은 입사 2주차 최은영 연구원부터

최은영 (기획홍보실 연구원 이하 ‘은영’) : 완전 신입 연구원 최은영입니다. 목민관클럽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는 뿌리센터 사업들에 관심이 있어서 사례를 조사하면서 받아 보게 되었어요. 전에 있던 기관에서 뉴스레터를 만드는 일을 담당했었는데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를 벤치마킹하자는 의견이 있어서 더 꼼꼼히 살펴봤죠.

석상열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선임연구원 이하 ‘상열’) : 시니어사회공헌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석상열이고요. 299호 뉴스레터 메인으로 홍보된 시니어공익단체 역량강화프로그램 ‘BIGS 프로젝트’ 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성하 : 와, 깨알같은 홍보네요?

상열 : 사업부서에서 일을 하다보면 각종 교육, 행사, 강연 등등 홍보를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생겨요. 뉴스레터는 중요한 홍보수단이고요. 뉴스레터를 보고 참가 신청을 하셨다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희망제작소에서 일을 하면서부터는 뉴스레터에 내가 담당하는 사업이 어디에 어떻게 실렸나 이걸 제일 먼저 확인하게 돼요.

윤나라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이하 ‘나라’) : 회원재정센터에서 마케팅 기획, 후원회원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윤나라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부터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의 뉴스레터를 보게 되었고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도 ‘여기서 일하고 싶다.’ 생각하게 되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안영삼 (기획홍보실 연구원 이하 ‘영삼’) : 기획홍보실에서 웹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안영삼입니다.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이미지들을 만들고 있고요. 뉴스레터 디자인 작업도 제가 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는 희망제작소 뿌리센터에서 인턴활동을 할 때부터 봤는데 지금은 제가 만들고 있네요.

성하 : 제 소개도 해야겠네요. 기획홍보실에서 웹 콘텐츠 관리, 홈페이지 운영, 뉴스레터 제작 등을 하고 있는 권성하입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용자                                           ▲ 희망제작소 각 부서와 연구원 소개 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석상열 연구원이 앞에서 살짝 홍보에 관한 이야기 했는데요. 뉴스레터가 중요한 홍보수단이기는 하나, 너무 홍보수단으로만 활용된다. 민간싱크탱크답게 새로운 정보도 제공해야 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은영 : 뉴스레터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면 될 것 같아요. ‘홍보’를 목적으로 할지 ‘정보’ 제공을 우선으로 할지요. 외부인의 눈으로 뉴스레터를 볼 때, 둘 중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는지는 모호했지만 그렇다고 어느 하나에 너무 치우친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았어요. 무엇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뉴스레터가 발행되는데 매주 다른 소식을 담는다는 건 저도 뉴스레터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영삼 : 공지사항 위주의 홍보보다는 희망제작소가 하고 있는 일들을 정리해서 공유하는데 주력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사실 교육, 사업, 강연 홍보를 하는 것 자체도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희망제작소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홍보’라고 생각되지 않거든요.

상열 : ‘희망리포트’*가 그런 점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뉴스레터에 소개되는 정도인데 ‘희망리포트’가 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희망리포트는 희망제작소가 그동안 펼쳤던 다양한 실험들을 시민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한 보고서입니다.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발행되며 홈페이지와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나라 : 뉴스레터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대신 포맷을 바꾸면 좋을 것 같아요. 몇 개의 포맷을 만들어 놓고 이슈에 맞는 포맷으로 발행하는 거죠. 저도 여러 영리, 비영리단체의 뉴스레터를 보고 있는데 분명한 건 희망제작소 뉴스레터가 칭찬받을 점도 있다는 거예요.

성하 : 칭찬이라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이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죠. “희망제작소 뉴스레터 잘하고 있나요?”

나라 : 다른 비영리단체의 뉴스레터에 비해 비교적 디자인이 깔끔해서 가독성이 좋아요. 물론 희망제작소는 비영리단체 중에서도 인력상황이 좋아서 콘텐츠 정리와 디자인을 담당하는 연구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은영 :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뉴스레터 1호부터 쭉 살펴봤는데요. 1호는 정신 없는 느낌이거든요. 점점 보기 좋게 읽을거리들을 정리한 형태로 바뀐 것 같아요. 문제는 개편한지 오래되어서 계속 봐왔던 사람에게는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는 거죠.

상열 : 희망제작소 안에 여러 부서들이 있다 보니까 매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잖아요. 그것 뿐만 아니라 매주 새로운 교육, 행사가 진행되고, 후기가 올라오고, 뉴스레터를 보면 늘 무엇인가 하고 새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죠.

성하 : 그 모든 것이 연구원들이 사업 진행하고, 글도 쓰고, 사업이 마무리될 때쯤 또 다른 사업을 기획하고 부지런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분 좋은 칭찬타임이네요.

영삼 : 그런데 부족한 면도 많잖아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뉴스레터 자체를 홍보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공을 들여서 만들고 있는 거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랄까요?

성하 : 그럼 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이런 건 이렇게 했음 좋겠다.” 하는 것들이요.

상열 : 희망제작소 안에서는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뉴스레터에 내보내는 건 어때요?

은영 : 제가 와서 보니까 공간 곳곳이 참 재밌어요. 이런 걸 뉴스레터에 소개하는 건 어떨까요? 행사 후기, 칼럼 이런 것보다 더 인기 있는 콘텐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나라 : 회원재정센터에서 일하다 보니까 후원회원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요. 어떤 단체는 후원회원 숫자는 적지만 참여도, 관심도가 굉장히 높아요. 그래서인지 행사 때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하면 발 벗고 나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죠.

그런 단체의 뉴스레터 공통적인 특징이 공적인 소식뿐만 아니라 약간 사적(?)인 소식도 담고 있다는 거예요. 후원회원님은 희망제작소와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대청소했어요.’ ‘나들이 다녀왔어요.’ 이런 소식도 전했으면 좋겠어요.

성하 : 뉴스레터를 만들 때 희망제작소가 ‘시민과 함께 사회혁신을 실천하는 Think and Do Tank’ 라는 것을 잊지 말고 콘텐츠나 디자인을 만들어야겠네요.

영삼 : 일단 만드는 사람이 재미있어야 될 거 같아요. 만드는 사람이 재미있으면 읽는 사람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뉴스레터를 만드는 사람들도 즐겁게 고민하면서 작업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했으면 좋겠어요.

성하 :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역시 유연한 사고 ‘말랑말랑함’이네요. 이제 조금 긴장을 풀고 뉴스레터랑 관련된 ‘공적’인 이야기 말고 약간 ‘사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제 경우에는요. 예를 들면 다음 주 수요일(3월27일)이 희망제작소 창립기념일이라서 공동체 행사를 하잖아요. 그럼 딱 드는 생각이 ‘뉴스레터는 어떡하지?’ 이런 거예요. 화요일 밤에 자기 전에 ‘내일 아프거나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서 출근 못하면 뉴스레터는 쉬어야 하나?’ 이런 생각도 하고요.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수요일이 특별한 날이 되었어요. 물론 하루종일 뉴스레터만 작업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수요일은 뉴스레터가 발송되는 순간까지 ‘뉴스레터’ 생각만 해요.

상열 : 포스터 하나를 만든다고 해도 홍보 문구를 써야 되니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부러워졌어요. 후기를 쓰면서도 ‘이 글이 재미있나?’ 고민하게 되고요.

나라 : 글을 쓸 때 재미도 생각하게 되지만, 일단 맞춤법 띄어쓰기 엄청 신경 쓰여요. 헷갈리는 건 검색도 해보고 그래요.

성하 : 뉴스레터 나가기 전에 저도 확인하고 연구원들도 보고 분명히 여러 사람의 눈을 거쳐서 나가거든요. 그런데 꼭 오탈자가 나와요. 차라리 오탈자면 낫지, 전에는 강산애에서 청계산을 가는데 엉뚱한 산 이름으로 제목을 달기도 했고, 후원회원님 성함을 잘못 쓴 적도 있었어요. 물론 뉴스레터 발송하고 바로 발견해서 수정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바보인가…’ 반성하게 돼요.

영삼 : 뿌리센터 인턴활동을 할 때도 포스터를 만들었는데요. 그때는 디자인적인 부분은 많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이 포스터를 주로 볼 사람들의 눈으로 한 번 더 보게 돼요.  예를 들면, 시니어사회공헌센터 관련 포스터는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분들이 보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참가신청이나 이런 것들이 눈에 잘 띄고 간단명료하게 만들고 있어요. 희망제작소는 워낙 다양한 연령층의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 누구나 편히 볼 수 있도록 포스터 글씨도 크게 하고요.

은영 : 자꾸 전 직장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요. 저도 전 직장에서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하고 나름 신경을 써서 만드는데 읽는 사람들은 재미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했어요. 저조한 조회수를 보면 속이 상하기도 하고요.

성하 :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우리가 계속했던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아요. ‘이런 이야기 뉴스레터 구독자들이 보기엔 재미있을까?’ 꼭 재미는 없더라도 최은영 연구원이 그랬던 것처럼 혹시나 뉴스레터를 만들 때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를 참고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좋겠다 이런 생각도 하고요.
나라 : 후원회원님들은 희망제작소 사업뿐만 아니라 연구원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도 궁금해 하시거든요. 연구원들은 늘 후원회원님께 감사의 마음을 갖고는 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우리들의 고민을 공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상열 : 오늘 나온 의견들이 다 반영된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뉴스레터가 탄생할 것 같은데요?

영삼 : 결국 모든 일이 그렇듯이 우리가 더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겠네요. 재미있는 뉴스레터를 만들기 위해서는요!

”사용자

                                          ▲ 평창동을 지나다 ‘희망제작소’ 간판을 보시거든 놀러 오세요!

다행이다. 이야기를 끝내고 ‘앞으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정답을 찾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연구원들과 함께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뉴스레터를 만들어서 ‘희망제작소 뉴스레터’를 기다리는 독자님이 생기도록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도 생겼다.

메일함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수많은 메일 중에서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에 관심을 갖고 클릭~해 주신 독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즐거운 소식, 유익한 정보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뉴스레터 300호 발행, 함께 축하해주세요. 😀

글_ 권성하 (기획홍보실 연구원 shya@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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