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다음, 서울 중심의 사고에 제동을 걸다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1000만 명이 서울에, 거의 절반 가까운 인구가 서울과 경기권에 몰려 살고 있다. 도대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인가? 이러니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온갖 재화가 전부 중앙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전 국민이 ‘서울! 서울! 서울!’을 외쳐댄다.

이런 현실 속에서 참 희한한 일이 생겼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넷 기업 ‘다음’제주도로 미디어본부를 이전한 것이다. 세상의 생각과 행동에 비추어 보면 거꾸로 된 일이다. 과연 ‘다음’은 무슨 생각으로 제주행을 결행했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의 제주행은 제주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다음’자신에게는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인터넷 기업이 서울을 벗어나 지방으로 간다는 것, 이게 도대체 얼마나 큰 사건인지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희망제작소는 이 책을 기획했다. 지역으로 스스로 옮겨가는 기관과 기업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다음’의 제주행은 우리 사회에 참으로 대단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아름다운 섬‘제주’와 가치 있는 기업‘다음’의 환상적인 만남!

‘다음’이 제주도로 미디어 본부를 옮기겠다며 한라산 기슭의 펜션에 전세를 얻어 사무실을 차린 것이 2004년 봄이었다. 당시 다음의 결정은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업계에서는 비상식적인 일로 화제가 되었다. 서울 강남에서 태어난 다음은 제주도에 사옥을 짓고 직원을 계속 내려 보내며 이 실험을 5년째 계속하고 있다.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은 벤처기업이었던 다음이 지방에 정착하고 그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대로 정리한 글이다. 하나의 기업이 수도권에서는 별로 큰 존재가 못 되어도 지방에 내려가면 얼마나 소중한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는지를 세밀하게 알려준다.

2008년 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는 저자에게 다음이 제주도로 간 것은 대단한 일인데, 지역발전을 얘기하면서 중앙에서도 현지에서도 그에 대한 후속 연구나 논의가 없는 것 같다면서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을 취재해서 책으로 한번 엮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제주도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저자는 그 제안을 계기로 다음의 창업자부터 갓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제주도청의 기업유치 담당자로부터 다음의 제주프로젝트 관계자까지, 제주도 근무를 얼씨구나 좋아하는 사원에서부터 제주도 근무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원까지, 결혼해서 신혼 재미가 쏠쏠한 사원에서 결혼하지 못해 안달하는 사원까지 두루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다음 사옥을 설계한 건축가들도 만나서 얘기를 들었다.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다음의 기업 문화를 가감 없이 전해주고, 아울러 기업을 유치하려는 지방이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를 찾아내고 싶었다”고 전한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맞물려 네티즌의 소통의 공간인‘아고라’가 주목을 받자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 언론은 다음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과연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목차

Part 01 제주도의 다음 사람들
목장 길에 세운 미디어센터
다음, 서울 중심의 사고에 제동을 걸다
제주도에 굴러들어온 복
일과 놀이의 행복한 교집합
제주도가 서울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이유
제주도를 다음의 섬으로 만드는 퍼포먼스! 퍼포먼스!

Part 02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
다음을 지방으로 옮기면 어떨까
즐거운 실험인가, 무모한 도전인가
기업과 사람이 공존하는 곳
건축도 미디어이다
제주도에 세운 또 하나의 다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메일 서비스
생각을 변화시키는 다음의 건축 문화

Part 03 제주도에 사는 디지털 유목민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인터넷 미디어의 힘
누구든 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제5세대 인터넷 미디어를 꿈꾸다
아고라, 제주도에서 세운 소통의 광장

Part 04 다음과 제주의 아름다운 만남
인터넷하는 돌하르방을 아십니까
제주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찾아서
대학과 다음이 공존하는 길
아고라경제, 삼다수경제
다음, 지속가능한 제주도의 미래가치를 묻다

■ 저자 소개

김수종

제주 태생인 그는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해서 주필까지 역임했다. 논설위원 시절, 정보통신윤리위원 등 정부기관 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1980년대에 로스앤젤레스에서 3년, 90년대 초에 뉴욕 특파원으로 3년간 근무하면서 미국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특히 정보통신혁명에 따라 발전하는 실리콘밸리를 기술이 아닌 도시 문화의 측면에서 관심을 두고 취재했던 것이 인상에 남는다고 한다.

1990년대 후반에 그는 두 가지 변화, 즉 인터넷과 기후변화가 21세기 인류 문명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리라 생각하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1992년 뉴욕 특파원 시절, 리우 지구환경정상회의를 취재하면서 인류 미래의 긴급한 의제가 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미국, 중국, 몽골, 일본, 브라질 아마존, 남아프리카 일대를 취재하고 환경 책 《0.6도》와 《지구온난화의 부메랑》(공저)을 썼다.

신문기자로 30여 년간 일하다 퇴직 후 저술활동에 힘쓰고 있다. 그는 스스로 아날로그 세대임을 자처하고 컴퓨터 만지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매일 웹서핑을 하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현재 희망제작소 전문위원과 인터넷 칼럼사이트 ‘자유칼럼그룹’ 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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