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종] 고령화, 환희인가 비극인가

조한종의 오! 해피데이

미국노년학회 (Aging in America 2010) 참가 후기

우리나라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 유례없는 저출산고령사회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고령사회를 슬기롭게 준비할 수 있을지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다양한 노인복지의 성공과 실패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접목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여가며 노인이 가족, 지역사회, 국가와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의 장점인 경로사상, 효, 정(情)을 노인복지에 잘 접목한다면 어느 선진국보다도 더 따듯한 소통과 공감을 나누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노인학 학회는 ‘Gerontological Society of America’와 ‘Aging in America’ 의 두 개가 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Gerontological Society of America’에는 학자들이 주로 참여한다면, 매년 봄에 열리는 ‘Aging in America(NCOA-ASA Conference)’ 에는 정부ㆍ지자체ㆍ 노인복지 관계 공무원ㆍ 노인복지 관련 기관 및 단체ㆍ 미국은퇴자협회(AARP)를 비롯한 여러 비영리단체(NPO)ㆍ 민간기업 등이 참여한다. 규모가 아주 큰 행사이다.

[##_1C|1283085158.jpg|width=”450″ height=”33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고령화,환희인가 비극인가’ 토론모습_##]이번에 필자가 참여한 ‘Aging in America 2010’(시카고,3.15~19)은 NCOA(National Council on Aging)와 ASA(American Society on Aging)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무려 4,000명이 넘는 Aging 전문가가 참여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600여개 워크숍, 120여개의 포스터 세션, 그리고 미국 사회의 키워드인 베이비부머 관련 비즈니스관계자들이 참여하는 ‘What’s Next Boomer Business Summit’ 등 그 규모와 열기가 대단했다.
 
실버산업박람회 성격의 전시회(Exhibition)도 행사기간 중 1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를 보며  실버산업의 활성화가 노인복지의 다양성, 진정성 실현에도 도움을 주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노인복지관, 경로당 역할을 하는 미국의 시니어센터(Senior Center), 시니어복합문화공간(Caf? Plus Concept), 시카고 시내 주요 관광지 등도 둘러볼 이벤트도 열렸고, 행사 중간 중간에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온 관계자들이 인사를 나누며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사업에 관해서도 얘기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Networking Breakfast, Reception, Peer Group Meetings…)가 준비되어 있었다.

제너럴 세션(General Session)에서는 인생의 후반전(Second Half)을 ‘제3막(The Third Chapter)’으로 은유하며 설명하는 하버드 대학교의 사라 로렌스 교수(Sara Lawrence)의 특강, 헬스케어와 케어기빙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고, 장수 전문가 로버트 버틀러 박사(Robert Butler), ‘고령화물결(Age Wave)’이라는 책을 쓰고 회사를 운영하는 켄 다이트월드 대표(Ken Dychtwald),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COO(Chief Operation Officer) 톰 넬슨 등이 미국사회에서 ‘고령화는 과연 환희인가 비극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The Aging of America(Triumph or Tragedy?) 토론 등이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워크숍(Concurrent Workshops)에서는 총 11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① 비즈니스와 고령화(Business and Aging), ② 케어기빙(Caregiving), ③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과 평생교육(Community-Based Programs and Lifelong Learning), ④ 주거, 접근성과 기술(Housing, Accessibility and Technology), ⑤ 가족,세대간 소통(Intergenerational Families), ⑥ 성적소수자와 고령화(LGBT Aging-Lesbian, Gay, Bisexual/pansexual, and Transgender people), ⑦ 정신건강과 고령화(Mental Health and Aging), ⑧ 다문화와 고령화(Multicultural Aging), ⑨ 육체적 건강과 고령화(Physical Health and Aging), ⑩ 정책, 옹호, 조사(Policy, Advocacy, and Research), ⑪ 종교와 영성(Religion and Spirituality) 등을 주제로  600여개의 다양한 워크숍이 진행됐다.

비즈니스와 고령화의 상호 시너지효과. 지역사회 각 참여주체의 윈윈 파트너쉽에 기반한 프로그램들과 평생교육, 유니버설 디자인을 배경으로 집과 지역사회에서 고령친화적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AIP(Aging in Place), AIC(Aging in Community), AFC(Age-Friendly Community), 자연발생적 커뮤니티 NORCs(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ies), 연속적 케어가 가능한 은퇴자커뮤니티 CCRCs(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 대학교가 가진 자원을 잘 활용하는 은퇴자커뮤니티 UBRCs(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ies) 등에 대한 소개가 인상적이었다.

[##_1C|1145061412.jpg|width=”450″ height=”31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미국 시니어센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발표 _##]또한 가족간에, 다른 세대와의 따뜻한 열린 소통과 공감, 케어기버(Caregiver)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가족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돌봄의 필요성, 성적 소수자의 고령화에 대한 배려와 정신적, 육체적 건강, 종교와 영성성과 고령화의 관계, 의미 등도 중요하게 짚고 있었다.

이번 학회에서 미국의 고령화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키워드는 역시 ‘베이비부머’였다. 미래의 시니어세대가 될 베이비부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가 복지의 영역과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공히 초미의 관심사이다.
 
미국의 시니어센터는 베이비부머들이 시니어센터를 이용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베이비부머를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 변화 등 다양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번 워크샵의 다양한 주제와 고민들은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인복지관, 경로당에게도 이제는 복지를 넘어 경영마인드도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성을 던져주었다.

시니어들중 상당수는 시니어센터를 가는 대신 집 근처에 있는 다양한 유료 시니어복합문화공간을 이용하는 경향도 소개되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Mather’s More Than a Caf?’이다. 카페플러스모델로 일본에도 영향을 미쳐 ‘유우지적’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이 일본 나고야에서 실험 운영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복합문화공간 비즈니스가 커지리라 예상한다.  

마지막 날에는 비즈니스에 관련한 세미나와 비즈니스 네트워킹 파티가 있었다. 우리에게 책 ‘시니어마켓을 선점하라(Turning Silver to Gold)’의 저자로도 잘 알려진 메리 펄롱 대표(Mary S. Furlong)의 주도로 마련된 이번 비즈니스 서밋(What’s Next Boomer Business Summit)은 참가비가 비싼 편($225)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뜨는 비즈니스 트렌드, 다양한 성공사례를 통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서 투자가 아깝지 않은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_1C|1216964632.jpg|width=”450″ height=”334″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마지막날 열린’What’s Next Boomer Business Summit’의 네트워킹 리셉션_##]내년에는 아름다운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학회가 열린다고 한다. 이번 학회는 개인적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로 안겨줬다. 재즈바로 유명한 시카고 다운타운의 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고, 주최측이 마련한 이벤트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를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상품도 선물받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정부, 지자체 관계 공무원, 노인복지기관 및 단체 현장인력, 비즈니스 관계자 등이 함께 참여해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글ㆍ사진_ 시니어 비즈니스 컨설턴트 조한종 (www.seniorca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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